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충북 보은군은 2025년 7월부터 농어촌버스 무상교통을 시행하고 있다. 보은군 제공 광고“기름값이 올라가도 정선에서는 교통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게 진짜 복지 아닌가요?” 강원도 정선군에 사는 전상걸(64)씨가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그는 “예전엔 읍내 병원이라도 한번 다녀오려면 버스비만 왕복으로 최대 6천원 넘게 들었다. 적은 금액 같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는 노인에겐 큰 부담이었다. 버스가 공짜가 되면서 오일장 등 마음껏 다닐 수 있게 됐다. 특히 원거리 출퇴근 직장인에게 호응이 좋다”고 귀띔했다. 정선아리랑시장에서 농산물 가게를 운영 중인 전명훈(54)씨는 “다른 읍면에서도 정선아리랑시장을 찾아오는 등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군민뿐 아니라 관광객도 버스 요금 부담이 없다 보니 기차 타고 정선까지 온 뒤 버스로 지역 곳곳을 방문하는 뚜벅이 관광객도 늘어 지역 상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반겼다.광고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상승한 가운데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시행 중인 ‘무상버스’가 교통비 부담, 석유 소비, 환경 오염까지 줄여주는 일석삼조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선군이 ‘전면 무상버스’를 시행한 것은 지난해 7월부터다. 2020년 6월부터 민간이 운영하던 시내버스를 인수해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버스공영제를 시작했지만 그동안에는 노인과 초중고 학생, 장애인, 기초수급권자 등 교통 약자에게만 무료 혜택을 제공했다.광고광고강원 정선군은 지난해 7월부터 ‘전면 무상버스’를 시행하고 있다. 정선군 제공 정선군이 5년 만에 무상버스 전면화를 결정한 이유는 투입 예산에 견줘 주민 만족도가 확연하게 높았기 때문이다. 버스공영제 도입 직전인 2019년에 민간 버스회사에 준 손실보전금은 29억원 규모였다. 2020년 버스공영제 실시 이후 부담한 예산은 37억원 수준이었다. 연간 8억원 정도만 더 부담하면 교통 약자에게 무상버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인데, 여기에 일반 시민 등으로부터 받던 요금 3억원을 군이 더 부담한다고 치면 총 40억원으로 전면 무상버스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2019년에 견줘 늘어난 11억원은 정선군 연간 예산(6677억원)의 0.16%에 불과한 액수다. 정선군은 무상버스 전면 실시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고, 그동안 과도한 보조금으로 버티던 비효율적인 노선 등을 대대적으로 손봤다. 그 결과 버스 노선은 57개에서 76개로, 버스 운용 대수는 22대에서 37대로 오히려 늘었다. 요금 부담이 없어지고 노선 증편으로 이용이 편리해지면서 이용객은 연평균 15%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광고 김승연 정선군청 교통관리사업소 주무관은 “관광객 유입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두고 있을 뿐 아니라 유류비 상승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이동 수단을 제공하는 고유가 시대에 대비한 교통 복지의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무상버스는 다른 지역들에서도 운용 중이다. 녹색전환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보면, 무상버스를 시행 중인 지방자치단체는 경북 청송과 봉화 등 15곳(지난해 7월 기준)이다. 무상버스는 일부에서 제기하는 재정 부담 우려와는 달리 지속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녹색전환연구소 자료를 보면, 무상버스를 시행하는 15개 지역이 투입한 연평균 비용은 7억3천만원이었다. 기초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 비율인 재정자주도로 따질 때 예산의 0.2% 수준이다. 또 이 연구소는 재정자주도 50% 이상이면서 고령화 비율이 30% 이상인 63개 지자체에서 전면 무상버스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도 내놨다. 전면 무상버스 도입 지역 현황. 녹색전환연구소 제공 무상버스는 6·3 지방선거 이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여야 후보들이 앞다퉈 무상버스 도입을 약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상기 더불어민주당 강원 인제군수 후보가 시내버스 전면 무료화를 약속했고, 이웃 횡성군에서도 임광식(국민의힘)·김명기(무소속) 후보가 무료 시내버스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돈곤 더불어민주당 충남 청양군수 후보와 김하수 국민의힘 경북 청도군수 후보도 마찬가지다.광고 고이지선 녹색전환연구소 지역전환팀장은 “무상버스는 교통 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복지정책일 뿐 아니라 기후정의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무상버스 확대는 승용차 의존 억제를 통해 지역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