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티타워 의료혁신추진단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류우종 선임기자 wjryu@hani.co.kr 광고“반구대병원에서 그런 사건이 났는데도, 지적장애인들을 분리하지 않고 그대로 병동을 운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이형훈(60)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최근 5년간 지적장애인으로 확인된 4명을 포함한 총 5명의 입원 환자가 사망한 울산 반구대병원과 관련해 “지적장애인들이 다른 환자들과 분리돼 생활하도록 울산시 등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시설폐쇄 등 강력한 행정처분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결과에 따라 법적 검토를 하고 전원이 가능한지 등을 울산시 등과 협의해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와 함께 울산시 울주군 반구대병원 현장을 3일간 합동조사한 보건복지부가 이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복지부에서 보건의료 분야를 총괄하는 이형훈 2차관은 지난 26일 오전 서울 중구 티타워 의료혁신추진단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만나 울산 반구대병원 사건 등 정신장애인 인권침해 문제를 비롯한 정신건강 정책 방향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이 차관은 인터뷰 제안에 “난처한 인터뷰가 될 수 있지만, 반구대병원 등의 문제가 절실한 이슈라는 데 공감해 어렵게 응했다”고 했다.광고 인권위의 방문조사와 한겨레 보도를 통해 반인권적이고 비위생적인 환경 및 폐쇄병동 내 사망사건이 잇따라 드러나 보건복지부-인권위 합동조사를 받은 울산 반구대병원은 지적장애 및 자폐장애 등 발달장애인 환자가 전체 202명 중 129명(63.8%)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 병원에서는 의료진의 적절한 개입이 없는 상태에서 지적장애인들이 다른 정신장애인들에 의해 목숨을 잃는 등 사망 사건이 반복됐다. 연쇄 사망사건 이후에도 지적장애인들이 별도로 분리되지 않은 채 폐쇄병동이 운영되고 있다. 인권위는 지난 4월 검찰총장에게 이 병원 원장과 행정원장을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고발했고, 울산경찰청은 이 병원에서 발생한 사망사건 5건을 재수사 중이다. 이 차관은 지적장애인의 정신병원 입원과 관련해 “발달장애인은 지역사회에서 가족의 돌봄과 사회서비스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며 “(정신의료기관의)치료환경 개선뿐 아니라 지역사회 내 돌봄, 자립을 위한 기반을 두텁게 해나가겠다”고 했다. 또 정신장애 분야 주요 의제로 급성기에 처한 중증 정신질환자가 안전하게 응급입원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자살예방을 위한 일반인의 정신건강 바우처 사업을 강조했다.광고광고 이 차관은 1994년 제38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공직기간 가장 긴 시간을 보건복지부에서 지냈다. 2023년 10월부터 2025년 3월까지는 정신건강정책관으로 일했는데, 이후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공공조직은행장으로 임명돼 일하다가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현직에 발탁됐다. 다음은 일문일답.울산시 울주군 두동면에 위치한 반구대병원. 최근 5년간 발생한 5건의 사망사건과 함께 각종 환자 인권침해 사실이 밝혀지면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광고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 등 16개 정신장애인 단체가 모여 경기 부천시 원미구 더블유진병원 앞에서 격리·강박으로 인한 사망사건 규탄 및 재발 방지 대책 요구 집회를 연 2024년 8월9일 오전 병원 입구 모습. 이 병원은 입원환자 사망 사고로 인한 업무정지 기간이 끝난 올해 2월 폐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 반구대병원에선 병원 쪽의 관리·감독이 미흡한 상태에서 환자간 사망사건을 비롯한 여러 인권침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월 인권위와 합동조사를 한 결과인데, 어떻게 보셨나요. “인권위와 합동조사를 한 결과, 반구대병원에서는 불법 잠금장치, 인력 기준 준수 여부 등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환자 중에는 발달장애인이 많았는데, 발달장애인 돌봄은 사실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보는 사안입니다. 2024년 6월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통합돌봄 서비스를 지원하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계속 확대할 계획입니다. 반구대병원에 입원한 발달장애인들은 돌봄을 받는다기보다 수용 형태로 있는 게 문제로 보입니다. 또 다른 정신질환자들과 섞여 생활하면서 더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되고요. 인권위와 합동조사를 했고, 관계 법령에 따라 보건소에서 시정 명령도 했습니다. 사망사건의 경우엔 인권위가 검찰에 고발해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결과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인권위 조사결과를 보셨을 텐데, 이 정도면 보건복지부가 나서서 시설폐쇄 등의 가장 강력한 행정처분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요.광고 “부천 더블유(W)진병원의 경우, 30대 여성 환자가 2024년 격리·강박당한 끝에 사망했는데 올해 자진 폐원을 했습니다. 거기 입원했던 환자들을 모두 분산해서 다른 병원으로 전원조치를 시킨 것으로 알아요. 반구대병원은 계속 운영을 하는 상황이니까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법적 검토를 하고, 현실적으로 그곳에 계신 분들을 전원하는 게 가능한지, 또 어떻게 전원할 것인지 울주군, 울산시, 경남도 등과 협의를 해보겠습니다.”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티타워 의료혁신추진단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류우종 선임기자 wjryu@hani.co.kr ― 반구대병원에서는 지적장애인과 조현병 등 다른 환자들을 한곳에 모아 놓으면서 사망사건이 연쇄적으로 벌어졌어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보건당국에서 지적장애인들을 다른 환자들과 분리하는 조처를 해야 하지 않나요? “타당한 지적인데요. 이런 지적장애인분들을 구분해서 병동을 달리 쓰거나 하는 것들을 반구대병원 및 관할 울주군 보건소 등과 추가로 협의해서 실태 파악한 뒤 병동 분리가 가능한지 등을 함께 검토를 해보겠습니다. 그런 사건이 났는데도 그대로 병동을 운영하는 것은 사건 예방 차원에서도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 지적장애인들이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하는 게 적절하냐는 근본적인 질문도 있어요. “그분들은 지적장애 또는 자폐장애의 정도가 심해 정신과적 진단을 받았을 겁니다. 물론 발달장애인은 지역사회에서 가족의 돌봄과 사회서비스를 받는 게 바람직하고, 실제 저희가 최중증 발달 장애인에 대해서는 장애인 운동단체나 보호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통합 돌봄서비스를 더 확대하기 위해 애를 많이 쓰고 있어요. 예산도 꽤 큽니다. 2026년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통합 돌봄 서비스 예산은 921억원이며 24시간형 340명, 개별형(맞춤형 낮 활동 서비스 제공) 500명으로 총 2340명을 대상으로 합니다.” ― 가족 돌봄을 받기 어렵거나 장애인복지시설에서 받아주지 않는 중증 지적장애인들에게 자의적으로 정신장애 진단명을 붙여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때문에 발달장애인에 대한 정신병원 입원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요. 또한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통합돌봄서비스를 말씀하셨는데,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는 1차관 관할이고 정신병원 문제는 2차관 관할입니다. 담당 부서가 달라, 혼선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발달장애인의 입원은 의료적으로 꼭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이루어져야 합니다. 다만 발달장애인들이 발달장애 이외에 정신질환을 진단받는 경우가 있으며, 적기에 효과적인 치료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정신의료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차관과 2차관의 관할이 달라서 정책 추진에 혼선이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의료기관에서의 치료와 퇴원 후 지역사회 내 재활 및 돌봄은 연속선상에 있기 때문에, 정부는 치료 환경 개선뿐 아니라 지역사회 내 돌봄, 자립을 위한 기반을 두텁게 해나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를 국정과제로 삼고, 치료·재활·활동서비스, 공공후견 등 다양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22년 1월18일 밤 9시19분 울산시 울주군 반구대병원 폐쇄병동에서 지적 장애인 김도진(가명)씨가 한 환자의 손에 이끌려 방으로 들어가고 있다. 오른쪽은 김씨 살해를 주도한 주범이고, 왼쪽은 종범이다. 피해자 김씨가 옷을 벗은 채 탈출을 시도하다가 이들에 의해 방안으로 밀려들어 간 시각은 25분 뒤인 9시44분이었다. CCTV 영상 갈무리 ― 지난 4월 인권위 주최로 열린 ‘2026 정신의료기관 시설·환경 실태조사 결과발표 및 토론회'에서는 “한국의 전반적 의료 수준은 높지만, 정신병원의 서비스 수준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도 안 되게 낮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정신질환을 두 부류로 나누면 조현병이나 조울증 등 중증 정신질환을 겪는 분들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 우울·불안·스트레스 등 경증 정신질환 문제에 시달리는 분들이 있어요. 서비스 수준이 낮다고 하신 부분은 전자 쪽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정신과 치료 서비스나 상담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그 부분에 대한 서비스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정신병원 현장에 가보셨나요? “네. 광주 천주의성요한병원이나 중독 전문병원인 인천참사랑병원, 국립정신건강센터 등에 가봤습니다.” ― 좋은 병원만 가보신 거 아닌가요?(웃음) 낙후된 병원 현장을 가면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환경이라 조사자들이 다녀와서 며칠간 잠을 못 이룬다고들 해요. 이런 병원들이 개선되려면 보건소가 나서야 하는 게 아닌지요. 정신의료기관 상대로 정신건강복지법 이행 집중 단속 기간을 두거나 해서 각종 지침을 잘 지키는지 수시로 감독하고 시정명령 내리고, 불이행하면 적극적으로 영업 정지 등의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네. 저희가 2024년에도 지역 보건소를 통해 전국 388개 정신병원의 격리·강박실태에 대해 전수조사를 했는데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보건소 담당자들이 어느 정도 관심과 집중도를 갖고서 볼 것이며 또 실제로 실효성 있는 조사를 통해 개선을 이뤄낼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노력 또는 조치를 할 의향이 있습니다. 다만 지역 보건소장이나 담당자들과 상당한 의견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공문을 통해서 실태조사 요구를 하고 그 결과를 제출받아 확인해야 하는데, 형식적인 작업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게 하는 노력을 함께 해야죠.”2024년 4월19일 아침 서울 영등포구 해상병원 격리실에서 침대 머리맡과 벽 사이에 하반신이 끼인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피해자. 그는 전날 입원해 이 병원 격리실에서 4시간 동안 이렇게 방치된 채 숨졌다. CCTV 영상 갈무리 이 차관은 이밖에도 여러 정신장애 분야 현안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이 폐지를 주장하는 보호입원제(가족 등 보호의무자의 동의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강제로 입원시키는 제도)에 대해서는 의견수렴 후 결정할 문제라는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정신병원 보호사에 대해서는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자격 요건 등 관리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공감했다. 정신병원 격리·강박과 관련해선 지난해 격리 24시간, 강박 4시간, 연속 격리·강박 8시간 초과 금지를 규정한 보건복지부 지침 개정안 발표를 언급하며, 환자에 대한 신체 구속은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최소화되도록 현장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정신장애 당사자들이 급성기에 처했을 때 응급입원 대신 지역사회 내에서 일시적으로 머물며 안정을 취하도록 하는 동료지원쉼터는 현재 7개소에서 30년까지 시도별 1개소씩 확충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신장애인들에게 가족을 대신해 법원이 후견인을 지정하게 해 권리행사를 돕는 공공후견인제도, 정신장애인들이 훈련받은 동료지원가들에게 도움을 받는 동료지원 절차조력 제도에 대해서는 지역간 편차를 완화할 수 있도록 지속 확대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 최근 정신장애인 이슈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게 무엇인지요. “조현병·조울증 등 중증 정신질환을 겪는 분들이 자·타해 위험 등 급성기에 처했을 때 경찰·소방이 정신과 전문요원들과 협조를 해서 원만하게 응급입원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하는데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급성기 환자의 입원과 집중치료를 위한 정신의학적 응급처치료를 지난해 9월 올리기도 했는데 여전히 부족하다는 말씀들이 나오고 있고요. 급성기 환자분들이 초기에 집중치료를 잘 받는 게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격리·강박이 불가피하게 이뤄지더라도 지침을 잘 준수하도록 해야 하고요. 이런 급성기 환자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기존 13개소인 권역 정신 응급의료센터를 2030년까지 17개소까지 늘리는 것도 중요한 변화입니다.”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티타워 의료혁신추진단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류우종 선임기자 wjryu@hani.co.kr ―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 있으시면. “저는 두 그룹의 정신건강 서비스 대상자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그룹은 이른바 전통적인 정신질환자라고 하는 조울증·조현병 환자분들이 있고요. 여기에 대해 2013년 오이시디(OECD, 경제협력개발기구)는 ‘한국의 정신건강 보고서(Mental Health in Korea)'에서 ‘시설 입원 중심의 정신보건 체계에서 정신질환자의 퇴원 후 지역사회 재활’을 강조하는 권고를 한 적이 있어요. 두 번째 그룹은 우울·불안·불면·스트레스 같은 경증 정신질환을 가진 분들입니다. 재난을 경험한 뒤 트라우마를 겪는 분들도 있고요. (2025년 보건복지부의 국가 정신건강현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정신질환 치료 수진자 수는 2019년 약 205만명에서 2024년 약 282만명으로 77만명 증가했다. 이 중 외래환자는 277만명이다.) 오이시디는 이에 관해 영국의 아이에이피티(IAPT, 심리치료 접근성 향상 서비스)를 모델로 권고했어요. 이후 저희도 2024년 7월부터 ‘전국민 마음 투자 지원사업’을 시행했고, 이재명 정부 들어선 ‘정신건강 심리상담 바우처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바우처 지원대상자로 결정되면 전문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 사업은 지난 3월 발표한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2026~2030)'에 담겨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스트레스 많은 사회라고 하지 않습니까? 중증 정신질환자 중에 고위험군이 더 많다고 하지만, 우울·불안·스트레스가 극심해져 자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신건강 정책의 중요한 목표는 자살예방입니다. 20년 넘게 오이시디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중·경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이형훈 보건복지부 2차관 주요 이력 △1966년 광주 출생 △연세대 경영학과 △서울대 대학원 정책학 석사 △제38회 행정고시 △세계보건기구(WHO) 파견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 △대통령비서실 사회정책비서관실 선임행정관(문재인 정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 △재단법인 한국공공조직은행장 △보건복지부 제2차관(2025. 6~ )
환자 연쇄 사망 반구대병원…복지부 차관 “지적장애인 다른 환자와 분리 필요”
“반구대병원에서 그런 사건이 났는데도, 지적장애인들을 분리하지 않고 그대로 병동을 운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이형훈(60)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최근 5년간 지적장애인으로 확인된 4명을 포함한 총 5명의 입원 환자가 사망한 울산 반구대병원과 관련해 “지적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