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K-축구 혁신위원회 2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고“축구 경기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전직 문화체육관광부 체육 쪽 고위관료는 최근 한국 사회의 ‘홍명보 논란’에 대해 이렇게 의문을 제기했다. 월드컵 경기 결과에 우리 사회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이다. 사실 대한축구협회의 헌법이라 할 수 있는 정관 2조에는 “국위선양”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먼저 “축구의 보급과 국민의 체력증진, 스포츠 정신 함양 기여”를 목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체육 최상위법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체육진흥법에는 “체육 진흥과 체력 증진”에 더해 “연대감, 스포츠 정신, 인권, 국민의 행복”(1조) 등 사회적 가치를 담고 있다.광고 한국 스포츠 정책의 이런 전제와 비교하면, 홍명보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2패로 탈락한 것을 계기로 국내에서 이뤄지는 상황은 놀라울 정도다. 대통령까지 나서 홍 감독의 무능력을 탓했고, 문체부와 경찰까지 동원되고 있다. 정치권도 청문회(22일)를 예고하고 있다. 한번 찬찬히 살펴보자. 홍 감독은 월드컵 A조 1차전 체코와의 경기에서 승리(2-1)했다. 그때 사람들은 홍명보의 선수 교체를 ‘신의 한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3차전 남아공전 패배(0-1) 뒤에는 무능력한 지도자가 됐다. 이길 때는 전술로, 질 때는 인격으로 평가하는 것은 일관성이 없는 일이다.광고광고 문체부는 최근 K축구 혁신위원회 2차 회의를 통해 축구협회가 기존의 정관에 따라 새 회장을 선출하는 것을 원천 봉쇄했다. 혁신위원회는 축구협회장 유고 시 보궐선거 기한(60일)을 연장하고, 선거인단(100~300명)도 확대할 수 있도록 상위법(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규정)을 개정할 테니, 이에 맞춰 선거 일정 등을 짜도록 압박했다. 축구혁신위의 행보는 2024년 말 발표한 축구협회 감사 결과의 원칙과 비교된다. 당시 문체부는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사소한 규정 위반도 엄정하게 다스렸다. 지금은 규정을 바꿔주겠다며 현행 규정을 무력화시켰다. 대한체육회 소속 70개 안팎의 단체가 있는데, 문제가 생기면 문체부는 일일이 나설 것인가. 광고 정치권의 개입도 근본적인 치유와 거리가 있어 보인다. 국회 청문회에 따른 축구협회 자료 요청 건수는 30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개 메인 스폰서 기업에 대해서도 계약서 자료 등을 요청하고 있는데, 축구 브랜드에 대한 기업의 신뢰도가 떨어지면 장기적으로 협회 재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협회는 걱정한다.홍명보 감독. 연합뉴스 살림 규모나 자립도가 종목 단체 최고 수준인 축구협회가 위기에 몰린 이유는 정몽규 전 회장의 리더십 실패 때문이다. 정 회장은 천안에 코리아풋볼파크를 건립하는 등 나름의 성과도 냈지만, 전력강화위원회가 10차례 회의를 통해 만든 감독 후보 순위(1위 홍명보, 2위 다비드 바그너, 3위 거스 포옛)를 인정하지 않고, 변덕스럽게 개입하면서 위원회의 결정 시스템을 붕괴시켰다. 축구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한 태도는 건강한 비판이 설 자리를 잃게 했고, 내부 인사나 정무적 판단에서도 흐름에 뒤처졌다. 그렇다고 한국 축구의 경쟁력이 특정인을 희생양으로 삼거나, 스포츠 단체의 자율성을 부정하는 데서 살아날 수는 없다. 축구협회는 앞으로 회장 선거 사무로 일상적인 업무가 마비될 것이다. 정관 개정, 선거운영위 구성, 후보자 등록, 선거인단 구성, 공보물 전달, 국제축구연맹의 직접투표 규정에 따른 투표장 섭외, 선거 관리 운영 등은 수개월에 걸친 지난한 작업이다. 비용도 많이 늘어난다. 이 과정에서 축구혁신위가 제시한 “유소년 축구 육성이나 첨단 기술 시스템 도입” 약속은 유명무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홍 감독 논란의 발단이 된 전력강화위원회의 독립성을 위한 제도 개선은 아마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축구 개혁을 얘기하지만 광풍만이 몰아치는 상황은 상식적이지 않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