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대형마트 정육 코너. 이마트 제공 광고2024년 3월 국내 대형마트 돼지고기 삼겹살 100g당 판매가는 2780원으로, 한해 전보다 1520원(25.5%)이나 내렸다. 같은 기간 전반적인 물가 상승(1.9%)이나 돼지고기 도매 가격 상승(㎏당 5134원→5239원)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없는 가격 하락인데, 사실은 터무니없이 오른 가격의 ‘정상화’였다. ‘국민 특식’ 삼겹살 납품 가격을 두고 2017년부터 2023년까지 6년 넘게 짬짜미를 벌여온 혐의로 대형 돼지고기 유통업체 6곳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호)는 4일 국내 돼지고기 납품 시장을 주도하는 6개 유통업체와 임직원 12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기소된 업체는 도드람푸드, 디허스코리아(옛 CJ피드앤케어), 대성실업, 대전충남양돈축산업협동조합, 부경양돈협동조합, 보담 등 소비자들에게도 알려진 곳들이다. 이들은 2017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시작된 2023년까지 이마트에 납품하는 돼지고기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되도록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대형마트 돼지고기 가격이 시장 기준 가격이 되는 만큼 (이들 담합이) 전체 돼지고기 물가를 상승시킨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서울동부지검 제공 검찰 조사 결과, 이들 범행은 2017년 이마트가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각 업체의 견적 가격을 공개하지 않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몇몇 업체가 몰래 가격 정보를 주고받다가 납품 가격을 맞추기 시작한 것이다. 가령 한 업체가 “삼겹살 1만8천원으로 하자”고 운을 떼면 다른 업체들이 소액의 차이만 두고 이마트에 입찰 가격을 제시해 들키지 않는 선에서 가격을 맞추는 식이었다.광고 이마트 입찰 업체가 늘어난 2021년부터는 아예 ‘삐에로방’ ‘무항생제방’ 등으로 이름 붙인 단체 비밀대화방까지 만들어 한층 일상적인 짬짜미가 시작됐다. 담당자가 바뀌면 후임자에게 인계해주고, 새 납품 업체가 들어오면 단체 대화방에 초대할 정도로 조직적인 범행이 이뤄졌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이마트가 범행 기간 이들 업체로부터 사들인 돼지고기 구매액은 총 1조2천억원, 1억4200만㎏에 이른다. 검찰 수사에 앞선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과정에선 업체 차원의 ‘증거 인멸’이 이뤄진 정황도 곳곳에서 나타났다. 공정위에서 가장 먼저 조사를 받은 한 업체 담당자는 모든 참여자 휴대전화에서 대화방이 삭제되도록 조처했다. 또 다른 업체에서는 준법감시를 해야 할 법무팀 직원이 영업팀장에게 관련 자료 삭제를 조언하기도 했다. 검찰이 기소한 임직원 가운데는 공정위 조사 등을 방해하는 데 가담한 4명도 포함됐다.광고광고 소비자들은 믿었던 ‘삼겹살의 배신’에 씁쓸함을 토로했다. 김아무개(42)씨는 “고물가 탓에 고기라고는 그나마 삼겹살을 자주 구매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마저도 소수 업체에 의해 이렇게 쉽게 가격이 좌지우지됐다는 사실이 황당하다”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