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피디연합회 등 언론 4단체 대표들이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언론노조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민주당의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이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사회적 논의에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광고이종규 | 저널리즘책무실장 지난해 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7일부터 시행된다. 민주당이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이라며 한껏 추어올린 바로 그 법이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밀어붙이다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로 뜻을 접은 바 있다. 이번엔 언론 보도뿐만 아니라 온라인 게시물까지 적용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더 센 놈이 왔다고나 할까. 개정 정보통신망법의 핵심은 크게 두가지다. ‘허위조작정보’ 개념 신설과 ‘가중 손해배상’ 제도의 도입이다. 이 법은 허위조작정보를 ‘허위정보 또는 조작정보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손해를 끼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타인의 인격권이나 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정보’로 규정한다. 이런 정보는 음란물 등 불법정보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유통이 금지된다.광고 만일 고의 또는 과실로 허위조작정보를 온라인에 올려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면 손해배상 책임이 부과된다. 특히 언론사나 일정한 기준을 넘는 유튜버가 허위조작정보임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이를 유통했을 경우에는 법원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가중 손해배상)을 물을 수 있다. 대다수 언론이 ‘징벌적 손해배상’이라고 부르는 조항이다. 그동안 이 사안과 관련된 언론 보도도 여기에 집중됐다. 그러나 한국 법원의 언론 보도 관련 손해배상 인용액 수준을 고려하면 ‘최대 5배 배상’을 과연 ‘징벌’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언론중재위원회가 지난해 9월 펴낸 ‘2024년 언론 관련 판결 분석 보고서’를 보면, 최근 3년간 언론 보도로 인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112건 중 배상액이 500만원 이하인 경우가 65.2%를 차지했다. 중앙값은 350만원이었다.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허위 보도’의 대가치고는 너무 적은 감이 없지 않다. 수백억원대의 배상액을 물리는 미국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이런 점에서 가중 배상은 ‘징벌’이라기보다는 ‘배상액 현실화’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광고광고 개정 정보통신망법의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오남용과 악용 가능성이다. 헌법상 기본권인 언론·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임에도, 이 법에는 모호하고 추상적인 표현이 너무 많다. ‘손해를 끼칠 의도’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 ‘공공의 이익 침해’ 등이 그 예다. 이처럼 기준이 모호할수록 자의적 적용과 오남용 위험이 커지기 마련이다. 금지되는 표현이 뭔지 불명확할 경우 국민은 법적 제재를 우려해 자기 검열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위축 효과’다.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률 규정에 대한 위헌 소송에서 ‘명확성의 원칙’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도 이 때문이다. 헌재는 2010년 ‘미네르바 사건’에서 ‘공익을 해할 목적의 허위 통신’을 처벌하는 전기통신기본법 조항에 대해 이런 이유를 들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공익’이라는 개념이 너무 추상적이라는 취지였다.광고 명확하게 개념화하기 힘든 ‘허위조작정보’를 유통 금지 대상으로 규정함으로써, 플랫폼 사업자의 ‘선제적 과잉 대응’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에서 허위조작정보가 유통될 경우 ‘누구든지’ 사업자에게 신고할 수 있고, 신고를 접수한 사업자는 해당 게시물 삭제나 접근 차단 등의 조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이나 정치 팬덤, 대기업 등의 신고 남발로 게시물이 수시로 삭제·차단될 위험이 있다. 물론 허위조작정보의 폐해를 줄이자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부 극우 커뮤니티와 유튜브 채널에서 유포되는 음모론에 기반한 허위정보와 조작정보, 혐오 표현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실현 불가능한 목표인 ‘허위조작정보 근절’을 위해 무리수를 두다 시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암을 도려내려다 건강한 세포들이 너무 많이 죽을 수 있다”(지난해 11월 한국언론학회 토론회, 정철운 미디어오늘 편집국장)는 지적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허위조작정보 규제와 표현의 자유는 얼핏 모순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유와 권리는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나, 그 본질적인 내용까지 침해해선 안 된다’는 것이 헌법 정신이다. 법 시행 과정에서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운용의 묘를 살릴 필요가 있다. 입법 당시 부족했던 사회적 논의를 재개해 법령 재개정에 나서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길 바란다. 저널리즘책무실장 jklee@hani.co.kr
허위조작정보 근절과 ‘입틀막’ 사이 [저널리즘책무실]
지난해 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7일부터 시행된다. 민주당이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이라며 한껏 추어올린 바로 그 법이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밀어붙이다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