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마일스 데이비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제공광고2026년은 재즈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두 얼굴을 다시 마주하는 해다. 하나는 시대의 변화를 빨아들이며 재즈의 외연을 넓혀간 트럼페터 마일스 데이비스(1926~1991), 다른 하나는 소리의 내면으로 끝없이 침잠한 색소포니스트 존 콜트레인(1926~1967)이다.26일 데이비스, 오는 9월23일 콜트레인이 각각 100번째 생일을 맞는 이 시점에도 둘의 음악은 여전히 연구와 추앙의 대상이다. 데이비스는 재즈가 시대와 어떻게 만나 변해야 하는지를 보여줬고, 콜트레인은 재즈가 인간과 소리의 내면을 어디까지 파고들 수 있는지를 증명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이들을 기리는 공연과 프로젝트가 이어지는 이유다.마일스 데이비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제공데이비스는 변화의 상징 같은 음악가였다. 비밥(1940년대 등장한 빠르고 복잡한 현대 재즈)에서 출발한 그는 절제되고 세련된 분위기의 쿨 재즈, 블루스와 가스펠 색채를 강화한 하드밥, 모달 재즈(복잡한 코드 진행 대신 음계와 분위기 중심으로 전개하는 방식), 다양한 음악 장르를 받아들인 퓨전 재즈까지 재즈사의 주요 흐름마다 중심에 섰다.광고1959년 발표한 ‘카인드 오브 블루’는 모달 재즈의 대표작으로, 재즈를 넘어 세계 음악사의 명반으로 손꼽힌다. 기존 재즈보다 화성 구조를 단순화해 즉흥연주의 자유도를 크게 확장했다. 1970년 ‘비치스 브루’에서는 전자악기와 록 리듬을 결합한 혁명적 시도로 재즈의 외연을 한층 넓혔다. 이후 펑크, 힙합, 팝 감각까지 흡수하며 재즈가 동시대 대중문화와 호흡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존 콜트레인.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콜트레인은 데이비스와 다른 방향으로 재즈를 밀어붙였다.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에서 활동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자이언트 스텝스’(1960)로 복잡한 화성과 폭발적 즉흥연주의 정점을 보여줬고, ‘마이 페이버릿 싱스’(1961)를 통해 익숙한 멜로디를 장대한 즉흥의 세계로 바꿔놓았다. 특히 1965년 발표한 ‘어 러브 슈프림’은 재즈를 신앙과 영적 탐구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후기에는 형식을 파괴한 프리재즈로 더 깊이 나아갔다. 간암으로 40살에 요절했지만, 짧은 생애 동안 남긴 음악적 영향력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그를 성인으로 섬기는 세인트 존 콜트레인 교회가 있을 정도다.광고광고동갑내기인 둘은 한때 같은 무대에 섰다. 1950년대 중반 데이비스가 이끈 퀸텟에서 콜트레인은 핵심 연주자로 활동했고, ‘마일스톤스’(1958)과 ‘카인드 오브 블루’ 같은 재즈사의 명반을 함께 만들었다. 이후 데이비스는 일렉트릭 사운드와 도시적 감각으로, 콜트레인은 영성과 즉흥연주로 각자의 길을 걸었다. 데이비스가 재즈의 외연을 넓히며 시대와 접속한 인물이었다면, 콜트레인은 재즈 자체의 내면으로 끝없이 들어간 인물이었다.존 콜트레인.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올해 세계 곳곳에서 두 거장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에스에프(SF)재즈센터는 지난 3월 ‘마일스 데이비스 주간’을 마련한 데 이어, 지난 7일 ‘마일스톤스: 마일스 앤드 트레인 앳 100’ 갈라 공연을 열었다. 뉴욕 재즈 앳 링컨센터 오케스트라는 지난 14~16일 ‘스케치스 오브 마일스: 마일스 데이비스 앳 100’을 통해 길 에번스와의 협업을 재조명했다. 영국의 대표적 여름 음악 축제 비비시(BBC) 프롬스는 오는 8월20일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트럼페터 앰브로스 아킨무시리와 비비시 콘서트 오케스트라가 함께하는 데이비스 헌정 공연을 연다.광고콜트레인을 기리는 프로젝트도 활발하다. 콜트레인 유산 관리 재단은 올해 ‘콜트레인 100’ 글로벌 프로젝트를 통해 미공개 라이브 음원 ‘티베리 테이프스’를 공개했고, ‘어센션’ ‘아프리카/브라스’ ‘임프레션스’ 등 주요 앨범 재발매도 진행하고 있다. 9월23일 콜트레인 생일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볼에서 재즈 앳 링컨센터 오케스트라와 트럼페터 윈턴 마살리스, 색소포니스트 라키시아 벤저민이 참여하는 대형 헌정 공연이 열린다. 트럼페터 테런스 블랜처드와 콜트레인의 아들인 색소포니스트 라비 콜트레인이 이끄는 ‘마일스 데이비스 & 존 콜트레인 100주년’ 프로젝트도 지난 2일 뉴올리언스 공연을 시작으로 헝가리,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을 도는 투어를 진행한다.마일스 데이비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제공남무성 재즈평론가는 두 음악가를 “재즈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를 보여준 인물(데이비스)과 재즈의 본질을 어디까지 깊게 파고들 수 있는가를 보여준 인물(콜트레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비스가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록과 힙합 등 동시대 문화를 흡수해 재즈의 가능성을 계속 넓혀갔다면, 콜트레인은 대중성과 타협하기보다 예술적 극한을 향한 구도자의 길을 걸었다”며 “재즈가 대중음악에서 예술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데 둘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