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지난 1일 밤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영국 밴드 매시브 어택의 공연 모습. 서정민 기자광고서정민 | 문화스포츠부장 “케이팝은 독재와 부패에 맞선 저항의 시기에 태동했다.” 이런 글귀가 무대 뒤 대형 전광판에 뜨자 사람들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곧이어 거리에서 피 흘리며 널브러진 사람들의 모습이 모자이크 처리된 채 나왔다. 5·18 민주화운동 영상이다. “1980년 미국은 광주에서 한국 정부가 자행한 민간인 학살을 지원했다. 수많은 시민이 죽임을 당했다. 이에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저항 운동이 격화됐고, 이후 새로운 형태의 문화적 저항을 표출하는 새로운 음악이 등장했다.” 영상 위로 이런 자막이 이어지더니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 ‘시대유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환호하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지난 1일 밤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영국 밴드 매시브 어택의 공연에서였다.사실 이 자막에는 일부 오류가 있다. 미국은 전두환 신군부의 학살을 ‘지원’했다기보다는 ‘방조’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1995년 발표한 ‘시대유감’은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는데도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 기득권층을 향한 분노를 담은 곡이다. 당시 음반 사전심의에서 가사 수정 지시를 받자 서태지는 가사를 아예 지워버리고 연주곡으로 발매하며 저항의 뜻을 나타냈다. 서태지는 1996년 사전심의제가 폐지된 다음에야 가사가 있는 원래 버전을 발표했다. 이후 이 노래는 저항과 표현의 자유를 상징하는 곡이 됐다.광고매시브 어택은 40년 가까이 활동하며 인권, 반전 평화, 기후 위기 등 사회적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이들은 올해 들어 세계 투어 공연에서 ‘시대유감’과 함께 동일한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광주에서 촉발된 민주화운동이 1990년대까지 이어지는 흐름 속에 ‘시대유감’이 나왔고, 서태지와 아이들은 에이치오티(H.O.T.) 등 1세대 케이팝 그룹이 나오는 데 큰 영향을 끼쳤으니 느슨한 연결점은 있는 셈이다. 매시브 어택은 노래 끝에 “삼십년이 지난 지금 문화는 정치적 힘을 잃었는가? 저항에 불을 붙일 새로운 음악은 어디에 있나. 낡고 부패한 권력에 대항하여”라는 자막을 띄우며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최근 전쟁을 일으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을 보여주며 우리의 목소리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곱씹게 했다.당혹스러운 건 이 무대가 정치적 논란으로 번졌다는 점이다. 공연을 담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영상에는 첨예하게 갈리는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5·18 북한 개입설을 주장하는 이들은 “정치적 선동이자 왜곡”이라고 비난한다. “록 페스티벌에서 왜 정치적 메시지를 꺼내냐”는 이들도 있다. 반면 “자국의 슬픈 역사를 일부 자국민은 오히려 뒤틀고 모욕하는데 이렇게 해외 밴드가 알려주니 차라리 외국인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는 등의 의견도 많다.광고광고“이게 논란이 되는 걸 이해할 수 없어요.” 이날 무대를 본 에스(S)가 말했다. 그는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독일에서 나고 자라 지금 한국에 머물며 한국말을 배우고 있다. 그는 광주 항쟁을 두고 “인권의 문제”라 했다. 한강 소설 ‘소년이 온다’를 읽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 관련 공부를 했고, 광주에 직접 가보고 싶다고도 했다. “모든 예술에는 메시지가 있어요. 음악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나타내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게다가 한국은 2024년 계엄 사태를 겪었어요. 그런데 왜 논란이 되는 거죠?”매시브 어택은 이날 광주 얘기만 한 게 아니다. 팔레스타인 국기를 띄우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비판하는가 하면, 알고리즘과 인공지능(AI)이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생각거리도 던졌다. 에스는 “독일에선 팔레스타인 문제 얘기를 많이 하는데, 한국에선 아무도 안 하더라. 그런데 페스티벌 가서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드는 사람도 봤다. 한국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 너무 좋았다”고 했다. 록 페스티벌은 단지 즐기는 공간만이 아니라 생각을 나누고 연대하는 공간이기도 하다.광고인천시가 주최한 페스티벌의 이번 무대를 두고 국민의힘 소속 이범석 인천시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관련 내용을 따지겠다”고 밝혔다. 출연진 섭외도 간섭할 기세다. 사전검열에 저항한 ‘시대유감’이 3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고 싶은 걸까.westmin@hani.co.kr
영국 밴드의 ‘시대유감’이 그리 유감인가 [뉴스룸에서]
서정민 | 문화스포츠부장 “케이팝은 독재와 부패에 맞선 저항의 시기에 태동했다.” 이런 글귀가 무대 뒤 대형 전광판에 뜨자 사람들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곧이어 거리에서 피 흘리며 널브러진 사람들의 모습이 모자이크 처리된 채 나왔다. 5·18 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