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에디 고메스. 재즈브릿지컴퍼니 제공 광고“빌 에번스와 연주하는 것은 예술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는 늘 높은 수준에 있었고 언제나 저를 격려했습니다.” 다음달 18일 대구 베리어스 재즈클럽과 19일 서울 성수아트홀에서 공연하는 재즈 베이스 거장 에디 고메스는 최근 한겨레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재즈 피아노의 쇼팽’ 빌 에번스와 함께했던 11년을 이렇게 돌아봤다. 올해는 두 사람이 처음 인연을 맺은 지 60년 되는 해다. 고메스는 1966년 미국 뉴욕 재즈클럽 빌리지 뱅가드에서 처음 에번스를 만났다. 당시 색소폰 연주자 제리 멀리건 밴드에서 연주하던 그의 무대를 에번스가 객석에서 지켜본 뒤 “소리가 좋다”고 호평했다. 몇주 뒤 실제로 연락이 왔고, 서부 지역 투어를 거쳐 트리오에 정식으로 합류했다. 광고 11년에 걸친 에번스와의 연주를 그는 “(액체가 스며드는) 삼투처럼 계속되는 배움”이라고 표현했다. 높은 수준의 연주자들과 매일 부딪치며 즉흥연주의 작은 부분까지 새롭게 익혔다는 것이다. “성장은 절대 멈추지 않습니다. 지금도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고메스는 “내가 정말 이 트리오에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얻기까지 적어도 2~3년은 걸렸다”고 돌아봤다.에디 고메스(왼쪽)와 빌 에번스. 빌 에번스 인스타그램(@billevansofficial) 갈무리 고메스가 지금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잘 듣는 것’이다. 그는 “늘 연주하려고 하지 않고, 모든 빈 곳을 채우려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악기가 서로 대화하듯 이어가며 합주하는 인터플레이를 강조했다. 악기가 서로의 연주에 반응하며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물레로 옷감을 짜는 것”에 비유했다. 오랜 시간 함께해야 비로소 각자의 소리가 하나의 흐름으로 엮인다는 뜻이다.광고광고 베이스를 대하는 태도도 이 철학과 맞닿아 있다. 고메스는 솔로가 아닐 때도 베이스를 단순한 반주 악기로 여기지 않는다. “피아노와 드럼의 흐름을 들으며 멜로디처럼 반주하고, 필요할 때는 나서고 때로는 물러난”다. 자신의 연주 스타일을 규정해달라는 질문에는 “그게 무엇인지 나도 알면 좋겠다”며 웃었다. 대신 그는 여러 차례 ‘노래’와 ‘춤’을 꺼냈다. “음악을 한다는 것은 노래하고 춤추는 것과 같습니다. 밴드 전체가 서로 노래하고 춤추게 해야 합니다.” 장르보다 중요한 것은 음악이 몸을 움직이게 하고 감정을 전달하느냐 하는 것이다. 힙합이나 가스펠 같은 새로운 음악도 같은 기준으로 듣는다고 했다. 그는 “햇빛이 나왔을 때 느껴지는 강력하고 맑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광고에디 고메스. 재즈브릿지컴퍼니 제공 수십년째 연주하는 스탠더드 ‘나르디스’와 ‘마이 풀리시 하트’가 여전히 새로울 수 있는 이유도 즉흥성에 있다. “같은 음을 연주하더라도 밤인지 낮인지, 누구와 함께하는지에 따라 느낌이 달라집니다.” 연주에서 앞세워야 할 것도 자기 자신이 아니다. “목표는 나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더 빛나게 하는 것입니다.” 이번 공연에서도 이 두 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2024년에 이어 두번째 한국 무대에 서는 그는 “한국 관객들이 우리 음악을 좋아해줘 감사했다”며 “이번에도 팬들을 위해 연주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고메스는 10월4일 82살 생일을 맞는다. 하지만 그의 관심은 과거의 행적보다 다음 연주에 가 있다. “어제 일어난 일보다 오늘이 중요하고, 다음에 무엇을 연주할지가 더 중요합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