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노동력과 함께, 사람이 온다 l 마티아스 테스파예 지음, 김규빈 옮김, PADO북스, 3만5000원광고우리가 알고 있던 복지 천국 스웨덴은 이제 없다. 수도 스톡홀름은 대낮에도 총성이 울리고 갱단들이 구역 싸움을 한다. 이민·난민에게 국경을 전면 개방했던 지난 30여년간 스웨덴 인구는 700만에서 1000만으로 늘어났지만 이렇게 유입된 인구의 30%는 스웨덴어도 제대로 못 하고 스웨덴 사회에 통합되지도 못한 채 게토를 형성했고, 그들의 삶은 가난과 범죄에 노출됐다. 값싼 노동력을 들여오려는 기업가들과 다문화주의라는 ‘아름다운 신화’에 빠져 있던 좌파 정치인들은 이런 대책 없는 이민정책을 반대하던 노동자와 일반 국민의 목소리를 배타주의적 편견이라고 무시했고, 그 결과 스웨덴을 비롯한 유럽 곳곳에서 극우정당이 내셔널리즘의 깃발을 휘두르며 득세하게 됐다.1967년, 심각한 노동력 부족에 직면한 덴마크도 국경을 열고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이면서 오랫동안 스웨덴과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경우는 이례적으로 중도좌파 정부가 이민에 대한 규칙을 강화하며 지지자들을 지켜내고, 우익 포퓰리즘의 득세를 막았다. 덴마크 사회민주당은 분열을 겪었지만, 결국 ‘이민 통제’와 ‘사회 통합’을 결합한 현실주의적 노선으로 전환했다. 즉, 감당 가능한 규모의 이민만 수용하고, 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이다.마티아스 테스파예가 쓴 ‘노동력과 함께, 사람이 온다’는 덴마크가 지난 50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제한적 이민과 강제적 동화정책을 채택해 복지국가를 지켜온 과정을 내부자의 시선으로 다룬다. 덴마크 이민정책의 전환을 이끈 지은이는 다문화주의라는 미명 아래 이민자들을 게토에 방치한 진보 진영의 이상주의를 매섭게 비판한다. 그는 덴마크어를 배우지 못한 채 이민자 커뮤니티에 고립돼 살았던 이주노동자 아버지의 삶을 반면교사 삼아 무조건적인 개방 대신 덴마크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규모로만 이민을 수용하고 제대로 대우하는 ‘제한적 이민’ 정책으로의 대전환을 주장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 또한 이민자를 희생양 삼는 ‘이기적인 봉쇄 전략’이라는 비판도 존재하지만, 저출산과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는 한국 사회가, 이민정책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참고할 만하다.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