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오티티(OTT) 드라마 ‘가스인간’ 포스터.광고홍석재 | 도쿄 특파원“몸에 안 좋은 게 맛있는 법이야.”일본 오티티(OTT) 드라마 ‘가스인간’에서 주인공인 형사 오카모토 겐지(오구리 슌)가 사카모토 마모루(피에르 다키) 경시총감에게 담배 한개비를 건네받으며 듣는 말이다. ‘부산행’, ‘군체’ 등으로 유명한 연상호 감독이 각본, 총괄 연출을 맡아 국경 불문 고개를 끄덕일 대사로 웃음을 자아낸다. 지난 2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드라마는 일본 1위, 한국 5위, 글로벌 7위(비영어 부문) 등 인기를 끌고 있다.광고한국에선 낯설지만, 1960년 개봉한 원작 영화 ‘가스인간 제1호’는 일본이 자랑하는 ‘특촬물’(특수촬영물)의 고전이자 명작이다. 이번에 한·일 합작 8부작으로 리메이크되면서 원작의 매력적 소재를 살리되, 한국식 치밀한 구성과 연 감독 특유의 ‘사회 비판적 초현실 영화’라는 색깔을 덧입혀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밑바닥 삶을 살다가 정부 비밀 프로젝트에 동원돼 죽음 직전, 몸을 기체로 바꾸는 능력을 얻은 ‘가스인간’이 연쇄 복수 살인극을 벌인다는 내용이다.원작은 ‘미녀와 액체인간’(1958년), ‘전송인간’(1960년)과 함께 ‘변이인간 3부작’으로 불린다. 특히 3부작 시작 격인 ‘액체인간’은 1954년 태평양 비키니섬 주변에서 미국이 수소폭탄 ‘캐슬 브라보’를 실험했던 실화를 소재로 했다. 당시 먼바다에서 조업하던 일본 ‘제5후쿠류호’ 선원들이 피폭됐고, 한명이 여러달 뒤 사망했다. 태평양 전쟁 당시 미군 원자폭탄에 21만여명이 숨지는 참상을 겪은 일본으로선 전후 또 다른 피폭 사망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그 공포감이 ‘액체인간’에 그대로 반영됐다. 과학을 오용한 인간이 괴물을 낳는다는 비판적 사회 분위기는 2년 뒤 ‘전송인간’, ‘가스인간’으로 이어졌다.광고광고‘변이인간 3부작’은 거대 괴수 영화의 전설인 ‘고질라’ 탄생과도 연결고리가 있다. 1954년 개봉한 ‘고질라’ 첫 장면에서도 ‘캐슬 브라보’ 핵실험이 연상되는 섬광과 함께 어선이 침몰한다. 바다 밑 고질라가 깨어나는 것도 핵실험 때문이다. 당시로는 파격적인 특수효과와 일본 사회의 핵 공포를 투영한 영화는 관객 960만여명을 동원했다. 거대나방과 익룡이 비슷한 탄생 배경으로 등장하는 영화 ‘모스라’, ‘라돈’ 등 아류작도 큰 인기를 끌었다. ‘가스인간 제1호’와 ‘고질라’를 만든 혼다 이시로 감독은 태평양 전쟁 에 동원됐고, 원폭 피해 참상을 직접 목격한 인물이기도 하다.영화계를 포함한 일본 사회 전반의 반전·반핵 분위기는 정치권으로 이어졌다. 1967년 사토 에이사쿠 총리는 ‘비핵 3원칙’(핵무기를 만들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을 발표했다. 전쟁을 일으켜 결국 핵무기 피해국이 됐다는 반성과 반전·반핵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제도화한 것이다.광고최근 일본에서 핵 관련 얘기가 나오면 으레 일본 정부의 ‘안보 3문서 개정’ 추진에 대한 우려로 대화가 이어진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가 이를 통해 ‘비핵 3원칙’을 흔들고 핵무기 반입 길을 열려 한다는 관측이 많다. 양심 있는 시민들의 잇단 대규모 반전·반핵 집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히로시마·나가사키의 참혹한 기억이 여전한데 일본 정부는 핵에 무엇을 기대하는 걸까? 영화는 영화일 뿐이지만, 대개 이런 스토리는 비참한 결말로 끝난다.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