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28일 오후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옛 미군기지 캠프 레드클라우드 정문 앞 ‘시민품으로’를 차량들이 오가고 있다. 의정부시는 이 관통도로 부지를 국방부에서 빌려 쓰며 해마다 1억5000만원 안팎의 사용료를 낸다. 광고28일 오후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옛 미군기지 캠프레드클라우드(CRC)를 가로지르는 관통 도로. 승용차, 배달 오토바이, 화물차들이 왕복 2차로를 쉴 새 없이 오갔다. 자전거를 타고 인도 쪽에서 이동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5분 동안 세어 보니 통과한 차량만 80여대였다. 도로만 개방됐을 뿐 양옆으로는 철망으로 가려져 있었다. 이 도로에는 이용자들도 알기 어려운 ‘비밀’이 하나 숨어 있다. 시민들은 통행료 없이 이 길을 이용하지만 의정부시는 국방부에 해마다 1억5000만원 안팎의 사용료를 낸다는 것이다. 인근을 지나던 호원동 주민 강민수(35)씨도 기자의 설명을 듣고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강씨는 “미군이 떠난 부지를 시민들이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활용 방안을 빨리 마련하는 게 급선무 같다. 그래야 사용료 문제도 함께 풀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캠프레드클라우드는 2022년 2월 반환돼 국방부가 소유·관리하고 있다. 의정부시는 이듬해 7월 기지 정문과 후문 사이 약 1㎞를 왕복 2차로 도로로 열었다. 이 길은 미군기지에 막혀 있던 가능동과 녹양동을 잇는다. 이 도로 개통 전 양주시 방면에서 의정부 도심으로 가려면 기지 동쪽으로 돌아야 했지만 이제는 길이 단축됐고 주변 정체가 줄었다.광고 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자기네 행정구역 안에 있는 도로 사용에 대해 돈을 내는 건 부지가 의정부시 소유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의정부시는 올해 1월에는 70년 만에 시민에게 돌아온 길이라는 뜻을 담아 이 도로에 ‘시민품으로’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하지만 정작 도로 자체는 시민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의정부시는 도로 부지 1만697㎡를 국방부에서 1년 단위로 빌려 쓴다. 사용료는 부지 면적, 개별공시지가, 법정 요율, 사용 기간을 토대로 정한다. 2023년에는 7월 개통 뒤 연말까지 남은 기간을 따져 9200만원을 냈다. 2024년 1억5100만원, 지난해 1억5000만원, 올해 1억5200만원을 냈다. 광고광고28일 경기 의정부시 옛 미군기지 캠프 레드클라우드 내부 관통도로에서 차량과 자전거가 철책 사이를 지나고 있다. 2023년 7월 개방된 이 길은 가능동과 녹양동을 잇는다. 사용료를 면제받으려면 부지 취득 계획이 필요하다고 한다. 강원 원주시와 인천시의 경우 과거에 미군이 사용한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국방부와 협약을 맺고 한시적으로 무상 사용했다. 하지만 의정부는 취득 계획이 없다. 재정 여건상 부지를 사들이기 어렵다며 무상 양여나 무상 사용을 요구해왔다. 그게 안 받아들여지니까 매년 국방부 허가를 받고 도로 사용료를 낸다.광고 지방자치단체가 도로 사용료를 중앙 부처에 내는 이례적 사례를 놓고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경기 의정부갑)은 지난해 1월 반환 미군기지를 지자체가 도로·주차장·공원로 쓸 경우 무상으로 빌려주거나 넘길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법 개정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국방부가 사용료를 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의정부시의회는 31일 관련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최경호 미군반환공여지 시민참여위원장은 “관통도로 사용료는 연간 1억5000만원이라는 돈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경기 북부의 희생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정의와 공정의 문제”라고 했다.28일 오후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옛 미군기지 캠프레드클라우드 정문 앞 ‘시민품으로’를 차량들이 오가고 있다. 의정부시는 이 관통 도로 부지를 국방부에서 빌려 쓰며 해마다 1억5000만원 안팎의 사용료를 낸다. 글·사진 송상호 기자 ss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