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예스퍼 피스커 덴마크암협회장, ‘한-덴마크 환자 중심 의료 대화’ 참석 보건청장 지낸 뒤 암협회장으로 변신 “‘환자 권리’ 목소리 낸 것이 출발점 되어 정부는 환자단체를 정책 파트너 삼고 단체는 데이터·근거 바탕 전문성 갖춰” 환자가 ‘대상에서 주최로 변신’ 큰 변화지난 3일 서울 성북구 주한덴마크대사 관저에서 열린 ‘한-덴마크 환자 중심 의료 대화’ 간담회 행사 전경. 주한덴마크대사관 제공 광고“환자들이 덴마크 의료제도에서 ‘주체’로 충분히 참여하고 있습니까?” “아니요. 충분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지난 3일 서울 성북구 주한덴마크대사 관저에서 열린 ‘한-덴마크 환자 중심 의료 대화’ 간담회에서 예스퍼 피스커 덴마크암협회장은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의 질문에 의외의 대답을 내놨다. 덴마크 내 환자단체는 지난 25년에 걸쳐 정부 의료보건정책에서 강력하고 필수적인 협상·협력 대상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피스커 회장은 “환자 권리 활동이 가장 앞선 유럽 지역 안에서도 덴마크가 가장 선도적인 국가 중 하나”라고 자부하면서도 여전히 의료 체계 안에서 환자의 권리 보장 상황이 미흡하다고 평가한 것이다. 지난 3일 서울 성북구 주한덴마크대사 관저에서 열린 ‘한-덴마크 환자 중심 의료 대화’ 간담회에서 발표 중인 예스퍼 피스커 덴마크암협회장. 최지현 기자 jhchoi@hani.co.kr 이날 자리는 주한덴마크대사관이 덴마크 보건·의료 분야 기업 5개사(노보노디스크, 룬드벡, 페링제약, 레오파마, 콜로플라스트코리아)와 함께 새롭게 출범한 환자 중심 의료 협력체인 ‘라이프사이언스 얼라이언스’의 첫 공식 활동으로 마련됐다. 양국의 환자 중심 의료 및 환자권리운동 활동 현황을 공유하며 환자의 목소리를 정책과 의료 현장에 좀 더 효과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방안과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논의했다.광고 같은 자리에 있던 보건복지부와 학계 관계자, 안 대표를 비롯한 환자단체 대표들은 피스커 회장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졌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20여 년간 각고의 노력으로 겨우 자리 잡은 환자권리운동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과 환자안전법을 거쳐 환자기본법이 제정돼 내년 시행을 준비하는 제도적 상황 등에 대한 고민과 미래에 구현할 ‘한국형 환자 중심 의료’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한 시간이었다.지난 3일 서울 성북구 주한덴마크대사관저에서 열린 ‘한-덴마크 환자 중심 의료 대화’ 간담회에서 발표 중인 예스퍼 피스커 덴마크암협회장. 최지현 기자 jhchoi@hani.co.kr 피스커 회장은 현대 덴마크 보건의료 개혁과 환자단체 활동에서 상징적인 인물이다. 보건복지 관료로 덴마크 사회부·보건부 차관을 거쳐 보건청장을 지냈고 2018년부터 덴마크 내 가장 큰 환자단체인 덴마크암협회 대표(CEO)를 맡고 있다. 관료이면서도 환자의 목소리를 정책 논의 중심에 놓은 인물이다.광고광고 그가 보건청장 재임 당시 환자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구축한 국가암계획과 ‘암 표준진료 지침’은 지금까지도 국제적으로 모범적인 의료개혁 성과로 꼽힌다. 암 환자의 치료 대기 상황이 심각했던 당시 제도적으로 각 암종의 표준치료지침에 기반해 의료기관 역할을 재분배하고 암 환자에겐 9일 내 진료 의뢰, 21일 내 진단 완료 및 항암치료 시작을 보장하면서 국가적인 의료 지연 문제를 단번에 뒤집었다. 최근엔 국가 보건의료구조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돼 내년 시행 예정인 ‘보건의료 개혁 권고안’ 마련을 주도했다. 건강한겨레는 이날 자리에 앞서 2일 피스커 회장을 만나 환자 중심 의료의 의미와 환자단체 활동의 방향성을 물었다. 그는 ‘작은 도토리가 큰 참나무가 된다’는 덴마크 속담을 인용하며 “환자권리운동의 핵심은 신뢰를 얻고 지속적으로 그 신뢰를 유지하는 일”이라고 조언했다.광고지난 3일 서울 성북구 주한덴마크대사관저에서 열린 ‘한-덴마크 환자 중심 의료 대화’ 간담회 행사 후 (왼쪽부터)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예스퍼 피스커 덴마크암협회장, 미카엘 헴니티 빈터 주한덴마크대사, 신현두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 의료기관정책과장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최지현 기자 jhchoi@hani.co.kr -덴마크의 환자 권리 보장 운동과 의료보건제도의 변화 과정은? “25년 전 덴마크 의료체계의 질은 그리 높지 않았고 환자들은 보건의료제도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며 그저 수동적인 상황이었다. 암 환자들이 진료 대기자 명단에서 언제 치료받을지 모른 채 죽어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가적인 정치 논쟁이 격렬해졌고, 환자들은 ‘환자의 권리가 없다면 보건의료 영역의 발전이 환자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환자 권리 도입에 대한 강력한 목소리를 냈다. 이 결과 환자 참여와 환자 권리가 법에 보장됐고, 진료실에서의 치료법 결정에서부터 보건의료체계 내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서 환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특히, 보건의료정책을 수립하는 데 주요 환자단체들을 능동적인 주체로 참여시켜야 한다는 것이 덴마크의 오래된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지난 25년간 덴마크의 의료 상황을 형편없는 수준에서 더 나은 수준으로 나아가게 한 원동력이 됐다.” -환자단체와 산업계의 바람직한 협력 방향은? “덴마크에선 환자단체가 어떠한 명목으로라도 민간 산업계에서 받는 재정 지원을 전체 재정의 최대 5%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특히 제약·바이오 산업계로부터는 전체 재정의 1%도 받지 않는다. 재정적으로 독립돼야만 환자들의 목소리에도 훨씬 더 많은 무게와 신뢰가 실리고 산업계와 협력할 때도 당당할 수 있다. 산업계와는 신약 개발 및 도입과 관련한 협력이 많다. 신약에 대한 환자들의 필요도 높고 가격도 비싸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덴마크암협회는 매년 약 2천만달러(약 300억원)의 연구 보조금을 집행하는 연구기관의 역할도 수행한다. 전체 재정의 3분의 2 수준으로, 산하 연구소의 자체 연구 외에도 별도의 2600만덴마크크로네(약 61억원)를 기업 등 외부 연구 사업에 지원한다. 이를 통해 신약 도입 과정에서 정부와 기업 모두에 정당성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신약 개발 연구 보조금 집행을 결정하는 상임위원회에서는 유럽 전역의 의학 교수와 환자 대표 2명이 동등하게 결정권을 행사하며, 보조금을 지급하면서는 신약 개발 사업에 환자 대표가 참여할 것을 필수조건으로 요구한다. 지에스케이(GSK)가 개발한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일부가 대표적인 성과다. 위원회와 지원 사업에 대한 환자 대표 참여는 신약 개발 연구 분위기를 환자 중심으로 바꾸는 최고의 묘책이었다고 평가된다.”광고 -환자 중심 의료 구축과 관련해 한국 환자단체와 정부에 제언한다면? “양쪽 모두가 환자들을 위해 서로가 꼭 필요한 파트너임을 인식하고 책임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와 행정 부처는 환자단체를 ‘귀찮은 민원인’이 아니라 ‘솔루션(문제 해결)의 일부’로 인정하고 정책 수립 단계부터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그럴 때 더 좋은 의료정책이 나온다. 환자단체 역시 정부를 비판하는 역할 뒤편에서는 당국과 상시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 환자단체가 그저 신문 헤드라인만을 장식할 스캔들이나 단발성 폭로만 쫓고 증거(데이터 및 제안 근거 등의 연구 결과)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관심을 잃고 보건의료 정책 협력의 파트너로서의 가치도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협상 대상으로서 자격을 얻으려면 제안하는 모든 것에 대해 정말 탄탄하고 확실한 근거를 갖고 접근해야 한다. 환자단체를 신뢰할 수 없다면 미래에 정부는 환자단체에 의견을 구하지 않을 것이다.” 최지현 윤은숙 기자 jhchoi@hani.co.kr
“환자 권리 강화가 의료를 완성한다”…덴마크가 증명한 25년의 변화 [건강한겨레]
“환자들이 덴마크 의료제도에서 ‘주체’로 충분히 참여하고 있습니까?” “아니요. 충분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지난 3일 서울 성북구 주한덴마크대사 관저에서 열린 ‘한-덴마크 환자 중심 의료 대화’ 간담회에서 예스퍼 피스커 덴마크암협회장은 안기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