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광고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선택적 모병제’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입대와 관련해서 또다른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청년들이다.얼마 전 희귀 질환의 하나인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을 앓고 있는 청년이 현역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이 증후군은 혈액과 체액에 존재하는 면역시스템인 ‘보체 체계’에 유전적 결함이 생겨 발생한다. 불규칙한 수면, 과도한 신체 훈련, 감염(감기 등) 등이 보체 체계를 폭발적으로 활성화시키는 트리거가 된다. 그 결과 전신의 미세혈관 내벽이 파괴되어 신장과 뇌, 심장 등에 치명적 손상을 남길 수 있다.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 환자에겐 군 복무 자체가 ‘생명을 걸고 하는 실험’에 가깝다. 그러니 현역 판정을 받은 청년과 그의 가족은 크게 당황했다고 한다.그렇다고 모든 책임을 병무청에만 돌리기도 어렵다. 병역판정은 ‘병역법’과 같은 상위 법령, 그리고 이를 근거로 한 국방부령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 등에 따라 이뤄진다. 문제는 ‘검사규칙에 존재하는 질환 목록이 희귀 질환의 폭발적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현실’에 있다. 전세계적으로 확인된 희귀 질환은 1만개 이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대한민국에서 지정·관리되는 희귀 질환만도 2018년 926개에서 2026년 1389개로 해마다 늘고 있다.광고이런 상황에서 아직 규정에 없거나, 규정에 있더라도 잘 알려지지 않은 희귀 질환의 경우 판정은 담당 군의관의 지식수준과 재량에 좌우되기 쉽다. 이에 따라 희귀 질환 청년들이 징병신체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은 뒤, 훈련소에 입소한 뒤에야 병역을 수행하기 힘든 상태임이 확인돼 귀가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고 한다.현재 가장 큰 문제는 현역 복무의 어려움을 입증할 책임이 환자와 가족의 몫인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심각한 뇌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페닐케톤뇨증(PKU) 환우의 한 부모는 “아들이 자라온 동안의 진료 기록과 일지를 A4용지 한 상자 수준으로 정리해 병무청에 제출하고서야 공익복무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가정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광고광고선택적 모병제를 논의하는 지금, 대한민국이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은 ‘누가 군에 갈 것인가’만이 아니다. ‘누가 군에 가서는 안 되는가’를 과학과 의학에 근거해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일 역시 국가의 책임이다.김보근 건강의료섹션 팀장 tree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