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상형철 더필잎재활요양병원 이사장은 병원에서 치료가 시작되지만 진정한 치유는 일상과 삶의 방식을 바꿔야 가능하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 자연치유 학교 ‘상원장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광고상형철 더필잎재활요양병원 이사장은 조금 특별한 꿈을 갖고 있다. 병원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가 오랫동안 품어온 꿈은 ‘병원 없는 세상’이다. 물론 그도 병원을 운영한다. 인천시 부평구 장제로에 있는 더필잎병원은 중풍, 파킨슨 등 노인성 질환자와 암 후유증 환자를 치료하는 재활요양병원이다. 양·한방 협진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많은 환자가 회복 뒤 퇴원을 목표로 치료받고 있다. 치료를 잘한다는 소문을 듣고 찾는 환자가 많아 250개 병상 대부분이 채워질 정도로 병원 운영은 안정적이다. 그래서 상 이사장은 3년 전 병원장직을 내려놓고 치료 일선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 이제 오랜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다.광고더필잎재활요양병원은 건강을 되찾 아 퇴원하는 환자 비율이 높다는 점을 자랑한다. 이를 위해 대형병원 출신의 수준 높은 의료 인력을 초빙했고 간호사 비중도 법령 기준보다 높게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일대일 맞춤형으로 진행되는 집중치료 “제가 말하는 병원 없는 세상은 병원이 사라지는 세상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자기 몸과 소통하고, 자기 안의 치유력을 믿고, 스스로 건강을 지켜가는 세상입니다.” 그런 세상을 위해 상 이사장은 자연치유 교육 프로그램 ‘상원장의 집’을 열었다.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평창동에 있는 작은 공간에서 진행된다.광고광고 주요 프로그램은 자연치유 기초를 배우는, ‘상원장과 함께 하는 원데이(One-Day) 클래스’와 ‘100일 클래스’, 음식챙김·마음챙김·호흡챙김·모세혈류챙김·림프챙김 과정으로 구성된 ‘마바스(Mind·Body·Spirit) 치유학교’다.상형철 이사장이 지난 3월26일 서울 평창동 ‘상원장의 집’에서 열린 자연치유 프로그램에서 음식챙김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암 환자와 만성질환자는 물론 건강한 삶의 방식을 배우고 싶은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다. 참가 신청은 ‘상원장의 집’ 누리집(www.doctorsangcenter.com)과 유튜브 채널 ‘상원장의 자연치유학교’를 통해 받고 있다. 참가비는 없다. 비영리법인 자연재단이 비용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상 이사장은 병원 수익의 상당 부분을 재단에 지원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는 지난 10여 년 동안 ‘병원 없는 세상’ 활동과 자연치유 교육에 수십억원을 지원했다. ‘병원장의 비싼 취미생활’이라는 냉소적인 뒷말도 들렸다. 하지만 그는 웃으며 말한다.광고 “병원 수익은 수많은 환자가 좋은 일 하라고 기부한 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병원 없는 세상 활동에 쓰는 돈이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상 이사장은 오랫동안 한 가지 질문을 품고 살아왔다. “사람은 왜 병들고, 어떻게 다시 건강해지는가?” 그 질문은 자신의 ‘아픔’에서 시작됐다. 그는 한의대 재학 때부터 만성피로와 불면, 부정맥, 과민성대장증후군을 달고 살았다. 병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 졸업 뒤 군의관 생활을 할 때나 제주 서귀포에서 한의원을 운영할 때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자신의 병은 고치지 못했지만 한의원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서귀포 인구가 5만 명이던 시절, 한의원 문을 연 지 10년이 지나자 차트 번호가 5만2천을 넘어섰다. 성공한 한의사였다. 하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낮에는 환자를 치료했지만 밤에는 병 때문에 힘들었다. 유기농 식단도 해봤고, 좋다는 치료도 받아봤다. 하지만 몸은 갈수록 무너져 내렸다.광고상형철 더필잎재활요양병원 이사장이 지난 12일 인천시 부평구 장제로에 있는 병원 이사장실에서 ‘내 몸 안에 있는 100명의 의사’를 깨우는 자연치유 학교 ‘상원장의 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더 큰 고통은 자신이 치료하지 못한 환자들을 마주하는 일이었다. “돈을 받고 치료했는데 병이 낫지 않은 환자들을 만나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잔칫집이나 상갓집에서도 혹시 마주칠까봐 고개를 들지 못했어요.” 2008년, 그는 제주 생활을 정리하고 서울로 옮겼다. 그리고 2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쉬었다. 그러다 우연히 독일 정신과 의사 요하네스 슐츠가 개발한 이완요법, ‘아우토겐 트레이닝’을 접하게 됐다. 8주 과정을 마친 뒤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다. 평생 자신을 괴롭히던 불면증이 사라진 것이다. 잠을 깊이 자기 시작하자 부정맥도 줄어들었고, 장 건강도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때 처음 깨달았어요. 몸이 생각보다 훨씬 똑똑하다는 것을요. 우리가 몸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몸은 스스로 회복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그의 공부는 병원 밖을 향했다. 일본의 니시의학, 독일과 스위스의 통합의학, 칼 사이먼튼의 종양심리치료 등 각국의 자연의학 프로그램을 찾아다녔다. 그는 병을 치료하는 방법보다 왜 몸이 스스로 회복하지 못하게 되었는지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병은 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은 병원에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건강은 결국 삶의 방식에서 만들어집니다.” 자신의 병을 고치지 못해 세상을 헤매던 한의사는 그렇게 자연의학자가 됐다. 그리고 자신이 배운 치유법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었다. 그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바로 ‘상원장의 집’이었다. “이곳에서는 병 대신 삶을 이야기합니다. 무엇을 먹을지, 어떻게 숨을 쉬어야 하는지, 왜 마음이 병드는지, 어떻게 몸 안의 회복력을 깨울지 등을요.”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모든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다보니 자연재단의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다. 후원자들이 함께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그는 오래전 마련해둔 부동산 일부를 정리해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외부 기부금에 의존하지 않고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상원장의 집 운영에는 ‘마바스 자원봉사회’가 힘을 보태고 있다. 믿음직한 동행자도 있다. 한의대 1년 후배인 아내 김성옥 원장이다. ‘1호 봉사자’이기도 한 김 원장은 매주 토요일 환자와 일반 참가자들을 위해 두 가지 식사를 직접 준비한다. 한의사가 직접 만드는 약선 식단이다. 부부가 함께 꿈꾸는 ‘병원 없는 세상’은 그렇게 한 끼 식사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상 이사장은 이제 인생의 후반부를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지금까지는 채우는 삶을 살았습니다. 더 큰 병원, 더 많은 환자, 더 많은 성과를 향해 달려왔지요. 그런데 돌아보니 채우는 삶에는 끝이 없었습니다. 이제는 비움의 삶을 살고 싶습니다. 비워서 나에게도, 또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되는 삶 말입니다.” 권복기 건강한겨레 기획위원, 사진 더필잎재활요양병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