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이찬진 금융감독원장(왼쪽에서 네번째)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 회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왼쪽부터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케이비(KB)금융지주 회장. 연합뉴스 광고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과 셀프 연임을 막겠다며 금융당국이 추진해온 ‘3연임 금지 법제화’가 당정 논의에서 후순위로 밀리면서 좀처럼 시동을 걸지 못하는 모습이다. 민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를 법률로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본질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신중론도 적잖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입법에 관해 한겨레에 “정부와 당 내부, 여야 사이에서도 이견이 많고 쟁점이 큰 법안이어서 논의가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마련한 대책의 핵심은 금융지주 회장 임기(3년)를 한 차례만 연장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현직 회장이 우호적인 사외이사들로 이사회를 채우고, 이들이 다시 회장의 연임을 뒷받침하는 ‘참호 구축’을 끊으려면 강제력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봤다. 수백조원대 자산을 운용하고 연간 10억∼20억원대 보수를 받는 전문경영인이 우호적인 이사회의 지지로 9년 넘게 재임하는 현실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은 10년,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 윤종규 전 케이비(KB)금융 회장은 각각 9년간 회장직을 맡았다.광고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금융기관 지배구조를 두고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서 계속 지배권을 행사한다”고 지적하며 개선안 마련이 본격화됐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3월까지 개선안을 내놓기로 했지만, 당국 대책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힌 뒤에도 발표가 거듭 미뤄지고 있다. 대책 발표가 늦어지는 데는 신중론이 만만치 않은 게 주요 배경이다. 김우진 서울대 교수(경영전문대학원)는 “금융은 공적 규제의 대상이지만 그렇다고 공공 영역은 아니다. 공직자도 아닌데 연임을 제한한다는 발상 자체가 이상하다”며 “결국 이사회가 제대로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태준 한국이에스지(ESG)연구원 팀장도 “지주 회장의 연임이 거듭될수록 이사회 독립성이 형해화될 위험이 커진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면서도 “그 해법으로 회장의 재임 횟수를 법률로 직접 규정하는 방식은 국제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회장 재선임 때 주주총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특별결의를 받도록 해 주주의 판단과 경영진의 설명 책임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광고광고 정부는 주총의 의결 문턱을 높이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현재 금융지주 회장 선임 안건은 주총에서 80%대 후반∼90%대 찬성률로 통과된다. 주총 의결 기준을 높여도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지주가 그간 안정적으로 이자 수익을 내고 배당을 늘려왔기 때문에 성과만 봤을 때 외국인 주주 등이 현 경영진을 굳이 교체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그런 현실까지 고려하면 장기 연임을 막으면서도 경영 자율성을 해치지 않을 균형점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 같은 안정적 수익이 회장의 경영 능력만으로 만들어진 성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데 있다. 금융당국의 인허가·규제 아래 형성된 과점적 금융시장 구조에서는 현 경영진이 특별한 실패를 하지 않는 한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를 바꾸지 않은 채 임기만 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본질적 해법이 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 금융권 전문가는 “누가 회장이 되더라도 실적이 나오게 하는 금융당국의 보호와 유착 구조가 본질적인 문제”라고 말했다.광고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