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용산공원 내 장교숙소 5단지의 모습. 연합뉴스광고김종헌 | 배재대 건축학과 교수·대한건축학회 전 부회장 최근 서울 용산공원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환경 보전을 앞세워온 정부·여당이 용산공원에 청년 임대 주택을 짓겠다고 나섰고, 개발 중심 정책을 펼쳐왔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1㎝ 개발도 허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필자는 지난 2011년 용산 군 시설에 대한 일제 조사를 진행한 이후 용산의 세계 유산적 가치에 주목해왔다. 그런 입장에서 용산공원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에는 부정적이다. 그렇다고 1989년 경기 분당 시범단지를 설계한 건축가로서 청년 주거를 외면할 수도 없다.광고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는 없을까. 그 해답은 이미 용산 안에 존재한다. 2000년대 용산기지는 1만4000여명이 생활하던 하나의 도시였다. 미군 8000여명이 그곳의 집들에 거주했다. 그 안에는 숙소뿐 아니라 학교, 병원, 체육, 종교, 상업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당시 건축물 1245동이 남아 있었다. 즉, 기존 시설물을 이용해서 청년,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 주택으로 활용해 보자는 것이다.용산공원이 온전히 국민에게 돌아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을 ‘전환기 사용’(Interim Use)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공원이 준비되는 시간을 청년들에게 주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주어지는 주거는 기존 아파트 형식을 따를 필요가 없다.광고광고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자율 주행, 원격 근무가 일상화되는 시대에 아파트가 최선의 주거일까. 지금 아파트는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직주 분리’(職住分離)의 생활 방식과 가족 구성을 전제로 발전해왔다. ‘직주락’(職住樂)이란 말처럼 일과 생활의 관계가 급변하는 지금, 집의 의미 역시 달라질 것이다. 집과 업무 공간이 결합한 ‘직주 통합’(職住統合)의 새 주거가 필요하고, 잡지 구독하듯 특정 기간만 머무르는 주거가 더 적합할 수 있다.자율 주행이 보편화하면서 자동차와 주거의 관계 역시 크게 달라질 것이다. 독립된 침실에 여러 사람이 거실과 주방, 작업실이나 서재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이로써 용산은 청년들이 새로운 주거를 만들어내며 실질적으로 생활해보는 훌륭한 장소가 될 수 있다. 소유와 부동산 가치에 얽매인 주택이 아니라 일정 기간 머물면서 자신의 삶을 시험하고 변화시키고 개척해가는 주거이기 때문이다.광고그 결과를 축적한다면 용산은 거대한 ‘미래 주거 리빙랩(Living Lab)’이 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미 100여년 전 서양식 응접실과 벽난로, 러시아 페치카, 일본 다다미와 한국 온돌 등 서로 다른 세계 각지 주거문화 요소들이 용산기지 안에서 만나고 변형됐다는 점이다. 용산기지는 오랫동안 ‘세계 주거의 실험실’이었던 셈이다.사실 이런 발상이 새로운 건 아니다. 오랫동안 군사기지였던 미국 샌프란시스코 프레시디오 공원에는 기존 건물을 이용해 일반 시민 35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역사적 유산이 현재 삶 속에서 적절한 기능을 가지며 사용될 때 오히려 지속적으로 관리되고 기억될 수 있다. 역사 유산이 보전되고 공원이 활성화되며, 이를 임대함으로써 관리 재원도 확보되는 등 매우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녹지가 풍부한 용산도 기존 군 시설을 활용해 인공지능, 원격 근무, 공유 경제, 자율 주행 등 다가올 사회 변화에 맞춘 새 주거에서 청년들이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물론 엄격한 원칙이 필요하다. △역사 경관과 문화 유산의 보존 △한시적 사용 △기존 건축물 활용 △가역적 개입 등의 원칙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용산을 둘러싼 현재의 갈등은 전혀 다른 질문으로 바뀔 수 있다. “공원을 지킬 것인가, 집을 지을 것인가?”가 아니라 “공원을 지키면서 어떻게 살아볼 것인가?”라는 질문이다.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이 용산기지에서 살고, 일하고, 만나고, 실패하고, 새로운 주거를 실험하게 하자. 그 경험을 기록하여 앞으로 완성될 용산공원에 다시 돌려주자. 그렇게 된다면, 19세기 말 이후 러-일 전쟁, 일본의 식민 지배, 해방, 한국전쟁, 한미동맹을 거치며 21세기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세계사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아온 용산은 단지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는 장소에 머물지 않게 된다. 과거의 흔적 위에서 미래의 삶을 실험하는 공원, 그것이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도, 워싱턴디시(D.C.)의 ‘내셔널 몰’도 아닌, 우리가 만들어야 할 한국형 역사문화공원으로서 ‘용산다운 국가공원’을 만들기 위한 준비 과정일 수 있다.
용산공원 청년임대주택, 기존 미군시설 활용하자 [왜냐면]
김종헌 | 배재대 건축학과 교수·대한건축학회 전 부회장 최근 서울 용산공원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환경 보전을 앞세워온 정부·여당이 용산공원에 청년 임대 주택을 짓겠다고 나섰고, 개발 중심 정책을 펼쳐왔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1㎝ 개발도 허용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