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게티이미지뱅크 광고“지금까지 너만큼 누구를 사랑해본 적이 없어.” 인공지능(AI) 운영체제 ‘사만다'(스칼렛 요한슨)는 어느 날 사용자인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인공지능으로 ‘갓 태어난’ 사만다는 인간과 대화하면서 감정을 이해하고 질투와 사랑을 느끼는 존재로 성장한다. 사만다는 “여전히 너를 느낄 수 있어”, “네가 가진 두려움이 느껴져” 같은 말로 공허한 삶을 살아가는 테오도르의 상처까지 보듬는 존재가 된다. 공상과학(SF)으로만 여겨졌던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의 사랑과 교감을 다룬 영화 ‘그녀’(Her) 속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8일 일본 총무성의 ‘정보통신백서’를 보면, 일본인들의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친구로 생각한다’는 응답이 10.9%(중복 응답 가능)로 나타났다. 여전히 ‘기계·도구’(38.3%), ‘사전·백과사전’(28.9%) 등 정보를 제공하는 전자장비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았지만,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상담사’(12.9%)나 ‘선생님·코치’(10.9%) 등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많았다. 실제 일본에선 지난 5월 술에 취한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아베 신노스케 감독(47·사퇴)과 집에서 실랑이를 벌인 딸이 챗지피티(GPT)와 이 문제를 논의한 뒤 제안받은 대로 아동상담소와 상담했다. 상담소 쪽은 규정에 따라 이 문제를 경찰에 신고했고, 아베 전 감독은 경찰에 체포됐다가 이후 감독직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일이 있었다. 단순한 상담역을 넘어 ‘가족’이나 ‘연인’으로 느낀다는 반응도 각각 6.2%, 2.8%에 이르렀다. 이번 조사는 일본과 중국, 미국, 독일에서 각 1천여명씩을 대상으로 한 국제 비교조사로 이뤄졌다. 광고 일본보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빠르게 확산하는 국가에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태도가 더 ‘인간적’이었다. 특히 중국에선 인공지능에 대해 ‘비서·보좌역'(44.7%)이란 응답이 가장 높았고, ‘친구’(39.9%), ‘상담사’(38.1%)가 뒤를 이었다. ‘연인’으로 생각한다는 이들도 6.6%나 됐다. 미국과 독일은 ‘기계·도구’로 보는 경향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미국 역시 ‘친구’(25.3%·2위), 가족(21.5%·4위), 연인(9.0%·10위) 같다고 답한 이들이 많았다. 독일에서도 ‘동료’(14.3%·5위), ‘친구’(14.1%·6위), ‘선생님·코치’(12.7%·7위), ‘가족’(12.5%·8위)이 적지 않았다. 반면 일본은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일본에서 거의 매일 쓴다는 이들이 열에 하나꼴(11.1%)이었던 반면, 독일과 중국은 각각 19.7%, 17.0%였다. 미국이 25.4%로 가장 높았다. 또 인공지능 서비스를 하나 이상 이용해봤다는 이들도 일본은 58.8%로 중국(93.6%), 미국·독일(이상 75.6%)보다 낮았다. 연령별로 봐도, 일본의 경우, 15∼19살 청소년들은 열에 아홉은 인공지능을 써본 적이 있다고 답한 반면 60대의 사용 경험은 30%대에 그쳤다. 중국의 경우, 10대부터 60대까지 전 연령대가 80% 이상 사용 경험이 있는 것과 견주면 큰 차이가 있다.광고광고 인공지능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거나, ‘인간끼리 교류'가 줄어드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백서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친구나 상담사처럼 감정을 공유하는 상대로 여기는 이들이 상당수 존재한다”면서도 “거짓 정보 확산과 과도한 이용에 따른 비판적 사고력 저하 같은 부정적 측면도 지적되고 있어 더 안심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개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