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27일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허공을 쳐다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 광고 야마구치 지로 | 일본 호세이대 법학과 교수광고 지난 2월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둔 직후 개회했던 특별국회가 지난달 25일 막을 내렸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지난 중의원 선거 때 국민적 지지에 힘입어 재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국회에서 여당 주도로 통과된 법안들을 보면, 총리와 국민이 바라는 것 사이의 큰 괴리를 절감하게 된다.광고광고 먼저 일본에 닥친 상황을 확인해보자. 현재 일본 경제의 최대 문제는 엔화 약세다. 2010년대 초반 엔화 가치는 달러당 100엔 정도였다. 수출 주도형 국가인 일본의 경제에 엔저는 ‘순풍’으로 작용한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었다. 2012년 말 출범한 제2차 아베 신조 정부는 이른바 ‘다른 차원의 금융완화’로 엔저를 부추겼다. 지난해 다카이치 정부 출범 당시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0엔대 후반이었는데 최근 160엔대로 고착되고 있다. 엔저가 수출 대기업 이익을 키우고 주가 상승을 가져온 건 맞다. 하지만 그사이 노동자의 실질 임금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 기업 이익이 사회로 환원되는 구조가 무너진 것이다. 되레 식량과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 국민 입장에선 엔저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생활고만 가중됐다. 올해 엔저 속도가 더 빨라지는 건 일본 경제와 재정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정부 부채 잔액은 1300조엔(약 1경1640조원)을 조금 넘는다. 일본 국내총생산(GDP) 2년치 규모다. 인구가 줄고 사회보장 지출은 늘어나는데, 노동력 감소로 수익 창출 능력은 저하되고 있다. 무역 흑자의 핵심이던 자동차 산업마저 전기차(EV)에 뒤처져 고전이 예상된다.광고 일본이 선진국에서 밀려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다. 경제학자들 가운데는 ‘달러당 200엔 시대’를 점치는 이들도 있다. 일본은행이 정부에 종속된 채 탄력적 금융 정책을 펼치지 못하는 것도 엔저 지속 전망의 근거가 된다. 최근 유가 상승 등까지 겹쳐 국민 생활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 이르자 국민들도 위기를 주시하고 있다. 일본 내각부의 ‘사회의식에 관한 여론조사’를 보면, ‘사회 전체에 대한 만족도’는 2010년대 초반부터 10여년간 ‘만족 60%, 불만족 40%’ 정도로 평가됐다. 그래도 국민들이 일본 상황을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2년간 ‘만족’, ‘불만족’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2040 젊은 세대의 ‘불만’이 60% 정도로 역전 양상을 보인다. ‘상황이 악화하는 분야’로 물가, 재정, 경기, 경제력이 꼽힌다. 절반 이상의 국민이 이 네가지 분야에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지속가능한 경제·재정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정부 정책은 권위주의 혹은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에 관한 것으로 흘러왔다. 특히 이번 국회에서 개정된 ‘황실전범’(법률)은 국민이 기대한 ‘여성 천황’의 등장을 저지하려는 게 분명했다. ‘남존여비’ 사상이 2020년대 일본에 다시 고착하고 있다. 정부의 다음 과제는 소비세다. 총리는 지난 중의원 선거 때 식료품 소비세 감세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여야 정당과 전문가로 꾸려진 협의체 ‘국민회의’가 끝내 이 문제에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총리에게 최종 판단을 넘겼다. 재원 확보 없이 감세를 결정하면 금융 시장에서 정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이는 금리 상승과 추가적인 엔화 약세 등 문제를 빚을 수 있다. 반면 감세를 보류하면 공약 파기라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다. 고공행진 하던 다카이치 정부의 지지율이 최근 추락하고 있다. 총리는 시장 불신과 지지율이라는 문제 사이에 끼여 있다. 총리의 정부 운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라 있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어려운 문제와 정면으로 맞서는 게 지도자의 책무다.광고
역대급 엔저 시대, 다카이치 정부의 과제 [세계의 창]
야마구치 지로 | 일본 호세이대 법학과 교수 지난 2월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둔 직후 개회했던 특별국회가 지난달 25일 막을 내렸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지난 중의원 선거 때 국민적 지지에 힘입어 재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국회에서 여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