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광고 전성인 | 전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세상이 변했다. 언젠들 세상이 가만히 있었겠느냐마는 요즘 세상은 확실히 옛날, 아니 불과 몇년 전과도 다르다. 경제 현상도 낯설다.광고 수출 물가 상승이 전체 경제의 인플레이션을 견인하는 것은 새롭다. 생산 증가율과 소득 증가율이 큰 괴리를 보이는 것도 새롭다. 경상수지와 환율의 괴리는 많은 전문가들이 이미 지적했다. 가히 ‘멋진 신세계’다. 그러나 고질병처럼 변화하지 않는 모습도 있다. 특히 눈에 밟히는 것은 두가지다. 하나는 청년층을 가로막고 있는 고용절벽이고, 다른 하나는 누를수록 용수철처럼 오히려 더 튀어 오르는 집값이다.광고광고 우선 고용절벽부터 살펴보자. 올해 우리 경제는 매우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고용은 뜻대로 늘어나지 않고 있다. 6월 고용동향을 보면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약 10만명 정도 감소했다. ‘고용 없는 성장’의 현주소다. 청년고용 수치는 더 비관적이다. 청년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약 20만명 감소했다. 청년고용률은 43.9%로 26개월째 하락 중이다. 이 수치는 30~40대의 고용률인 81%의 대략 반 토막이고, 심지어 60살 이상의 고용률인 48%보다도 낮다. 청년실업률은 7%로 전체 실업률 2.3%를 훌쩍 상회한다. 그야말로 깎아지른 고용절벽이 청년층을 막아서고 있다.광고 그럼 이들은 어떻게 생계를 유지할까? 혹시 고용절벽 때문에 생산 과정에는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경로로 소득은 그럭저럭 수취하고 있는 것일까? 노동소득이 막혔더라도 자본소득이 있다면 생계를 유지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동학개미와 서학개미를 보자. 이들은 주식투자 형태로 자본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배당 등 이익을 수취한다. 따라서 이들은 설사 국내에서 실업자 혹은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하더라도 자본소득을 누릴 수 있다. 충분한 금액인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그런데 일자리를 못 찾은 청년층이 주식투자에 동원할 자본은 충분히 가지고 있을까? 부잣집 자식이 아닌 한, 그럴 리 없다. 여기서 청년층의 비극이 시작된다. 어느 곳으로부터건 소득이 나올 곳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상황은 ‘풍요 속의 빈곤’이고,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끊어진 ‘가난의 대물림’ 초기 단계다. 두번째 고질병인 집값 상승은 청년층에 또 다른 절벽과 좌절감을 선사한다. 우선 직장을 가진 청년들의 입장에서 볼 때 현재의 집값은 정상적인 저축과 대출을 통해 주택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수준이 아니다. 그래서 좌절한다. 직장을 가지지 못한 청년은? 말해 무엇 하랴.광고 집값 상승은 또 다른 측면에서 좌절감의 원천이 된다. 집은 역사적으로 가장 안전하고도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최고의 투자처였다. 기성세대는 모두 이 방법을 통해 부를 축적했다. 전세에서 시작해서 신규 주택 분양받아 나중에 프리미엄 받고 팔고, 경우에 따라서는 갭투자도 하면서 말이다. 좋게 말하면 투자고 나쁘게 말하면 투기다. 우리 세대는 대부분 그렇게 했다. 그런데 바로 이 가장 확실한 재산 증식 방법이 청년층에는 사실상 막혀 있다. 집값이 높은데다 대출도 소득심사고 뭐고 해서 깐깐하다. 언감생심이 따로 없다. 물론 고용절벽과 집값 상승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요즘과 같은 ‘멋진 신세계’에서는 이 문제가 자동적으로 심화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고용을 수반하지 않는 생산은 노동소득과 자본소득의 괴리를 극도로 심화시킨다. 노동소득의 비중은 줄어들고 자본소득은 넘쳐난다. 그런데 자본소득의 상당 부분은 역사상 가장 안전하고 고수익을 보장하는 투자처인 부동산으로 흘러들어 간다. 그래서 고용절벽은 심화하고 집값 상승은 이 구조 속에서 자체적인 상승 동력을 얻게 된다. 여기서 정책의 필요성이 나온다. 청년 정책과 부동산 정책이 그것이다. 그런데 청년 정책, 특히 고용 정책은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고용 확대를 위해서는 민간이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공지능(AI)이 보편화한 새로운 경제환경 아래서 청년층은 물론이고 인간 그 자체가 의미 있는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지도 미지수다. 그에 비해 부동산 정책은 조금 더 정책적 처방이 가능하다. 물론 어떤 처방 하나가 만병통치약일 수는 없다. 아마도 투기억제 정책, 공급확대 정책, 그리고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세대별 특화 정책 등이 모두 필요할 것이다. 중요한 점은 부동산 정책이 향후 경제 정책의 매우 중요한 근간임을 인식하고 거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시간 여유는 많지 않다. 청년층의 시계는 째깍째깍 흘러가고, 멋진 신세계는 이미 우리 문을 두드리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