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6월30일 전남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관계자로부터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전시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 대통령은 물론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진영을 가리지 않고 ‘AI 기본권’을 외치고 있다.광고인공지능(AI)이란 개념은 이미 21세기를 상징하는 말처럼 자리 잡으며 20세기 말부터 화두가 돼왔다. 그러나 2020년께까지만 해도 ‘뜬구름 잡는 식’의 이야기로 치부되곤 했다. AI가 인간을 도울 수는 있겠지만 진짜 인간을 대체하겠느냐며 비웃던 것이 엊그제였다.어느새 AI는 우리 바로 옆에 찾아왔다. 이제는 AI 사용에 대해 ‘기본권 영역’이라는 말이 나오고, 이를 간파한 정치권은 제각각 ‘AI 기본권’이라는 개념을 들고나왔다. 모두가, 누구나 차별 없이 AI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와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배경훈 부총리(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는 물론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진영을 가리지 않고 AI 기본권을 외치는 상황이다. 이들은 ‘모두가 쉽게 활용할 수 있는 AI를 경제적 부담을 최소한으로 하면서 쓸 수 있게 하겠다’고 입을 모은다.AI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AI는 말 그대로 인간이 인공적으로 만든 지적 능력이다. 인간이 자연스럽게 학습하며 지식을 늘리고 혜안을 갖춰나가듯이,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 바로 AI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다. 현재의 AI는 진행 단계상 ‘사람의 판단을 돕는’ 수준에 와 있다. 세계 곳곳에 퍼진 디지털화된 지식, 즉 ‘데이터’(Data)라고 부르는 것을 찾아내고, 여기에서 핵심을 파악해 중요한 내용만 추려 요약해주는 단계까지 이르렀다.광고문제는 ‘비용’이다. AI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돈이 든다.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우선 데이터를 모아야 하는데, 정보화가 되기 이전의 데이터는 물론 정보화 개념이 등장한 1990년대 이후의 데이터 역시 AI에 친화적이지 않다. AI 학습에 필요한 형태로 가공이나 변환이 필요하고, 나아가 개인정보 비식별화 등 AI 학습 과정에서 불거질 문제를 완벽히 해소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여기에서 자본이 빈약한 계층은 벌써 경쟁에서 탈락해버린다. 시작도 못하고 도태되는 것이다.데이터의 품질 역시 중요하다. 입력값(Input)을 넣으면 결괏값(Output)이 나오는 것이 컴퓨터인데, AI 역시 컴퓨터를 바탕으로 한 기술이기에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여기에 착안해 나온 정보통신 업계의 명언이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는 말이다. AI 시대에는 이런 명제가 더욱 명확해진다. 거짓된 내용을 넣으면 거짓된 결과가 나오고, 엉터리 내용을 넣으면 엉터리 결과가 나온다. 한때 온라인 세상에서 화제가 된 ‘세종대왕이 맥북 집어던진 사건’을 AI가 그럴듯하게 서술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이 환각(Hallucination)이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단순히 데이터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양질의 데이터를 양질의 판단 기술 역량으로 활용해야 제대로 AI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양질의 데이터’와 ‘양질의 판단 기술’은 아무에게나 허용되지 않는다. 이 역시 또 다른 가림막이 돼버린다.광고광고계층 갈등 부추기는 수단 될 수도데이터 자체의 경쟁력은 결국 관리와 자본의 영역이라서 자본주의 논리로 해결할 수 있다고 쳐도, ‘기술의 완결성’은 또 다른 문제로 귀결된다. 바로 ‘안보 논리’가 등장하는 대목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2026년 2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자국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이 내놓은 최신 AI 모델의 활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다만 두 번의 조치에서 보이는 입장은 다소 차이가 있다. 첫 제한을 걸었던 2월에는 자국의 주요 안보기관이 활용하는 것을 막아섰다. 양질의 데이터가 외부로 흘러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행보다. 두 번째 제한 조치에 나선 6월에는 또 다른 측면에 주목했다. 자국 기업이 만든 기술이 외국에서 활용되는 일을 제한한 것이다. 우방국은 물론 자국 내에 있는 외국인까지 막아선 것은 철저하게 자국 기업의 기술력을 ‘안보 자산’으로 여긴 판단이다.인공지능(AI)에 대한 접근권 자체가 미래의 생존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AI를 누구나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2026년 3월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가들이 무분별한 AI 개발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REUTERS이런 ‘비대칭’은 결국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박기웅 세종대 교수(사이버국방학)는 2026년 5월 정보기술(IT) 전문지 디일렉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앤트로픽에 대한 미국의 접근 제한 기조에 대해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나만의 힘이 하나의 파급력이 되기도 한다”며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은 부분이 또 다른 위협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안보 자산으로 AI 기술력을 바라볼 경우 AI 활용과 도입 자체가 개인과 조직은 물론 국가 단위로까지 계층을 나누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광고이렇듯 AI에 대한 접근권 자체가 미래의 생존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AI를 누구나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치권의 움직임은 우선 환영할 일이다. 제각기 처한 정치적 입장에 따라 셈법이 복잡하겠지만, 그래도 시도 자체는 매우 바람직하다. 다만 AI 기본권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요소가 몇 가지 있다.첫째로 고민할 지점은 ‘교육’이다. AI는 결국 컴퓨터 기술이다. 컴퓨터라는 것에 익숙한 세대와 계층, 그리고 그렇지 못한 집단 사이에서 벌어진 ‘무인 키오스크 갈등’을 우리는 이미 목격했다. 디지털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으면 결국 살아도 살아 있지 못한 이들이 양산된다는 점을 확인한 이상, AI 역시 그런 부분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특히 AI라는 개념에서 한 발짝 물러나 보는 기성세대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청년세대 사이의 괴리를 해소하는 방안에 대해 사회적 고민과 합의가 필요하다.둘째로 볼 문제는 바로 ‘신뢰’다. AI가 내놓는 결과물은 IT 전문가인 개발자들이 입력한 데이터가 중심이 된다. 이 과정에서 그간 데이터의 편향성을 비롯한 여러 문제가 불거졌고, 이를 다시 보완하고 다듬으며 기술은 발전해왔다. 그 과정에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AI 산출물에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존재는 ‘담당자’, 즉 인간이다. 원천 데이터에 대한 검증을 다 할 수 없는 현실에서 산출물을 다시 뜯어봐야 하는 이중 작업이 필요한 현 법제에서 AI를 어디까지 신뢰할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교육·신뢰·존엄성 고민해야셋째로 볼 요소는 ‘존엄성’이다. 인간이 존엄하다는 명제는 현재 인간 사회에서는 아주 명확하게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이것이 AI 중심 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는 다시 논란이 일어날 부분이 상당하다. 특히 ‘인간의 생각과 판단’과 ‘AI의 생각과 판단’이 충돌하는 지점을 주목해야 한다. 숱한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다뤄진 주제와 같이, AI의 철두철미함과 인간의 직관 사이에는 괴리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근래의 프로리그 경기에서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이 인간의 직관과 데이터 분석 결과 사이에서 고민하는 부분이 이제는 사회 전체에서 벌어질 수 있다. 운동 경기 결과는 경기장에서 끝나지만, 사회에서 나타나는 결과는 실제 세상에 펼쳐진다. 어디까지 누굴 더 신뢰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광고AI에 판단을 일임하면서 생기는 인간의 사고력 저하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지금까지 인류 역사는 인간이 스스로 판단한 것에 따른 결과의 총합으로 이뤄져왔는데, AI가 개입하면서 어떤 질서로 재편될지 생각해봐야 한다.모든 기술의 진화는 한번 등장하면 결코 없어지지 않고 우리 생활 속에 어떤 식으로든 스며든다. 문제는 그 과정이 인류의 파멸이 아닌 인류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적용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핵물리학이 그러했고, 증기기관과 컨베이어벨트의 등장이 그러했으며, 통신 발달이 그런 변화를 보여줬다. AI가 이런 큰 폭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주장에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동의할 것이다. 다만 AI 기본권이 확립돼 온 세상에 AI가 퍼졌을 때, 그것을 누구나 제대로 활용할 수 있고 또 문제가 파생되지는 않는지 조심스레 지켜봐야 한다. 그것이 진정 인류를 위한 기술 진보의 ‘역사’가 될 것이다.이재운 자유기고가 damoyer0813@naver.com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를 지나 인공지능 시대까지, 짧은 기간에 큰 변화가 일어난 역사를 함께해온 40대 칼럼니스트. 점점 강해지는 인공지능 앞에서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보려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