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2024년 8월30일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기사 속 인물과는 관계 없는 이미지.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광고꼬박 13일이 걸렸다. 구글에 접수된 디지털 성범죄물 피해자 민감 정보가 외부 사이트에 노출된 사실을 정부가 확인하고 삭제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성평등가족부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가 구글에 수차례 항의하고 이메일을 보내고서야 겨우 게시물을 지울 수 있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한국 시민의 개인정보를 마음대로 유출해도 이를 발 빠르게 시정하지 못하는 정부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성평등부가 사태를 처음 인지한 건 지난달 25일이다. 구글로 접수된 삭제 요구를 백업·관리하는 미국 하버드 로스쿨 산하 연구기관의 프로젝트 사이트 ㄹ(가명)이 국내 디지털 성범죄물 피해자 신상 정보와 요청문 등을 그대로 노출한 사실을 한겨레가 파악해 관계 부처에 알렸다. 성평등부는 우선 피해자 이름, 학교, 학번, 직장 등 민감 정보가 담긴 게시물 47건부터 지워달라고 구글과 ㄹ사이트에 요청했다. 방미심위도 성폭력처벌법상 보호돼야 할 피해자 정보라며 지난달 28일 게시물 접속 차단을 심의했다. 그리고 구글과 ㄹ사이트에도 강력한 항의를 전달하며 ‘연관 검색어가 드러난 게시물을 다 지워달라’고 이메일로 요청했다. 소통이 길어질수록 ㄹ사이트의 존재가 외부로 퍼져 나갈 위험이 있어,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다.그러나 피해자 신상 정보는 엿새가 지난 8월31일 새벽까지도 버젓이 인터넷에 남아 있었다. 성평등가족부와 방미심위는 “구글 쪽 대처가 늦다” “지워준다고 했는데 아직이다”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정부 기관이 사실상 구글의 결단만을 기다리는 상황이 된 것이다. 관련 정보는 이튿날인 1일에야 삭제됐다. 그 이후에도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피해자 신상 게시물이 줄줄이 나와, 취재진이 수작업으로 일일이 찾는 즉시 정부에 삭제 요청을 해야 했다.광고방미심위의 사이트 차단 권한도 무용지물이었다. 방미심위는 국내 기관 중 유일하게 불법 정보가 담긴 인터넷 페이지를 차단할 법적 권한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기술력이다. 방미심위의 현 차단 기술력으론 보안접속(https) 사이트나 암호화된 사이트를 뚫지 못한다. 그 결과 ㄹ사이트 게시물을 긴급 심의한 뒤에도 차단은 되지 않았다. 결국 성평등부와 방미심위가 구글과 ㄹ사이트에 재차 삭제를 간청해야 했다.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선별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한겨레가 파악한 피해자 신상 노출 게시물 중엔 비제이(BJ) 피해자도 있었다. 그러나 방미심위는 ‘피해자 스스로 촬영한 영상물이어서 디지털 성범죄물로 보기 어렵다’며 차단 심의에 포함하지 않았다. 방미심위가 정의하는 디지털 성범죄물은 ‘당사자 동의 없는 촬영·유포’인데, 비제이는 라이브 스트리밍 촬영에 동의했으니 성범죄물이 아니라는 취지다. 비제이 피해자가 타인이 2차 생산한 녹화 영상이나 그 유포까지 동의하지 않은 것은 물론, 무단 촬영이라며 지워달라고 하는 상황인데도 자의적 기준으로 피해자를 거른 것이다. 성평등부도 ‘비제이 건은 방미심위가 안 된다고 했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두 기관은 취재진의 수차례 항의를 받고서야 구글에 해당 게시물의 삭제를 요청했다.광고광고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피해자 신상 지우는 데만 13일…정부는 구글 입만 쳐다봐야 했다
꼬박 13일이 걸렸다. 구글에 접수된 디지털 성범죄물 피해자 민감 정보가 외부 사이트에 노출된 사실을 정부가 확인하고 삭제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성평등가족부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가 구글에 수차례 항의하고 이메일을 보내고서야 겨우 게시물을 지울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