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지난 3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의 더덕밭에서 부산대 학생들이 비를 맞으며 잡초를 뽑고 있다. 서보미 기자광고“큰 풀은 세게 당기면 더덕 뿌리도 같이 뽑혀요. 한 손으로 땅을 누르고 다른 한 손으로 풀을 당기세요.”장맛비가 내리던 지난 3일 오전 10시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의 더덕밭에서 밭 주인 김채욱 성읍2리 이장이 새 일꾼들에게 당부했다. 8천평 밭에 흩어진 일꾼 76명이 비를 맞아가며 허리를 굽힌 채 조심스레 잡초를 뽑았다.이날 오전 4시간 동안 더덕밭에 투입된 일꾼들은 부산대 학생들이다. 코로나19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경북 의성의 마늘·샤인머스캣 농가로 ‘농활’(농촌활동)을 갔던 사회과학대학 소속 학생들은 올해는 여름방학을 맞아 제주를 찾았다.광고농케이션에 참여한 부산대 학생들. 서보미 기자이들이 물 건너 제주 농촌으로 일손을 보태러 올 수 있었던 건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제주 탐나는 농케이션’ 사업 덕분이다. 오전에는 제주 농가에서 일하고 오후에는 관광을 즐기는 이 사업에 참여하면 1인당 하루 3만원씩 지역화폐 ‘탐나는전’을 받을 수 있다. 사업비는 제주도가 지원하고 운영은 제주농업인력지원센터가 맡았다.이날부터 사흘간 더덕밭에서 일한 부산대 학생들은 1인당 총 9만원씩 지원을 받았다. 항공료를 포함해 1인당 16만원씩만 내고 4박5일간 제주에 머물 수 있었던 비결이다. 앞서 지난달 24~25일에는 호남대학교 학생 73명이 초당옥수수 농가를 도왔다.광고광고장문석 부산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24·사회학과)은 “지난해 의성으로 농활을 갔을 때는 20여명이 참여했는데, 이번에는 제주로 농케이션을 떠난다고 공고를 내니 사흘 만에 76명이 신청했다”며 “개인이 낸 16만원으로는 항공료와 여행자보험료를 냈고, 지역화폐 9만원은 숙박비와 식사비에 보탰다. 아르바이트로 한 달에 25만원 정도 버는 친구들에게는 큰 혜택”이라고 했다.부산대 학생들이 더덕 사이에 자란 잡초를 골라내고 있다. 서보미 기자평소 농촌 인력난에 관심이 컸던 구지현(20·사회학과)씨는 “몇 시간 잡초만 뽑아도 허리, 다리가 아픈데 매일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정말 힘들 것 같다”며 “농가를 도우려고 왔지만 제주라서 오는 길이 설렜다”고 전했다.광고애초 지난해 시범사업(참여 연인원 186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 프로그램은 체류형 관광(숙박하면서 여행하는 관광)을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됐다. 실제 참가자에게 지급된 지역화폐는 지역 소상공인에게 돌아간다. 새내기 김영은(19·사회학과)씨는 “열심히 일한 뒤에 고기국수와 감귤모찌를 먹고 감귤 모자도 사고 싶다”고 했다.오전 일을 마친 부산대 학생들이 더덕밭을 나서고 있다. 오후에는 관광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면 된다. 서보미 기자청년이 찾는 농촌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김채욱 이장은 “우리 마을에 한때 20개 더덕농가가 있었는데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지금은 10개 농가 정도만 남았다”며 “8천평 더덕 농사를 하려면 1년에 예닐곱번은 일당 11만원을 주고 30명씩 불러서 잡초를 뽑아야 하는데 오늘은 청년들이 도와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했다.다음달 4일에는 경상국립대학교 학생들이 온다. 농업인력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농협중앙회 제주본부의 김태범 농촌지원단장은 “여름방학을 맞은 대학생의 문의가 많다”며 “참가자들이 잡초를 제거하거나 수확이 끝난 밭을 정리해주는 것만으로도 농가에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