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고이즈미 신지로(오른쪽) 일본 방위상이 지난 2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 연합뉴스 광고대만 문제를 놓고 극심한 외교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과 일본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군사력 강화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3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중국 대표단의 멍샹칭 단장(국방대 교수)이 전날 “군국주의의 잔재를 철저히 청산하지 않은 국가가 국제 무대에서 방위 협력을 대대적으로 논할 자격이 있느냐”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인민해방군 소장이기도 한 멍 단장은 이날 ‘전략적 안정에 대한 위협 관리'를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일본이 자국의 평화헌법과 비핵 3원칙(핵을 만들지도, 갖지도, 반입하지도 않음) 재검토를 추진하고 있다”며 군비 확장과 핵확산 위험성을 지적했다. 특히 멍 단장은 올해가 2차 세계대전 패전으로 일본이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회부된 지 80년 되는 해라는 점을 거론하며 작심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여전히 일부 세력이 공공연히 전쟁 범죄를 미화하고, 2차 대전에 대한 잘못된 역사관을 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군사력 확대 움직임에 대해 ‘신형 군국주의’라는 비판을 이어온 바 있다.광고 아시아안보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주요국 안보 수장들이 지역 안보를 논의하는 자리로 올해는 44개국이 공식 참가했다. 중국에선 이 회의에 최근 두 차례 연속 불참한 둥쥔 국방부장(장관)을 대신해 멍 단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있다. 반면 일본은 지난달 ‘방위 장비 이전 3원칙’을 개정해 살상용 무기 수출 규제를 푼 직후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국방장관들을 상대로 사실상의 ‘무기 세일즈’ 기회로 삼고 있다. 주요국의 안보 협력을 위한 회의에서 중국 정부가 일본을 공개 비판하자 일본 쪽도 맞대응에 나섰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튿날 연설에서 “일본을 ‘신형 군국주의’라고 주장하는 얘기가 들리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며 “대량의 핵무기와 전략 폭격기를 보유한 나라가 이런 걸 보유하지 않은 일본을 그렇게 부르는 건 기묘하지 않냐”고 반박했다. ‘중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의 비판에 공개적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어 “평화국가로서 일본의 발걸음이 거짓 주장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광고광고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가능성’ 발언 이후 일본과 심각한 외교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후 “중국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 “중국과 전략적 호혜 관계의 추진과 건설적, 안정적인 관계 구축이라는 방향성에 변함이 없다”며 수습을 시도하고 있지만 중국의 태도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이날 고이즈미 방위상 역시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의견 차이가 있어 더 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동쥔 국방장관의 2년 연속 불참으로 양국 장관 만남이 무산된 것에 대해서도 “만날 기회를 갖지 못해 솔직히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