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2019년 세종시 다정동 ‘세종 블루시티' 아파트 단지의 장수명 주택 실증단지 준공식 모습. 연합뉴스 광고‘재건축의 위기’ 속에 오래가는 장수명 주택과 사업 구역을 작게 나누는 소규모 정비사업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2024년 펴낸 ‘주택 리모델링 시장의 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보면, 국내 공동주택 평균 사용 연수는 약 30년이다. 미국(55년)이나 영국(77년)보다 매우 짧다. 건물 내구성이 떨어져서라기보다 수리하거나 내부를 바꾸기 어렵게 지은 탓이 크다. 국내 아파트에 흔한 벽식구조는 벽이 건물의 하중을 받기 때문에 내부 구조를 바꾸기 어렵다. 배관도 콘크리트 안에 묻혀, 교체하려면 큰 공사를 해야 한다. 장수명 주택은 기둥과 보 등 뼈대는 오래 사용하되 배관과 내부 벽체는 쉽게 바꿀 수 있게 짓는다. 가족 구성이나 생활방식이 달라져도 내부만 바꿔 살 수 있게 한 집이다. 네덜란드 건축가 니콜라스 욘 하브라컨이 제안한 ‘오픈 빌딩’에서 출발했고, 일본에서는 구조체와 내부 설비를 분리한 ‘스켈레톤·인필’ 주택으로 발전했다.광고 한국도 2014년 12월부터 1천가구 이상 공동주택에 장수명 주택 인증을 받도록 했다. 등급은 최우수·우수·양호·일반 네단계로, 우수 이상을 받으면 건폐율과 용적률을 완화받을 수 있다. 그러나 2015년부터 2022년 7월까지 인증의 99%가 가장 낮은 일반 등급에 머물렀다. 국토교통부는 결국 2024년 9월 최우수 등급 기준을 90점에서 80점으로, 우수 등급은 80점에서 70점으로 낮췄다. 장수명 아파트 연구·실증을 위한 국내 첫 아파트는 2019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준공한 세종 블루시티다. 1080가구 중 116가구를 장수명 주택으로 지었고, 이 116가구는 ‘최우수 28, 우수 30, 양호 58가구’로 구성됐다. 일반 아파트보다 공사비가 3~6% 더 들었지만, 100년간 건설·수선·철거비는 11~18%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건설폐기물은 85%, 온실가스 배출은 17% 감소했다.광고광고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도 건설 단계에서 더 많은 돈이 드는 점이 장수명 아파트의 전망을 흐리게 만든다. 기둥식으로 지으면 자재비가 늘고, 같은 높이로 확보할 수 있는 층수나 가구 수도 줄어들 수 있다. 김현수 단국대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부)는 “지금 방식으로 지어도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데, 장수명 주택을 조합이 선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사업 규모를 줄여 기존 주민의 부담을 낮춘 사례도 있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 다성이즈빌은 노후 연립주택을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다시 지어 기존 소유자 66가구가 모두 재입주했다. 2015년 1월 사업을 시작해 준공까지 3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정비구역 지정과 추진위원회 구성 절차를 거치지 않아 사업 기간이 짧았고, 단지 규모가 작아 주민의 부담 능력에 맞춰 계획을 조정하기도 쉬웠다. 일반분양을 늘리기보다 기존 주민의 재입주에 무게를 둔 사례다.광고 장기적으로 민간 재건축이 어려운 아파트를 그대로 두지 않으려면 공공이 어떤 주택을 매입하고, 어느 단지의 수선을 지원할지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