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지난 5일 오후 울산 동구 에이치디(HD)현대중공업 앞에서 열린 전국 이주노동자 공동행동대회에서 조선소 이주노동자와 이들을 응원하는 노동자들이 ‘나쁜 계약 철회’ 등의 구호를 적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주성미 기자 광고초호황기의 조선소 일손을 값싼 노동력으로 채운 이주노동자들이 차별 처우에 반발하며 노동조합 결성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울산 동구 에이치디(HD)현대중공업 앞에서 전국 이주노동자 공동행동대회가 열렸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일하는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 차리타가 연단에서 “우리가 노예입니까? 싸워야 합니다!”라고 외치자, 참가자들 사이에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차리타는 자신이 서명한 노동조합 가입신청서를 들어 보이며 이주노동자도 노동조합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주노동자들의 노조 결성 움직임은 최근 현대중공업이 직접 고용한 이주노동자의 근로계약서를 변경(갱신)하면서 촉발됐다. 바뀐 계약서는 그동안 이주노동자에게만 공제하던 밥값을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무료화하는 대신 기본급을 기존 약 204만원에서 187만원 수준으로 삭감하는 게 뼈대다. 고정연장노동 월 30시간도 포함됐다.광고 현대중공업은 2023년부터 직고용한 이주노동자에게 생활지원비(숙식) 명목으로 다달이 50만원 이상을 공제했다. 논란이 일자 지난해부터는 점심 식사비 21만원을 일괄 공제하고, 아침·저녁 식사는 먹는 만큼 돈을 거뒀다. 사쪽은 최근에야 매끼를 무료 제공하고, 그동안 부과한 식비도 소급해주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또 현대중공업은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이주노동자의 기본급을 인상하지 않았다.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직영 이주노동자들은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광고광고 사쪽은 내년부터 해마다 일정 수준 기본급을 인상하고, 이주노동자의 기량에 따라 추가로 차등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애초 노동자 기량에 따라 차등 지급하겠다던 성과급은 논란 끝에 일괄 지급으로 바뀌었다.에이치디(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현대중공업 제공 일부 이주노동자들은 여전히 변경 계약서 서명을 거부하고 있다. 이미 계약서에 서명한 이들도 자발적 동의가 아니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스스로의 권리 보호 등을 위해 노조 가입·결성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여러 국적에 걸친 조선소 이주노동자들 사이에 퍼지는 분위기다.광고 지난해 현대미포와 합병한 현대중공업의 원청 조합원은 1만여명이다. 직고용 이주노동자는 1600여명이다. 사내하청노동자(2만6천여명)까지 범위를 넓히면 이주노동자 비율은 약 25%에 이른다. 저임금 이주노동자 문제는 내국인 고용 악화는 물론, 조선소가 호황인데도 지역 경기는 침체되는 원인으로 꼽힌다. 민선 8기 울산시가 조선소 일손 대책으로 시험적으로 시행하는 ‘조선업종 광역형 비자’(E-7-3)를 놓고도 저임금 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이주노동자가 지역사회에 정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 체류가 가능한 이 비자를 이용해 투입된 이주노동자는 계획 인원 440명 중 133명으로, 이르면 이달 중 추가 배치된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