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대한민국의학한림원·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미디어포럼 병원 내부 문서와 절차 중심 설계 탓 연명의료결정제도 지나치게 경직돼 “지역 통합돌봄 흐름 맞춰 개선 필요”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삶의 마지막 단계, 자기 결정과 최선의 의료' 미디어포럼에서 김장한 울산대 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왼쪽)와 김대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권역호스피스센터장이 발표 중이다. 최지현 기자 jhchoi@hani.co.kr 광고2016년 시작된 연명의료 결정제도가 법률을 중심으로 지나치게 경직돼 있어 향후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현재로선 말기 환자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료 현장의 특수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해 환자·가족·의료진 간 갈등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삶의 마지막 단계, 자기 결정과 최선의 의료’를 주제로 제5회 미디어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삶의 마지막 단계, 자기 결정과 최선의 의료' 미디어포럼에서 참석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제공 특히, 인공호흡기 착용 중단과 말기 환자에 대한 영양 공급 방법인 콧줄(비위관) 삽입 문제 등이 현행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연명의료 결정 과정을 거쳐 사망한 42건의 사례에 대한 김장한 울산대 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의 유가족·의료진 인터뷰 분석 연구 결과에서 확인됐다.광고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에선 영양분 공급을 중단 가능한 연명의료행위로 보지 않는다. 따라서 의료 현장에선 가장 흔한 영양분 공급 방식인 콧줄(비위관) 삽입 등을 환자가 거부해도 영양분을 공급하지 않거나 중단해선 안 된다. 환자는 ‘강제 급식’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삶의 마지막 단계, 자기 결정과 최선의 의료' 미디어포럼 패널 토의 모습.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제공 김 교수는 “법에는 영양분이라고 돼 있지만, 방법은 여러 가지”라며 “입으로 먹기, 콧줄 영양, 위루관(배에 구멍을 내 위에 직접 영양 공급), 정맥주사(TPN·밥 주사) 등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그는 “사망이 가까워지면 음식물 섭취가 어려워진다. 자연스러운 죽음의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비위관, 영양제 주사는 중단 가능한 특수연명의료행위로 분류해야 한다”고 덧붙었다.광고광고 현행 제도 설계 과정은 사전 연명의료 결정서에서 말기 환자에 대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세부 방식에 대한 파악과 안내도 부족하다. 이에 실제 의료현장에선 영양분 공급 방식을 두고 환자와 가족, 의료진 사이에 승강이가 벌어진다. 김 교수에 따르면, 환자는 콧줄 삽입을 거부했는데도 가족 동의로 시행되는 경우가 상당하다. 영양분 공급 중단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어 영양분을 공급해야 하는데, 스스로 식사하지 못하고 상주하는 보호자 등 돌봄 인력이 부족하다면 병원 환경상 콧줄 삽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이런 상황을 가족에게 알리고 동의를 받아 시술하는 실정이다. 광고 김 교수는 “이 결과 환자가 (본인은 거부한) 콧줄을 빼려고 시도해 손발을 묶거나 진정제를 사용하는 사례까지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입으로 음식을 먹는 돌봄과 인공적 영양 공급을 같은 개념으로 볼 수는 없다. 영양분 공급 문제는 결국 돌봄과 연명의료를 구분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대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권역호스피스센터장(가정의학과 교수)은 “현행 제도가 문서 작성과 임종기 판단, 가족 확인 등 핵심 절차 대부분을 병원 안에서 수행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통합돌봄 시대 변화에 맞춰 연명의료결정제도도 병원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재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임종 환자에겐 중단이 허용되지만, 말기 환자는 중단할 수 없는 인공호흡기 치료 등도 현행 제도가 낳은 혼란상으로 지적됐다. 이날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임종 환자뿐 아니라 궁극적 회복이 어려운 말기 상태에 들어선 시점부터 예외적으로라도 연명의료 보류·중단 여부를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최지현 기자 jhcho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