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는 환우들의 치료제 사용을 앞당기기 위해 국민권익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여 러 차례 진정을 제기해왔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제공 법적으로 유병 인구가 2만 명 이하인 ‘희귀질환’ 의 종류는 1389종에 달한다. 개개인이 앓는 병명은 생소할지 모르나, 그 고통을 겪는 이들의 전체 규모는 결코 ‘희귀’하지 않다. 이재명 정부가 희귀질환 국가책임제를 시작한 지금, 희귀질환에 대한 인식과 정보도 더욱 높아져야 한다. 이에 건강한겨레는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 회’의 도움을 받아 희귀질환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지난달 27일 보건복지부의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추진 방향 공청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보건복지부는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추진 방향’을, 심사평가원은 ‘신속등재 시범사업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제공 광고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이하 PNH)은 중증 희귀질환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다수의 환자가 여전히 적절한 치료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습니다”로 시작하는 PNH치료제 급여기준 개선 환우회 의견서를 받은 건 지난 6월4일, 보건복지부에서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공청회를 연 지 일주일 뒤였다. PNH환우회는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뒤라야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밖에 없는 현행 급여조건을 개선해보려고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여러 차례 찾아가 읍소도 하고 항의도 하는 등 안간힘을 썼으나 역부족이었다. 골든타임을 놓쳐 망가진 인생이 한둘이 아니라며 임주형 대표는 윗옷을 들어 몸에 부착된 담낭 배액관을 보여주며 투병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했다. 그는 긴 투병으로 생긴 담석 때문에 고통을 견디며 담낭제거수술을 기다리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반드시 급여조건을 개선하겠다고 연합회를 찾았다.광고 최근 PNH환우회처럼 연합회에 가입해오는 희귀질환 단체가 늘었다. 지난해 12월 말 88개이던 가입 단체가 지난 5월 말에는 93개가 됐고 현재 2개 단체가 더 가입을 앞두고 있다. 이렇게 가입 단체가 늘어나는 데는 정부도 한몫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희귀질환 부담 완화를 공약했고, 12월24일 대통령이 된 첫 번째 크리스마스이브에는 희귀질환 가족들을 위로하는 자리를 마련해 ‘소수라고 해서 소외돼서는 안 된다’며 국가 책임 아래 희귀질환을 돌보겠다는 언약을 선물했다. 이어서 지난 1월5일에는 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등 정부가 희귀질환 정책과 제도 개선을 발표해 기대치를 한껏 높여 놓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제도에 관한 관심은 지대했으며 언론 보도도 많았다. 환자단체 의견을 물어오면, “치료제 사용을 신속하게 하는 제도라면 무조건 찬성이지만 환자가 그 속도를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제도 말고 빨리 치료제를 달라”고 일관되게 답해왔다. 신속등재도 좋으나 이미 허가가 났음에도 그동안 사용할 수 없었던 치료제부터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과거 청산부터 먼저 하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은근히 기대도 했다. 광고광고 사실 연합회는 그동안 허가는 됐으나 급여가 안 된 치료제, 급여가 됐어도 급여기준이 너무 박해서 환자가 쓸 수 없는 이른바 ‘그림의 떡’인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도 쫓아갔고, 국회 토론회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등 물심양면으로 뛰었다. 복지부 담당 부서와 소통해 묵은 치료제 5개 정도를 해결하면서, 나는 진심으로 애쓰는 담당자에 대한 신뢰도 커졌다.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공청회에 패널로 참석한 나는 그 자리에 모인 분들에게 ‘신속등재는 왜 하느냐’고 물었다. ‘누구를 위해 하느냐’고도 물었다. 앞으로 신속등재제도가 실시되면 허가받지 못한 치료제들도 환우들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 나름대로 기대했으나 오해였다. 3년 소요되던 게 1년 반이면 된다고 하지 않을까 기대가 컸는데 그런 예시는커녕 철저한 사후관리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광고 그날의 공청회 내용에 ‘환자’는 없고 ‘제도’만 있었다. 적어도 소통하면서 환자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하고자 했던 이전과는 달랐다. 신속등재하면 사후관리를 철저하게 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였다. 당연히 사후관리가 중요하지만 사후관리도 환자 목소리를 들어야 가능한 거 아닌가. 대통령은 희귀질환자 가족의 어려운 투병 이야기를 듣고 제도 개선을 하고자 했는데 신속등재제도 내용에는 환자 의견 조사나 청취는 없었다. 그렇다면 누구의 의견이 반영된 것일까? 치료제 접근성을 다루는데 환자를 무시하거나 모른다고 하면 전문가는 아닐 텐데, 그렇다면 누구일까? 한가하게 그걸 따질 때가 아니다. 국회 토론회에서 치료제를 사용하게 해달라고 호소했으나 치료제를 사용 못해서 돌아가신 폐섬유증 환우와 같은 분이 더 생겨서는 안 된다. 우리 환우들을 살려야 한다. 암을 주렁주렁 달고 산다는 폰히펠린다우증후군, 수혈 부담으로 삶이 늘 불안한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성인은 치료제 사용이 불가해 차별받는 신경섬유종, 저인산혈증(XLH), 저인산효소증(HPP), 1년 내 근무력증 위기로 응급실을 다녀와야 치료 기회가 생기는 중증근무력증, 1년에 2회 이상 재발해야 급여가 되는 시신경척수염(NMOSD), 치료 목적이 합병증을 예방하고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건데 14년째 그대로 혈전증·신부전·폐고혈압 등 치명적인 합병증 발병이 급여조건인 PNH 등의 우리 환우들을 구해야 한다. 그래서 간곡히 요청하는 바이다. 신속등재보다 묵은 치료제부터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주길 바란다. 아울러 바라건대 희귀질환 치료제가 더는 그림의 떡이 아니고 급여가 하늘의 별 따기가 아님을 신속등재 시범사업이 반드시 증명해주길 학수고대한다. 광고정진향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제공 정진향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