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영남권을 중심으로 극한 더위와 가뭄이 이어지는 가운데 4일 울산 울주군 삼동면 보은리 논바닥 곳곳이 메말라 갈라지고, 벼는 누렇게 타들어가고 있다. 주성미 기자광고“바싹 말라가 고마 불도 붙을 낌더. 한창 물을 무가 알이 차야 할 낀데, 다 피가 풀풀 날리는 거 함 보소. 영 글렀지.”4일 울산 울주군 삼동면 보은리에서 50마지기 벼농사를 짓는 변재석(70)씨가 바닥을 훤히 드러낸 논을 보며 허탈하게 말했다. 변씨는 새벽 5시부터 물통과 양수기를 실은 트럭을 몰고 3시간 넘게 물을 퍼 날랐다. 산골짜기 계곡부터 옆 동네 저수지와 개울까지 물이 있을 만한 곳은 다 훑었단다. 겨우 채운 물통을 다 쏟아부어봤자 메마른 논은 돌아서면 말라붙었다.4일 울산 울주군 삼동면 보은리에서 벼농사를 짓는 변재석씨가 마른논에 댈 물을 구하기 위해 옆 마을인 삼남읍 상천리의 한 개울에서 양수기로 물통을 채우고 있다. 주성미 기자영남권을 중심으로 극한 더위와 가뭄이 이어지는 가운데 4일 울산 울주군 삼동면 보은리의 한 논이 바짝 말라 손이 들어갈 정도로 갈라져 있다. 주성미 기자이런 물도 못 받아먹은 논은 거북이 등딱지처럼 쩍쩍 갈라졌다. 손가락 두어개는 들어갈 정도로 틈이 벌어졌다. 키가 들쭉날쭉한 벼는 끝부터 타들어갔다. 논은 뿌리까지 누렇게 마른 벼로 군데군데 얼룩졌다. 변씨는 “건질 만한 데라도 물을 대려고 용을 쓰는데 물 나르는 속도가 가무는 걸 못 따라간다”며 “오라는 비는 안 오고 멧돼지만 와서 헤집어대니 참 야속하다”고 했다.광고영남권을 중심으로 극한 더위와 가뭄이 이어지는 가운데 4일 울산 울주군 삼동면 보은리 논의 벼가 누렇게 타들어가고 있다. 주성미 기자울주군 삼남면 상천리에서 만난 장병환(65)씨는 굳어버린 논바닥에서 발을 구르며 “얼마나 단단한지 땅이 들어가지도 않는다”며 “모내기한 뒤로 언제 비 구경을 했는지 까마득하다”고 했다.4일 울산 울주군 삼남면 상천리 장병환씨가 바닥이 갈라진 논을 가리키고 있다. 주성미 기자“눈곱재이만치 와가 뭐 하노.” 옆을 지나던 김정연(82)씨가 이른 아침 빗방울이 스치듯 떨어지다 만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이내 빨간 양동이를 실은 경운기를 몰고 저만치 가는 남편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봐라, 물을 어데 가 퍼 올 낀고…. 힘들어 못 해먹겠다 캐도 삐쩍 마른 사과나무 보더만 또 가자 카네.”광고광고이처럼 울산 지역 농촌은 온 동네가 가뭄으로 신음하고 있다. 옥수수밭은 전체가 햇볕에 타버렸다. 아침저녁으로 물을 줘도 들깨밭은 반도 싹을 틔우지 못했다. 고구마 잎과 줄기도 시뻘겋게 익었다.울산은 지난달 1일 비가 온 뒤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한달 강수량은 28㎜로 지난해 같은 기간(285.1㎜)의 10%에 그쳤다. 부산·울산·경남 전체로 보면, 이날까지 한달 강수량은 21.2㎜로 평년(288.9㎜)의 7% 수준이다.광고4일 울산 울주군 삼남면 상천마을의 농업용수로 쓰는 저수지와 개울이 극심한 가뭄으로 메말라 있다. 주성미 기자지방자치단체마다 살수차와 양수기를 지원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주변 저수지와 하천이 마른 탓에 물을 찾아 1시간 넘게 헤맨다. 주민들의 살수차 요청이 빗발치지만, 배정 일정을 장담하기 어려울 지경이다.생활용수도 비상이다. 울산 회야댐의 유효저수율은 22.1%로 엿새 만에 4.3%포인트 낮아졌다. 울주군 산간 지역은 물차를 이용해 배수지를 채우는 비상급수를 하고 있다.이날 현재 농업용 저수지 569곳의 평균 저수율이 39.1%로 전국 최저를 기록한 경남도 울산(39.2%)과 비슷한 상황이다. 보조 저수지 11곳은 완전히 말라 저수율이 0%다. 경남도는 “계속해서 열흘 이상 가뭄과 폭염이 이어지면 낙동강 지류가 마르기 시작할 것”이라며 앞으로 열흘이 올해 농사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상청은 경남 서부내륙에 곳에 따라 소나기가 내리는 것을 제외하면 14일까지 대체로 맑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경남과 맞붙은 경북 청도군은 운문댐 저수율이 26.3%로 떨어지자 일부 주민들에게 생수를 미리 지급하고 급수차를 투입하고 있다.주성미 최상원 기자 smoo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