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게티이미지뱅크광고안태호 | 정책금융팀 기자 ‘병:맛’은 암이나 희귀난치성 질환을 겪는 2030의 투병기와 삶을 담는 잡지다. 지난 6월 한겨레에 실린 ‘2030 투병인 잡지 ‘병:맛’…“섣부른 위로 경계합니다”’ 기사로 처음 알게 됐다. 읽고 나니 나도 나의 ‘병:맛’을 꺼내놓아야 할 것 같았다.나의 병명은 ‘호지킨 림프종’이었다. 쉽게 말하면 혈액암이다. 2012년 늦은 여름 “큰 병원에 가보셔야 할 것 같다”는 진부한 대사를 들었던 것이 시작이었다. 양쪽 폐 사이에 장기가 없는 공간인 종격동에 있어서는 안 될 덩어리들이 자라나 있다고 했다.광고대학 졸업을 한 학기 남기고 1년간 휴학한 뒤, 복학해 취업 전선에 뛰어들 준비를 하던 때였다. 항암제를 정맥으로 곧바로 투여하기 위해 가슴에 케모포트를 심었고, 6개월 동안 2주 간격으로 항암 치료를 받았다. 이어 한달 동안 방사선 치료도 받았다.치료는 비교적 순조로웠다. 첫 항암부터 치료 효과가 확인됐고, 호지킨 림프종이라는 녀석이 다른 혈액암에 견줘 완치율도 높은 편이었다. 항암 치료를 받을 때마다 나흘 동안 심한 멀미에 시달리는 것 같았고, 정상적인 면역세포까지 함께 죽이는 항암제 특성 탓에 감염되지 않도록 늘 조심해야 했지만 말이다.광고광고치료를 마치고 나서는 재발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취업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12월 한겨레에 보도된 ‘“암 환자였어요? 채용 못 합니다”…치료만큼 힘든 2030 ‘취업 차별’’ 기사에 나온 암 경험 청년들의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암 치료 탓에 휴학 기간은 2년 반으로 늘어났다. 면접에서 이 공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암 치료 사실을 솔직하게 밝혀야 할지 고민했지만 결국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스물아홉에 첫 직장에 취업했다.돌이켜 보면 20대 중반, 취업을 준비하던 시기에 병을 알게 된 것이 그나마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취업 준비가 다소 늦어지는 것으로 그쳤기 때문이다. 서른을 넘어 사회 진입이 늦었다는 조바심을 느낄 무렵 치료를 받았거나, 어렵게 취업해 막 경력을 쌓기 시작한 뒤 암을 알게 됐다면 어땠을까.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광고취업한 뒤에는 술이 문제였다. 딱히 술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적당히 마시면 된다고 생각했다. 처음 일을 시작한 신문사는 ‘우리 회사는 술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꼭 그렇진 않았다. 소맥을 홀짝이던 나에게 한 선배는 “술 그렇게 홀짝거리며 마시면 안 된다. 이것도 다 훈련이다. 취재원 만나서 술을 많이 마셔도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뒤로는 주는 대로 다 마셨다. 이러다 큰일 나지 싶어 멘토 선배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뒤 2년간 무알코올 회사 생활을 했다. 그런 선택을 이해해주는 조직이어서 감사했다.암 치료를 마치고 한가지 결심한 게 있다. 매년 한번씩 혈액암 환우 카페에 들러 “저, 잘 살고 있어요”라고 생존신고를 하는 일이었다. 힘든 사례가 주로 올라왔고, 치료 이후 잘 지낸다는 글은 드물었기 때문이다. 처음 몇년은 매년 글을 올렸지만, 어느 순간부터 병을 잊고 살면서 생존신고도 멈췄다. 그래서 소중한 지면을 빌려 말하고 싶다. 암 경험 청년이던 12년차 기자, 무사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eco@hani.co.kr
나의 병:맛 [슬기로운 기자생활]
안태호 | 정책금융팀 기자 ‘병:맛’은 암이나 희귀난치성 질환을 겪는 2030의 투병기와 삶을 담는 잡지다. 지난 6월 한겨레에 실린 ‘2030 투병인 잡지 ‘병:맛’…“섣부른 위로 경계합니다”’ 기사 로 처음 알게 됐다. 읽고 나니 나도 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