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4월29일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 앞에서 유럽연합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광고유럽연합(EU)이 미국과 주요 가스 수출국의 압박,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불안 등을 이유로 메탄 배출 규정 위반에 대한 제재를 3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해 온 유럽연합이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규제를 완화하면서, 메탄 규제의 실효성이 시행 전부터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20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보도를 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메탄 배출 규정을 위반한 석유·가스 수입업체에 대한 제재를 3년간 유예하라고 회원국 정부에 권고했다. 이날 집행위는 “공급 차질을 피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회원국들이 2027∼2029년 메탄 배출 규정을 위반한 기업에 제재를 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메탄은 배출된 뒤 20년 동안 대기에 머물며 열을 가두는 능력이 이산화탄소보다 80배 이상 강한 온실가스다. 메탄 배출 억제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유엔 공약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다.광고유럽연합은 2024년부터 에너지 부문의 메탄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규정을 시행해왔다. 이 규정은 역내 사업장뿐 아니라 수입 화석연료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도 관리 대상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2027년부터 석유·가스 수입업체는 해외 생산자의 메탄 배출 측정·보고·검증 체계가 유럽연합과 동등한 수준임을 입증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연간 매출액의 최대 20%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회원국들이 이번 권고를 따르면 수입업체가 규정을 위반해도 2029년까지 제재받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집행위가 제재 유예를 권고한 직접적인 배경에는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에너지 공급 불안이 있다. 집행위는 “현재 진행 중인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국제 에너지시장의 수급이 빠듯해진 상황”에서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해 제재 유예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해상 교역량의 5분의 1이 지나는 통로이지만, 봉쇄로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광고광고중동 전쟁 이후 에너지 확보를 우려한 유럽연합 회원국과 석유·가스 업계의 반발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과 카타르를 비롯한 주요 가스 수출국은 해당 규정이 시행되면 유럽으로 향하던 액화천연가스를 다른 시장으로 돌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규정 완화를 요구해 왔다. 미국의 엑손모빌과 독일 에너지기업 유니퍼도 강하게 반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유럽연합의 높은 측정 기준을 충족하는 가스가 충분하지 않아 유럽의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유럽은 원유·가스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기도 하다.유럽연합 27개 회원국 가운데 독일과 체코를 포함한 17개국은 규정 시행을 3년 연기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집행위는 법을 다시 손보는 과정에서 규제가 더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해 이를 꺼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회원국은 규제 완화에 반대했다.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