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서울 모처의 한 식당에서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등 서울 주택 문제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협의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광고손원제 논설위원손원제 | 논설위원용산에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대규모 공공 임대주택을 짓자는 제안은 지금껏 보지 못한 대담하고 진취적인 구상이라고 생각한다. 용산은 강남권과 동급의 고급 주거지로 자리잡았다. 용산공원이 완성되면, 그 주변은 강남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이런 알짜배기 요지에 2030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주택이 들어선다는 건 그간 우리 사회가 반복해온 부동산 개발 관행에 획기적 전환점이 마련된다는 의미를 갖는다.서울 한가운데 탁 트인 공원 조망권을 가진 최고급 주거 공간이라면 평당 1억원 넘는 집값을 부담할 수 있는 극소수 금수저들 차지가 되는 게 당연하다. 이게 한국 부동산 시장을 관통해온 철칙이다. 용산 청년주택은 이를 뒤집는 발상이다. 공화정을 뜻하는 영어 리퍼블릭(Republic)은 옛 로마 ‘공공의 것’(Res Publica)에서 기원했다. 최상의 시설과 편의를 공공이 누리게 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용산 청년주택은 민생 영역에서 공화의 정신을 구현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광고구체적으로 부동산 광풍에 가장 취약한 세대인 2030의 주거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마중물로 기능할 수 있다. 서울시 지하·반지하 거주 가구는 24만5천여가구(2024년), 옥탑방 거주 가구는 3만1천여가구(2020년)에 이른다. 5천곳 넘는 고시원 거주자는 통계에도 안 잡힌다. 이 지·옥·고 거주자 상당수가 청년이다.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왔다가 비싼 주거비 탓에 외곽으로 밀려나는 청년들도 적잖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2030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평가는 전 연령대 평균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전월세 인상의 타격을 직격으로 맞고 있기 때문이다.반듯한 청년임대주택 5만~10만채를 용산공원 터 일부를 활용해 짓는다면, 280만 서울 2030 전반의 주거 환경이 연쇄적으로 개선되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다른 지역들도 청년 유출을 막기 위해 공공성을 중시하는 주거 정책으로 전환하도록 촉진할 수도 있다. 여권이 용산 청년주택 정책에 드라이브를 거는 데는 돌아선 청년 세대의 마음을 되돌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을 것이다. 반대로 국민의힘의 거센 반대에는 공공주택에 대한 고가 주택 소유자들의 거부감이 투영돼 있을 것이다.광고광고물론 기지 환수의 역사성, 서울 도심 유일의 대규모 평탄지라는 점을 들어 용산기지 전체 공원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다만 공원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재설계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가령, 미국 뉴욕의 상징 센트럴파크는 넓이가 3.41㎢, 약 103만평이다. 윤중로 안쪽 여의도 면적(2.9㎢·88만평)보다 크다. 용산공원 부지는 3㎢, 약 91만평이다. 면적은 비슷하지만, 두 공원의 차이도 뚜렷하다. 센트럴파크는 길이 4.1㎞, 폭 830m의 직사각형인 반면, 용산공원은 사방이 모두 폭 1.5~2㎞인 마름모꼴이다. 아무래도 중간지대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길쭉한 형태일 때 공원의 접근성과 활용도가 최대화된다는 건 건축가 유현준 홍익대 교수의 지론 중 하나다.광고또 하나, 센트럴파크는 맨해튼 빌딩 숲 한가운데 섬 같은 존재다. 주위에 다른 대규모 녹지가 없다. 용산공원은 남산공원, 한강공원과 인접해 있다. 남산공원만 2.9㎢, 약 88만평이다. 이 둘만으로도 센트럴파크 2배 가까운 녹지가 서울 중앙에 자리한 셈이다. 용산공원을 2.5㎞ 길이는 유지하면서 폭만 지금 2㎞에서 수백m로 줄여 한강공원과 남산공원을 연결하면, 센트럴파크 뺨칠 규모의 공원을 여전히 서울 도심에 품을 수 있다. 청년주택은 공원과 담장 없이 연결해 누구나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관리하면 개방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남산 조망을 보존하는 방식의 건설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센트럴파크는 한채당 수백만~수천만달러를 호가하는 초부자들 아파트가 공원을 둘러싼 채 조망을 독점한다. 용산공원은 청년 누구나 공평한 거주 기회를 갖는 ‘공공의 것’들과 공존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2007년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이 만들어지고 19년이 흘렀다.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문제의 우선순위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에 걸맞은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반대하면 신속한 청년주택 착공은 어렵다. 그렇더라도, 청년주택을 둔 치열한 공론화는 계속했으면 한다. 내년 4월엔 서울시장을 다시 뽑게 될 수도 있다. 청년주택이 사회적 패러다임을 바꾼 제2의 ‘무상급식’으로 기록될지 여부도 그때쯤이면 분명해질 것이다.wonje@hani.co.kr
용산 청년주택은 제2의 ‘무상급식’이 될까 [아침햇발]
손원제 | 논설위원 용산에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대규모 공공 임대주택을 짓자는 제안은 지금껏 보지 못한 대담하고 진취적인 구상이라고 생각한다. 용산은 강남권과 동급의 고급 주거지로 자리잡았다. 용산공원이 완성되면, 그 주변은 강남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