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최근 유튜버 ‘새덕후’가 제주 마라도·전남광주 홍도에서 길고양이들이 새를 사냥하는 영상을 공개한 뒤 고양이 급식·포획 청원을 올리며 사회관계망을 중심으로 논쟁이 뜨겁다. 유튜브 갈무리 광고“고양이가 멸종위기인 새들을 위협한다.” vs “새들이 위기에 몰린 건 고양이 탓만이 아니다.” 최근 사회관계망(SNS)을 중심으로 ‘고양이와 새 논쟁’이 뜨겁다. 고양이가 너무 많아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쪽은 길고양이 관리체계를 개선하고 급식도 제한하자고 주장한다. 반대쪽에선 고양이를 없앤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니 새를 위협하는 다른 문제도 살펴야 한다고 반박한다. 양쪽은 지난달 중순 나란히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청원을 올렸다. 한달간 5만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 관련 상임위원회(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회부되는데, 둘 모두 요건을 충족했다. 그간 대표적인 동물보호 활동으로 여겨져온 길고양이 돌봄이 논쟁적 사안이 된 것이다. 논란은 지난 6~7월 유튜버 ‘새덕후’(구독자 53만명)가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와 전남광주 신안군 홍도에서 고양이가 야생조류를 사냥하는 영상을 잇따라 공개하며 시작됐다. 마라도에선 멸종위기종인 뿔쇠오리가, 홍도에서는 검은머리촉새·숲새·큰유리새 등이 고양이에게 잡히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홍도에선 사흘간 100여마리 새 사체가 수습됐다. 그는 “길고양이 관리 정책은 실효성이 없다. 고양이를 줄이려면 살처분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청원을 올렸다. 그러자 길고양이 보호 활동을 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터져나왔다. ‘고양이와 새 논쟁’은 처음이 아니다. 2023년에도 같은 논란이 있었다. 마라도에서 멸종위기 조류 뿔쇠오리 생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반려묘 10마리를 제외하고 길고양이 45마리를 섬 밖으로 쫓아낸 사건이 계기였다. 당시에도 고양이 중성화 사업이 효과가 떨어지니 길고양이 급식을 제한하고, 포획해서 유기·유실동물보호센터로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실상 안락사(살처분) 제안으로, 유기견처럼 취급하자는 얘기다.광고 반면 반대 쪽은 도심에 적응한 길고양이의 특수성(경계동물)을 인정해야 한다고 반발한다. 개와 달리 고양이는 개별 보호자 없이도 ‘도시 동물’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법에서도 길고양이는 ‘도심지나 주택가에서 자연적으로 번식하며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고양이’(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14조)로 정의한다. 그러니 지금처럼 중성화 하면서 ‘관리’하자는 것이다. 조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길고양이뿐 아니라 유리창 충돌·서식지 파괴 등 원인이 다양하다고 맞선다. 과연 누구 주장이 맞는걸까. 지난 7월 중순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소유자 없는 고양이 급식 제한’을 두고 찬반 의견을 낸 두 청원이 올라왔다. 현재 두 청원은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관련 상임위원회(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회부 요건을 갖췄다. 누리집 갈무리 현재 길고양이는 ‘중성화 사업’(TNR·포획-중성화-방사)으로 관리된다. 개체수 조절 방법으로, 고양이를 포획(Trap)하고 중성화(Neuter)해 원래 자리에 방사(Return)하는 것이다. 임신과 출산을 막아 길고양이 수 증가를 억제하고, 다시 원래 영역으로 보내 다른 고양이가 유입되는 ‘진공 효과’를 막는다. 실제 미국 플로리다주의 남단섬 ‘키 라르고’에서 1999~2013년 중성화 사업으로 길고양이가 455마리에서 206마리로 55% 감소하는 등 성과를 낸 사례들이 있다. 반면 한정되고 고립된 지역에서만 가능하다거나, 중성화 속도가 번식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광고광고 그렇다고 살처분이 답은 아니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정부는 토착 동식물 멸종을 막는 ‘멸종위기 전략’의 일환으로 2015~2020년 들고양이 200만마리를 살처분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잔인한 방식에 반발이 컸고, 호주 국가감사원도 이 5년 동안 멸종위기종들의 상태가 오히려 전반적으로 악화하고 있다며 “성과가 불명확하다”고 평가했다. 중성화 사업이 효과가 없다며 바로 살처분으로 넘어가는 게 정답이 아니라는 얘기다. 때문에 지리적 조건이나 생태계 특성, 개체 밀도 등을 고려한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태계 보전지역이나 섬 같은 곳은 도심 생태계와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진우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전문위원은 “도심에서 고양이가 새를 공격하는 사례는 거의 목격되지 않는다”며 “도심은 체계적 조사가, 피해가 확인된 마라도·홍도 같은 지역은 관리 방안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대표도 “(고양이의 생태계 영향이 다양한 연구로 확인된) 호주·영국·뉴질랜드보다 작은 국내 섬에서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며 “생물다양성 훼손이 뚜렷한 지역에선 일시적 급식 제한과 함께 (살처분을 막기 위한) 입양 지원·연계를 병행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광고고양이가 한 공공급식소에서 사료를 먹고 있다. 김지숙 기자 국내에서 섬 생태계에 대한 고양이 영향이 확인된 바 없으니, 3년 전 마라도 고양이 반출 이후 상황을 검증해야한단 주문도 나왔다. 천명선 서울대 교수(수의학과)는 “당시 정부(국가유산청)가 관련 영향 연구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멸종위기종 피해가 실제로 줄었는지, 다른 생태계 영향은 없었는지 조사 결과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참에 도시에서 이뤄지는 고양이 먹이주기나 중성화 사업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캣맘 등록제’ 등 돌봄 방안을 연구해온 김성호 한국성서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찬반을 떠나 전 세계 어디서나 ‘길고양이 돌봄 지침’과 자격 기준만큼은 명확하다”고 했다. 캣맘 등록제는 돌보미가 관리 영역을 정해 지자체·동물보호단체 등에 등록하고 돌봄 방식을 표준화한 제도다. 이탈리아·프랑스·싱가포르·일본과 미국 일부 주에서 시행 중이다. 중성화 목표도 우리나라는 ‘관리’라는 모호한 방향만 제시한 반면, 대두분 나라는 ‘개체수 감소’를 명시하고 있다.길고양이 급식 제한·포획에 반대하는 입장은, 급식을 제한하더라도 고양이는 사라지지 않으니 관리체계를 개선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고양이 대 새’의 대결 구도로는 구체적이고 생산적인 논의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김산하 대표는 “양쪽 모두를 만족시킬 완벽한 해결책은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고양이가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유해종·생태계교란종이라 못박아 ‘죽여도 된다’거나 ‘고양이가 가장 문제적 동물’이란 식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는 것이다. 천명선 교수는 “1만년 전부터 고양이가 인간과 맺어온 느슨한 관계의 맥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천 교수는 “고양이는 늘 사람과 함께 이동해왔다. 이 문제는 극도로 도시화된 사회, 즉 야생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고 사람들이 모든 공간을 점령한 시대의 문제로도 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고양이와 인간이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개입을 한다면 어떤 기준을 취할 것인가를 큰 틀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고양이의 생태적 위협을 평가하는 건 과학으로 할 수 있지만, 그 위험을 어떤 방식으로 나눠 가질 것인가는 우리가 윤리적으로 결정해야 할 문제”란 뜻이다.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