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2024년 4월19일 아침 서울 영등포구 해상병원 격리실에서 환자 박아무개(58)씨가 침대 머리맡과 벽 사이에 하반신이 끼인 채 4시간 가까이 사투하다가 의료진에 의해 발견된 직후의 모습. 이때가 5시59분이었는데 시시티브이 상으로 환자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하지만 이후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6시19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 CCTV 영상 갈무리 광고2년 전 입원환자가 격리실 벽과 침대 사이에 끼여 방치됐다가 사망해 법원으로부터 손해배상금 지급 판결을 받은 서울 해상병원이 항소심 재판부에 “피해자가 안전확보를 위해 침대와 벽 사이를 선택해 들어갔다”는 내용의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2차 가해’라는 비판이 나온다. 27일 한겨레 취재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정신의료기관 해상병원을 운영하는 재단법인 한국산업보건환경연구소(대표 최영호)는 지난달 30일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한 항소심 준비서면에서 “피해자의 행동이 ‘알코올중독 환자의 구석 지향적 이상행동’에 해당한다”며 “망인의 경우 사방의 위협을 막으려는 ‘안전 확보 심리'로, 침대와 벽 사이 협소한 공간을 선택한 이상, 이를 강제로 끌어내는 것은 망인으로 하여금 ‘생명의 위협'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격리의 경우 활력증후(징후) 등을 살피는 것보다는 정서적 안정 상태가 우선시될 수밖에 없다. (수면 상태의 환자를) 깨우게 된다면 정서적 안정에 더 문제, 더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었다”고 했다. 병원 내 격리실에서 침대와 벽 사이 끼인 환자가 4시간 넘게 구조를 받지 못하다가 숨진 데 대해 환자 스스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벽과 침대 사이를 선택해 들어갔으며, 환자가 사투 끝에 정신을 잃은 상황을 놓고 “수면상태였으므로 깨우면 더 위험했다”는 주장이다.광고 한겨레가 확인한 격리실 시시티브이를 보면, 2024년 4월18일 자해를 한 뒤 봉합 처치를 받고 저녁 9시45분께 이 병원에 응급입원한 박아무개(58)씨는 자정 이후 좁은 격리실이 답답한 듯 문을 두드리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다 이튿날 새벽 2시12분 침대를 밀던 중 침대와 벽 사이에 하반신이 끼인다. 그는 4시31분까지 2시간 넘게 엎드린 자세로 어떻게든 빠져나오려고 손 위치를 바꾸는 등 안간힘을 쓰지만 지쳐 서서히 움직임을 멈춘다. 이후에도 간헐적으로 미세한 움직임을 보이며 4시간 가까이 방치됐던 박씨는 의료진에 의해 5시55분 발견된 뒤 입원 8시간 만인 6시19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해상병원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시시티브이를 통한 관찰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단정하는 것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며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자료. 환자 사망사건 당일의 사진이 아닌 최근 간호사실 사진을 올렸다. 유족 제공 앞서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 제922민사 단독 송승용 부장판사는 박씨의 아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망인에 대한 격리가 시행되는 동안 망인의 경과를 면밀히 관찰하고 필요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를 위반했다. 병원 의료진의 경과 관찰상의 과실로 인해 사망했다”며 병원이 유족에게 1억28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병원이 항소해 현재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광고광고 다수의 정신병원 사망사고 유족을 대리해온 최정규 변호사(법무법인 원곡 대표)는 “ 소송대리인은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기본적 인권 옹호라는 변호사법 제1조(변호사의 사명)라는 관점에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는 주장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활력 징후 확인은 의료진의 기본책무이고 이를 위반해 사망에 이른 사건에서 책임 제한이 아닌 책임 자체를 부정하는 변론이 피해 유족들에게 또 하나의 상처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 아들 박아무개씨는 이날 한겨레에 “침대가 틈 하나 없이 빠듯하게 들어갈 정도로 격리실이 좁은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의료진이 시시티브이를 봤다면 환자가 위기상황에 처했음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을 텐데 보상금 지급을 피하려 말장난을 한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해상병원 쪽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문무의 담당 변호사와 전화 통화를 하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광고 유족은 병원 쪽이 경과 관찰의 증거자료로 준비서면에 첨부한 간호사실 시시티브이 사진에 대해서도 사실을 호도하려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병원 쪽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시시티브이를 통한 관찰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단정하는 것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며 증거자료 2장을 제출했는데, 사건 2년여가 흐른 지난달 22일 1시22분, 26일 0시44분 해상병원 5층 간호사실을 비추는 시시티브이 사진이었다. 해당 사진에는 ‘간호사 업무중 시시티브이를 확인함'이라는 제목을 달고 간호사 시선과 시시티브이 사이에 화살표까지 표시했다. 경찰은 병원 책임자인 최영호 한국산업보건환경연구소 대표와 사망 당일 당직 간호조무사였던 정아무개씨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지난 5월 불송치 결정한 바 있다. 피해자 유족이 바로 이의신청을 하면서 두 사람 모두 자동송치됐고 현재 검찰은 간호조무사에 대해서만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를 한 상태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단독] “환자가 안전 위해 침대와 벽 사이에”…‘끼임 사망사고’ 해상병원 ‘환자 탓’ 주장
2년 전 입원환자가 격리실 벽과 침대 사이에 끼여 방치됐다가 사망해 법원으로부터 손해배상금 지급 판결을 받은 서울 해상병원이 항소심 재판부에 “피해자가 안전확보를 위해 침대와 벽 사이를 선택해 들어갔다”는 내용의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2차 가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