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지난 7월18일(현지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프레더릭스버그에서 열린 전국 데이터센터 반대 시위에 참가한 시위대. 로이터 연합뉴스광고이봉현|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인공지능(AI)이 정말 세상을 바꿀 모양이다. 인터넷이 태동하던 1990년대 중반,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며 정보기술(IT) 인프라에 집중 투자한 결정이 한국을 지식경제 우등생으로 만들었다. 30년 뒤 인공지능이 열어젖힌 경제적 기회는 반도체 등 제조업에 강점이 있는 우리나라에 더 크게 다가온다.그래서 정부도, 기업도, 개인도 마음이 급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총 4755조원 규모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호남 반도체 산단 건설에는 속도전을 넘어 ‘전격전'을 주문했다. 정부는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짓고 여기에 전기와 물을 댈 발전소와 댐을 건설하는데 웬만한 장애물은 ‘전차'로 밀어버릴 태세다. 원전 추가 건설을 공론화하고, 탄소를 배출하는 액화천연가스 발전도 늘리며, 현재 국내 전기 사용량의 15%에 육박하는 추가 수요(2040년)를 데이터센터용으로 국가전력 계획에 반영할 참이다. 대규모 토목공사에 따르는 환경영향평가도 단축하자고 한다. 하늘이 준 기회를 준비가 부족해 놓칠 수는 없다는 것이다.광고이런 낙관론은 인공지능 서비스를 위한 천문학적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되리라는 가정 위에 서 있다. 하지만 요즘 그 전제가 흔들린다. 올해 가동 예정이던 미국 대형 데이터센터 계획 용량의 30~50%가 지체되고 있다. 재무적 이유와 물리적 이유가 겹친 결과다.먼저 인공지능 투자가 과열됐고, 그 자금을 기업이 계속 조달할 수 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구글,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러클 등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인공지능 투자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1조달러 이상이다. 경쟁적인 투자로 이들의 잉여현금은 바닥났다. 돈을 빌리려 회사채 시장으로 몰리다 보니 조달 금리가 뛴다. 지난주 마이크로소프트와 연계된 데이터센터 건설 채권 발행금리는 연 7.2%대까지 치솟았다. 정크본드 수준이다.광고광고돈이 있어도 지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전력망 병목으로 접속 대기 기간이 5~10년이 넘는다. 전력·용수·소음 문제로 인한 반대 여론 탓에 입지 찾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미국 매체 ‘히트맵뉴스' 조사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 여론은 2월 51%에서 8월 75%로 뛰었다. 중간선거를 앞둔 민주·공화 양당 정치인들이 모처럼 한목소리로 “우리 지역엔 안 된다”고 외치는 이유다.계속 꺼림칙한 것은 투자 과잉과 관련 기업의 낮은 수익성이 신용경색, 나아가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 상승은 몇가지 요인이 맞물렸지만, 인공지능 투자 경쟁과 연관이 깊다. 돈이 회사채로 빨려나가면서 그만큼 국채 수요가 줄고 이는 시장금리 전반을 밀어 올린다.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보듯 금리 상승이 방아쇠가 된 금융위기가 많다. 인공지능 기업의 드러나지 않은 부외부채가 1조8천억달러에 이른다는 추산과 엔비디아 같은 반도체 기업이 인공지능 서비스 업체에 돈을 빌려주고 그 돈으로 다시 자사 반도체를 사게 하는 ‘순환금융’ 구조는 한곳의 충격이 시장 전체로 번지는 고리가 된다.광고혁신 기술은 마침내 인간의 삶을 바꿔놓았지만, 그 과정에 버블 붕괴 같은 울퉁불퉁한 길을 지나야 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6월 보고서에서 지금의 인공지능 붐을 1840년대 영국 철도 열풍, 1920년대 전력화 열기, 1990년대 닷컴 버블로 이어지는 역사적 계보 위에 놓았다. 승자독식 심리에 달아올라 수익성이 따라오지 못하는데도 부채·부외 조달을 통해 과잉투자되는 패턴은 늘 “투자 중단과 경기침체로 끝났다”는 것이다.이런 위험이 현실화하면, 인공지능 투자에 힘입어 초호황을 누려온 메모리 반도체 등 한국의 주요 산업도 직격탄을 맞는다. 반도체의 비중을 고려할 때 그 충격은 환율, 성장, 경상수지, 재정 등 경제 전반으로 번질 것이다.지금 필요한 건 위험에 대한 인식과 관리다. 개인 투자자는 빚을 내 주식에 몰방하지 않아야 한다. 메가프로젝트도 서두르기보다 실행 계획을 촘촘히 짤 때다. 누가 어떻게 쓸지도 불명확한 18.4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용인과 호남을 동시에 짓는 것도 가능할지 의문인데, 일본·미국으로까지 계속 번지는 반도체 공장 건설 논의도 가닥을 잡아야 한다.전격전의 취약점은 치고 나가는 전차가 뒤따르는 보병 및 병참 부대와 연결이 끊길 위험이다. 경쟁심에 앞만 보고 질주하다가도 가끔 전후를 둘러보는 현실의 눈이 필요하다.광고bhlee@hani.co.kr
인공지능, 뜨겁게 낙관하고 차갑게 계산하자 [아침햇발]
이봉현|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인공지능(AI)이 정말 세상을 바꿀 모양이다. 인터넷이 태동하던 1990년대 중반,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며 정보기술(IT) 인프라에 집중 투자한 결정이 한국을 지식경제 우등생으로 만들었다. 30년 뒤 인공지능이 열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