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3기 진실화해위원회 조사개시 결정 기자회견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 6층 진실화해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려 김귀옥 상임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광고정영훈 | 변호사·전 2기 진화위원회 조사2국장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가 출범 약 5개월 만에 첫 조사개시를 결정했다. 2기 종료로 조사가 중지된 2111건 가운데 2101건은 조사개시, 10건은 사전조사 대상이 됐다. 조직 구성과 조사 준비에 힘써온 위원과 직원들의 노력으로 3기 위원회의 조사 시계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주어진 시간은 생각보다 짧다. 과거사정리법은 최초 조사개시 결정일부터 기본 3년간 조사하되, 완료하기 어려우면 1년씩 두차례 연장할 수 있도록 한다. 이번 조사개시일을 기준으로 하면 기본 조사 기간은 2029년 7월까지다. 그런데 사무처장과 조사1·2·3국장 등 핵심 지휘부 구성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고, 신설 조사3국의 조직도 갖춰지는 중이다. 여기에 2기 이월 사건 2111건과 이미 접수된 6천여건의 신규 신청 사건을 함께 조사해야 한다. 3기에서는 권위주의 통치 시기 인권 침해 사건의 조사 범위를 국가인권위원회 설립일인 2001년 11월25일 이전까지 확대했다. 해외 입양과 선감학원, 형제복지원 등 집단수용시설 사건도 별도의 주요 조사영역이 됐다. 해외 조사와 구조적 분석, 다수 피해자의 개별 사실 확인이 필요한 사건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광고이러한 조사 범위의 확대와 사건의 복잡성을 고려하면 기본 3년 안에 모든 조사와 의결을 마치기는 쉽지 않다. 이는 조사관들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부와 국회가 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적기에 지원해야 한다. 현재의 사건 규모와 조직 구성 상황을 고려하면 1년 연장 가능성도 현실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1년을 연장하면 조사 기간은 2030년 대통령선거와 새 정부 출범 시기를 관통한다. 이것은 단순한 일정 문제가 아니다.2기 위원회는 정권 교체 이후 위원장과 위원들 사이 이념적 충돌을 겪었다. 위원회가 진보와 보수의 공방장이 되면서 진실 규명과 화해라는 본래 목적은 뒤로 밀렸고, 위원회 결정의 권위와 피해자들의 신뢰도 크게 흔들렸다. 이런 공방이 3기에서도 재현된다면 최악의 결과다. 그 피해는 오랫동안 결정을 기다려 온 피해자와 유족에게 돌아간다. 최근 대통령과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그 대상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기관장 등이지만, 정권 교체와 함께 전임 정부가 임명한 기관장의 임기를 종료해야 한다는 논리를 위원회까지 확대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광고광고새 정부 출범 뒤 위원장 교체와 위원 구성의 변화가 일어난다면, 2기 위원회에서 나타났던 이념적 대립과 내부 갈등이 반복될 가능성은 한층 커진다. 기본 조사 기간 3년이라는 시간표는 단순한 행정적 기한으로만 볼 수 없다. 2기 위원회가 정권 교체 이후 겪었던 혼란을 고려한다면, 가능한 한 안정된 조사 체제 안에서 주요 사건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미도 읽어야 한다.그렇다고 모든 사건을 서둘러 종결하자는 뜻은 아니다. 자료가 충분한 사건은 조기에 의결하고, 고령 피해자와 자료 소실 우려가 있는 사건을 우선 조사해야 한다. 장기 조사가 필요한 집단 사건도 기본 3년 안에 핵심 사실 조사와 판단의 틀을 세워야 한다. 연장이 불가피하더라도 그 기간은 새로운 조사를 무리하게 확대하는 시간이 아니라, 이미 진행된 조사를 보완하고 최종 의결하는 기간이 되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위원회의 독립성과 조사 역량을 뒷받침하고, 위원회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조사 속도를 설계해야 한다.3기 진화위가 안정적으로 조사를 마치고 진실 규명과 화해의 소임을 다하기를 바란다. 그럼에도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그것이 2기의 혼란을 반복하지 않고 피해자들의 신뢰와 위원회 결정의 권위를 지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