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광고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해서’(작위) 부정적 결과가 나왔을 때, 그것을 ‘하지 않아서’(부작위) 부정적 결과가 나왔을 때보다 상황을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1990년 미국 심리학자 조너선 배런이 개념화한 ‘부작위 편향’이다. 일도양단식으로 설명하기 힘든 인간 심리의 복잡함을 풀어주는 이론이지만, 정치에서는 어떤 선택에 뒤따르는 정치적 비용을 가늠해야 할 때 유용한 참조 틀이 되기도 한다.보완수사권 이슈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치밀하게 준비한 개혁도 공백과 부작용은 반드시 나타나기 마련이다. 바뀐 제도는 기존 시스템에 적응한 인간의 행동 패턴과 충돌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먼저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뒤 ‘장윤기 사건’과 유사한 사례가 불거지는 경우를 가정해보자(검찰개혁 반대 세력과 보수언론은 눈에 불을 켜고 그런 사례를 찾아낼 것이고, 없으면 비슷한 케이스를 엮어내기라도 할 테니까). 제도를 추가로 보완하거나 원래대로 되돌리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분출할 것이다.하지만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도한 처지에선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는 게 정책 오류를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선택이 쉽지 않다. 그러면 여론은 한층 악화되고 내부에선 자중지란이 벌어질 것이다. 결국 어떤 수준에서든 제도를 손봐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한 건 제도 보완에 나서는 순간 ‘정치적 정당성 위기’가 시작된다는 점이다. 제도를 없애는 것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았음에도 그것을 굳이 없애 문제를 일으켰으니, 아무리 사후 보완에 나선들 이미 현실화된 ‘정당성 위기’는 회복이 어렵다.광고반대로 보완수사권을 존치했는데 검찰이 이를 고리 삼아 별건·표적 수사를 벌이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렇게 되면 여권은 법령 개정이나 세부 지침 신설로 그 고리를 차단하거나, 그것으로도 부족하면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선택지를 다시 고려할 수 있다. 물론 지지층은 에돌아 온 것에 대해 비판하고 책임을 물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방향이 검찰의 권력화를 막는다는 애초 목적에도 부합하기 때문에 여론의 역풍은 제도를 폐지했다가 문제가 터져 수습할 때에 견주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닐 것이다.핵심은 있는 걸 없애서 문제가 터졌을 때와, 있는 걸 뒀다가 문제가 터졌을 때 정책 결정을 주도했던 세력이 감당해야 할 정치적 부담의 크기는 다르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작위와 부작위가 수반하는 리스크의 비대칭성이다.이세영 논설위원 mon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