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조희대 대법원장(오른쪽 앞에서 두번째)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광고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을 제청하지 않아 대법관 자리가 반년 가까이 비어 있는 초유의 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오는 9월7일 임기가 종료되는 이흥구 대법관 후임을 함께 제청하는 이른바 ‘1+1 동시 제청’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대법관 임명권을 가진 이재명 대통령과 선호 후보가 다른 것으로 확인되자 제청권을 행사하지 않고 버티던 조 대법원장이 두명의 후임자를 동시에 제청해 정치적 거래를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사실이라면 자신을 ‘제왕’처럼 여기는 대법원장이 사법을 정치화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4일 이흥구 대법관 후임 추천을 위해 모인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번에 좋은 추천을 해주셨는데 아직 마무리를 짓지 못해서 너무 죄송하다. 앞으로 합쳐서 다 열심히 잘해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 후임을 동시에 제청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대법관 자리가 2개이니 이재명 대통령과 조희대 원장이 한명씩 나눠 갖자는 말인가. 애초부터 이러려고 노 전 대법관 후임을 제청하지 않고 7개월이나 버틴 것인가. 노경필 대법관이 지난달 법원행정처장에 임명되면서 대법원 제3부는 이흥구·오석준·이숙연 대법관 3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흥구 대법관이 다음달 퇴임할 때까지 후임 대법관이 임명되지 않으면 대법원 제3부는 기능이 정지된다. 법률상 대법원 소부는 3인 이상으로 심판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원장은 이런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도 대법관 제청을 미뤄왔다. 신속한 재판을 강조하던 평소 본인의 소신과도 모순되는 행위 아닌가. 조 대법원장은 무리한 정치 재판을 강행해 사법부 신뢰를 땅에 떨어뜨린 책임자로서 법원 안팎의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어떻게 하는 일마다 이렇게 정치적인가.광고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를 제청하는 현행 제도는 1972년 유신헌법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유신헌법 이전엔 법관들로 이뤄진 법관추천회의가 대법관을 제청하면 대통령이 국회 동의를 거쳐 임명했는데,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장기집권을 본격화하면서 비민주적으로 바꾼 것이다. 이때부터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직접 임명하고, 임명된 대법원장이 대법관 제청권을 갖게 됐다. 이른바 ‘제왕적 대법원장’의 뿌리인 유신헌법의 뼈대가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개헌을 통해 청산해야 할 독재시대의 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