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소통관에서 손솔 진보당 의원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연대 등과 기자회견을 열고 ‘동물 비물건화 3법’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민변 제공광고이형주 |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 지난 7월 법무부는 민법상 동물의 법적 지위를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2021년 정부가 민법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신설하는 개정안을 추진했다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된 이후 5년 만에 논의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최근 법무부가 실시한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8%가 동물을 일반 물건과 구별해 규정하는 데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2021년 민법 개정 논의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사회 변화에서 출발했다. 함께 살아온 반려동물이 압류 대상이 되고, 반려동물이 죽거나 다쳤을 때 손해배상액이 치료비나 정서적 피해가 아니라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현실이 민법 개정의 필요성으로 제기됐다. 물론 중요한 관점이다. 실제로 오스트리아는 1988년 세계 최초로 민법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신설하면서 동물 치료비에 대한 손해배상 근거를 마련하고, ‘감정적 유대가 있는 동물’을 압류 금지 대상으로 규정했다.광고하지만 최근 다른 나라의 입법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동물이 물건이 아니라고 선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프랑스와 포르투갈, 스페인, 룩셈부르크 등은 민법에서 동물을 ‘감응력 있는 존재’(sentient being)로 규정하기 시작했다. 2009년 리스본조약이 동물을 감응력 있는 존재로 명시하고, 유럽연합(EU)과 회원국이 정책을 수립·시행할 때 동물의 복지를 고려하도록 규정한 이후 나타난 변화다.동물의 ‘감응력’이란 무엇일까. 영국 런던정경대의 조너선 버치 교수(철학)는 감응력을 ‘즐거움과 고통처럼 긍정적 또는 부정적 가치를 지닌 주관적 경험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동물복지학 권위자인 케임브리지 대학 도널드 브룸 교수 역시 감응력을 감각이나 단순한 자극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고통과 두려움, 즐거움과 만족을 ‘느끼는 능력’이라고 설명한다. 그가 동물복지를 ‘동물이 자신의 환경에 적응하려는 과정에서 겪는 상태’라고 정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동물이 물건과 달리 느끼는 존재라는 사실은 동물복지의 전제 조건인 셈이다.광고광고그래서 외국의 민법 개정은 선언으로 끝나지 않는다. 포르투갈 민법은 동물의 소유자가 자기 권리를 행사할 때에도 복지를 보장하고 종의 특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요즘 같은 불볕 더위에 물과 그늘을 제공하지 않아 동물이 열사병으로 죽었다면, 동물의 소유자가 자기 재산을 마음대로 관리한 문제로 넘어가선 안 된다. 동물의 복지를 침해한 행위로 보고 사회가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은 이번 법무부 토론회에서도 제기됐다. 발제를 맡은 한국법제연구원의 장은혜 박사는 “민법 개정의 핵심은 비물건화 선언 자체가 아니라, 선언 이후 법이 동물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규정하고 동물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지에 있다”고 말했다.동물의 지위를 물건과 구분하는 것 못지않게, 동물을 물건이 아닌 무엇으로 볼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우리나라는 ‘동물보호법’,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등을 통해 반려동물뿐 아니라 다양한 동물을 보호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제 민법도 이러한 변화에 응답해야 한다. 동물을 물건으로 규정하는 민법을 개정하는 것은 단순히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정하자’는 제안이 아니다. 동물이 고통과 즐거움을 느끼는 존재라는 과학적 사실을 법에 반영하고, 그에 따라 소유자의 권리와 책임, 그리고 동물의 이익을 함께 고려하는 법체계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제 우리 민법도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선언을 넘어, 동물을 감응력 있는 존재로 이해하는 시대의 상식을 담아낼 때가 되었다.광고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그다음은? [이형주의 비인간동물사]
이형주 |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 지난 7월 법무부는 민법상 동물의 법적 지위를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2021년 정부가 민법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신설하는 개정안을 추진했다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된 이후 5년 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