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30일 일본 도쿄에서 엔-달러환율을 알려주는 전광판이 켜져 있다. AFP 연합뉴스 광고달러 대비 일본 엔화 가치가 40여년만에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의 재정 정책이 환율 문제와 충돌하면서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가치는 162엔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종가 기준 달러당 160엔대에 재진입한 뒤, 보름여 만에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던 162엔을 깼다. 달러당 엔화 가치는 지난해 10월 150엔대로 들어선 뒤, 반년 넘게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이후 150엔 후반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이달 9일에는 160엔대로 접어든 뒤, 이날 162엔 초반대를 찍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2년 달러당 115엔 정도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엔화 가치가 지나치게 하락한 것을 알 수 있다. 광고 엔화 가치가 달러당 162엔대를 찍은 것은 1986년 12월 이후 39년 만의 일이다. 당시 미국 달러화가 전례 없는 급등세를 보이자 미국·일본·독일(서독)·프랑스·영국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달러 가치를 인위적으로 끌어내린 ‘플라자 합의’를 했는데, 일본으로선 이후 처음 겪는 엔저 상황이다. 과거 엔저는 수출이 늘면서 일본 경제에 큰 도움이 됐지만, 현재의 엔저는 수입 물가 폭등으로 서민 경제를 옥죄고 국가 구매력을 떨어뜨리는 악재로 작용한다. 광고광고 최근 엔화 약세는 이란 전쟁 상황 속에서도 미국 경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달러 매수세가 늘어난 게 주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관측이 나오는 것도 달러 표시 자산 가치를 끌어올리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달러는 엔화뿐 아니라 유로화 등 다른 주요 통화와 견줘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엔화 자체와 관련된 요인도 있다. 일본은행은 현행 초저금리를 끌어올리는 ‘금리 정상화’ 정책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기준금리가 1.0% 수준으로 낮다. 미국·유럽보다 1∼3%포인트 낮은 데다, 다카이치 정부가 ‘책임있는 적극 재정’이란 이름으로 재정 확장 정책을 이어가는 것도 엔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이란 전쟁 이후 고유가와 일본 내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분위기 확산도 달러 매수세를 키우고 있다. 광고 더 큰 걱정은 엔저 현상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종합연구소(NR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9년 만의 엔저 행진’ 보고서에서 “일본 정부가 달러당 160엔 정도를 환율 방어선으로 설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엔화 약세에 탄력이 붙으면 최악의 경우 달러당 170엔 정도까지 방어선을 후퇴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일본은행과 정부가 외환 시장에 개입하는 것도 점점 효과가 약해지고 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가 엔저 현상이 경제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기준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게 외환시장에 엉뚱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기우치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환율 개입과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강력히 연계돼 엔화 약세 저지 효과를 내는 게 다카이치 정부에서는 어려울 것”이라며 “금융 시장이 (다카이치 총리의 태도에서) 이런 점을 꿰뚫어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뒤 엔화 가치 하락에 대한 질문에 “필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며 “단호한 조처가 포함된다는 것은 최근 일·미 재무장관 온라인 회담에서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