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상점에 있는 브라질의 국민 결제시스템인 픽스를 이용하기 위한 큐알코드 사인판. 로이터 연합뉴스광고미국이 브라질의 국민 결제 시스템인 ‘픽스’에 강력한 제동을 걸고 있다. 미국이 휘두르는 경제제재 등의 바탕인 국제결제망에 구멍을 내며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미국은 22일부터 브라질 제품들에 새로운 25% 관세를 발효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는 지난 15일 대브라질 추가관세를 발표하면서 이를 촉발한 브라질의 무역장벽 중 하나로 브라질 중앙은행이 운용하는 결제시스템인 픽스를 들었다. 브라질 정부 주도로 운영되는 픽스가 비자, 마스터 등 미국의 신용카드 결제망 업체를 부당하게 차별하고 있다며 브라질산 수입품에 25%의 막대한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브라질에 물렸던 50% 관세는 올해 2월 미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10% 글로벌 관세로 대체됐고, 이 관세 만료 이틀 전 미국이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새로 부과한 것이다.그런데 이는 단순한 무역분쟁을 넘어 국제결제망 통제를 둔 미국과 신흥국 간의 패권 전쟁의 일환이다.광고2020년 브라질 중앙은행 주도로 도입된 픽스는 스마트폰 번호, 납세자 식별 번호, 큐아르(QR) 코드 등을 이용해 365일 24시간 실시간으로 자금을 이체할 수 있는 무료 공공 결제 시스템이다. 출시 후 불과 몇 년 만에 브라질 인구의 약 80%에 달하는 1억7800만명이 가입했다.지난해 픽스를 통해 처리된 거래액만 7조달러(약 9700조원)에 달한다. 현재 브라질 전체 결제 수단의 51%를 차지하며 기존 은행 송금과 신용카드 결제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특히, 은행 계좌 유지가 부담스러워 금융 시스템에서 소외됐던 4500만명 이상의 저소득층과 영세 상인들을 디지털 경제로 끌어들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광고광고픽스가 7천만명 이상의 브라질 국민을 금융 시스템으로 끌어들인 이후 신용카드 거래량은 증가했으나, 신용카드 거래 비중은 픽스 도입 전 약 20%에서 현재 약 15%로 감소했다. 직불카드의 거래 비중도 약 26%에서 현재 약 10%로 떨어졌다.픽스가 해외로 뻗어갈 여지도 있다. 민간 기업들은 이미 브라질 국민이 해외여행 시 픽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관광객들이 브라질에서 픽스를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독일, 캐나다, 튀르키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65개 국가와 픽스 정보 공유 협정을 체결한 상태다. 각국의 즉시 결제 시스템이 언젠가 상호 연결될 수 있다는 신호도 나타나는 것이다.광고주요 신흥 경제국들 사이에서 미국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는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픽스는 워싱턴에 불안을 더하고 있다. 기존의 국제결제망은 비자 및 마스터 등 미국 회사들이 주도하고 있어, 미국 정부의 제재에 즉각 순응한다. 하지만 픽스처럼 한 국가의 중앙은행이 직접 통제하는 독자적 디지털 결제망이 보편화되면, 미국의 금융 통제력과 달러 패권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미국으로서는 브라질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과 자국 통화결제 교역을 확대하며 달러결제망에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한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미국의 이번 조처는 표면적으로는 무역전쟁이나 지정학적 싸움으로 번지는 것이다.픽스의 대성공에 미국은 강한 제동을 걸고 나섰다. 그리어 미 무역대표는 무역법 301조 조사를 바탕으로 픽스를 미국에 피해를 주는 무역 장벽으로 규정했다. ‘주권 결제망’을 이유로 특정 국가에 관세를 부과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미국 쪽은 “정부가 인프라를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며, 시중 은행과 결제 업체의 참여를 의무화하는 동시에 수수료까지 무료로 강제해 민간, 특히 미국 카드 회사가 경쟁할 수 없는 독점적 환경을 조성했다”고 주장한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브라질에 픽스를 없애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며 “픽스가 정부 소유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특혜를 받는 상황을 막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광고브라질은 주권 침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17일 소셜미디어에서 “우리의 픽스를 바꿀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픽스는 공공의 것이고, 무료이며, 앞으로도 그렇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브리에우 갈리폴루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는 로이터에 픽스를 상하수도 같은 기본 인프라라며 “정부가 국민을 위해 수도관을 깔았다고 해서, 물을 팔던 급수차 트럭 업체들의 수익이 줄었다고 항의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박했다. 미국에도 중앙은행이 운용하는 결제시스템인 페드나우가 있기도 하다.인도에서도 유피아이라는 국민 결제망을 운용하고 있다. 금융 포용성과 디지털 주권을 위한 신흥국들의 독자적 결제망 구축 시도와, 자국 핀테크 기업의 이익 및 기축통화국의 금융 패권을 수호하려는 미국의 충돌은 다른 나라들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로이터는 전했다.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미, 브라질 국민 결제망 ‘픽스’에 철퇴…무역장벽이라며 25% 관세
미국이 브라질의 국민 결제 시스템인 ‘픽스’에 강력한 제동을 걸고 있다. 미국이 휘두르는 경제제재 등의 바탕인 국제결제망에 구멍을 내며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2일부터 브라질 제품들에 새로운 25% 관세를 발효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는 지난 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