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세금 관련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광고전성인 | 전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부동산 세제 개편이 초읽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은 물론 정책실장과 국세청장까지 부동산 세제 강화를 외치고 있다. 아마도 최근 서울 지역의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고 잠깐 주춤했던 주택 가격이 다시 상승 기조를 보이는 데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부동산 세제의 두 축은 거래세인 양도소득세와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다. 현재 정부는 이 두 세제를 모두 손질하려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어떻게 손질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가?광고첫째, 조급해서는 안 된다. 최근의 주택 가격 상승에는 불가피한 측면이 많다. 대표적인 이유가 명목 소득의 증가다. 6월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 잠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17.1% 상승했다. 31년 만의 최고치다. 이는 국민 경제의 평균이므로 반도체 업종 등 일부 잘나가는 업종의 명목 소득 증가는 더욱 현저할 것이다.소득이 늘어나면 자산 수요가 늘고 자산 가격이 올라간다. 주택 가격도 오른다. 그런데 이를 부동산 세제 강화를 통해 막으려고 하는 것은 자칫 본말이 전도된 정책이 될 수 있다. 부동산 세제 개편은 눈앞의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부동산 세제의 정상화’라는 좀 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목표를 가지고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광고광고둘째, 거래세와 보유세 모두를 강화해서는 안 된다. 경제학을 배울 때 귀에 못이 박히게 듣는 말이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다. 이 정책은 부동산 보유 동기는 억제하되, 부동산을 처분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퇴로를 열어주는 정책이다. 그래야 세제 개편이 ‘매물 잠김’이 아니라 ‘매물 유도’ 정책이 될 수 있다. 이솝 우화를 보면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것은 매섭게 휘몰아치는 북풍의 위력이 아니라 땀을 흘리게 만드는 햇살이었다.셋째, 보유세의 경우 그 구조를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 ‘중과’ ‘공제’ ‘합산 배제’ ‘공정 가격’ 등 세금쟁이들이 좋아하는 단어를 가능한 한 배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택 가격에 대해 단일 세율로 과세하는 것이 훨씬 더 정책 효과가 클 수 있다.광고왜 그럴까? 단일 세율이면 주택 가격을 굳이 합산할 필요가 없고, 명의신탁이나 미성년자 증여 등 비정상적인 조세 회피 수단을 사용할 유인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상한 공제 제도를 싹 정리하면 (세무사의 먹거리는 조금 줄어들 수 있지만) 보유세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와 정책 수용성은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넷째, 보유세제를 단순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당연한 것으로 치부해온 ‘1가구 1주택’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대체로 달랑 집 한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까지 보유세를 부과하는 것은 조금 심하지 않으냐고 생각한다. 반대로 한 사람이 주택을 여러채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투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고 본다. 그러나 이것은 지나치게 순진한 생각이다.달랑 집 한채를 보유한 사람이 과연 투자 이익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매입 또는 매도 결정을 할 것인가? 아니다. 부동산 보유로부터 이익을 얻고자 하는 유인은 1주택자나 다주택자나 대동소이하다. 이런 보편적 심성을 무시하고 ‘1주택자는 선이고 다주택자는 악’이라는 이분법에 매몰되는 순간 정책은 삐딱선을 타고 시장은 즉각 다른 해법을 찾는다. ‘똘똘한 한채’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고, ‘다주택자로 간주되느니 차라리 일부를 증여하겠다’는 결심도 이런 섣부른 이분법의 소산이다.마지막으로 세제 혜택을 줄 때는 그 조건을 정당하게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등록임대 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 문제를 보자. 등록임대 제도란 다주택 보유자가 ‘내가 이처럼 다주택을 보유한 이유는 투자 목적이 아니라 이를 임대 주택 공급 용도로 사용하기 위함’이라고 말하는 것을 정부가 신뢰하고 그에 따라 양도세 중과 면제 등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광고이런 취지라면 등록임대 사업자는 원칙적으로 투자 이익을 누려서는 안 된다. 다주택 보유는 투자 용도가 아니라 임대 용도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등록임대 사업자가 임대 수익을 올리는 것은 무방하지만 투자 이익을 얻는 것은 반칙이다. 따라서 등록임대 사업자가 보유 주택을 매각해서 얻는 이익 중 은행 정기예금 금리를 초과하는 수익은 모두 국가가 세금으로 환수하는 것이 맞다.자유라는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세제는 정권의 피를 먹고 자란다. 자칫 잘못하면 정권이 날아갈 수 있다는 말이다. 이재명 정부가 모처럼 어려운 어젠다를 잡았다. 과욕을 버리고 천천히 정도를 걸어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