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이 지난 3일 미·일 공동 외환 개입 조처에 대해 언론에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광고“투자자들이 여름 휴가철이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였다.”지난 3일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이 미·일 공동 전선으로 엔화 방어에 나선 사실을 공개한 뒤, 재무성 한 관계자가 아사히신문에 밝힌 뒷얘기다. 투자자들이 이른바 ‘7말 8초’ 여름휴가를 떠나 매매거래가 축소됐을 때 환율 개입에 나서 엔화 가치 상승을 극대화시키려는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미·일 정부가 투자자 휴가 기간까지 감안해 엔화 환율 개입에 나설 정도로 절박했던 것으로 보인다.실제 일본 정부는 급락하는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일본은행과 정부가 지난달 30∼31일 이틀간 각각 6조엔 규모로 모두 12조엔(108조9400억원) 규모의 천문학적 금액을 달러 매도-엔화 매수에 투입했을 것으로 봤다. 일본은 앞서 지난 4월에도 엔화 방어를 위해 한달간 11조7천억엔(106조원)을 투입한 바 있다.광고엔화 하락으로 간접 타격을 우려하는 미국도 발 벗고 나섰다. 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공동 엔화 방어에 나선 미국 정부는 지난달 31일 최대 260억달러(37조1700억원) 규모의 엔화를 사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일 정부가 ‘엔화 방어 쌍끌이 작전’에 투입한 금액이 우리돈으로 약 150조원에 육박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일본의 조처를 강력히 지지한다”며 “일본과 추가적인 공동 개입에 참여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자국 통화인 달러로 특정 국가 환율을 방어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엔화 매수에 ‘유로화’를 동원하는 방식까지 동원했다.미·일이 공동으로 엔화 방어에 나선 것은 최근 40여년 간 모두 8차례 있었다. 1985년 당시 강달러를 약화시키기 위해 미국, 일본, 독일(당시 서독), 프랑스, 영국 등 5개국이 의도적으로 환율 조정에 나섰던 ‘프라자 합의’ 관련 대응을 빼면, 1990년대 세 차례, 2000년 이후 이번 건을 포함해 4차례 밖에 없다. 특히 미국이 직접 엔화를 사들이는 방식의 공동 개입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광고광고미·일 엔저 공동 대응 과정의 뒷얘기도 눈길을 끈다. 이번 미·일 공조는 돌연 일어난 게 아니고 올해 1월부터 미국 쪽에서 먼저 엔저 문제에 대한 대응을 요구해 왔다고 한다. 미국 입장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달러로 인해 자국 내 제조업의 국제 경쟁력 하락에 대한 불만이 큰 데다, 엔저가 미국 장기국채 시장에 끼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었다. 특히 베선트 장관은 헤지펀드들이 엔화 가치를 흔드는 것에 상당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 4월 일본의 대규모 시장 개입이 ‘반짝 효과’에 그치자 베선트 장관이 가타야마 재무상과 본격적인 엔저 공동 대응 협의에 나섰다. 베선트 장관은 “엔저에 대한 인식을 바꿀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며 투기 성향의 외환 투자자들 수법이나 실태를 가타야마 장관에게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전설적인 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헤지펀드 ‘소로스 펀드’에서 일했고, 이 회사를 한차례 떠났다가 돌아와 최고투자책임자(CIO)까지 지낸 인물이다. 이번에 자신의 과거 ‘전공’을 살려 환 투기 방어 요령을 전수한 것으로 보인다.미·일 공동 대응은 일단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달러당 163엔대까지 올랐던 엔화는 157엔대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 안에서 “미·일 통화동맹”이라는 발언도 나온다고 한다. 또 미·일의 엔저 공동 대응이 향후 다른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단서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광고효과가 지속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찍히고 있다.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외환 시장 개입은 일시적인 효과밖에 낼 수 없다”며 “환율 개입으로 시간을 버는 사이 국제 원유 가격 하락,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 전망 후퇴 등 펀더멘털 변화가 있어야 엔화 강세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도쿄/홍석재 특파원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