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책방경계선’ 전경. 광고우리 책방은요 서울의 끝자락, 지하철 5호선 종착역 마천역 앞에는 작은 독립서점 ‘책방경계선’이 있다. 사람을 중심에 두고 감정, 일터, 사회 등 다섯가지 주제로 선별한 책을 판다. ‘제로 웨이스트(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 숍’을 겸하고 있어 다양한 친환경, 업사이클링(재활용으로 가치를 높인 상품) 제품을 구입할 수 있고 세탁 세제와 주방 세제를 리필할 수도 있다. 이곳은 상시 운영 시간 외에는 예약제 서재로 운영하고, 매주 토요일 오전에는 각자 읽고 싶은 책을 읽는 ‘리딩 파티’를 연다. 덴마크의 사람도서관에서 영감을 받은 ‘사람책도서관’도 운영 중이다. 고유한 시각과 경험을 가진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의 경계와 편견을 허물고 싶어서다. 경계선은 경계에 서 있거나 경계를 넘을 용기가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다. 우리를 멈춰 세우는 무수한 선의 대부분은 사실 우리가 그은 것이 아니어서 지우개만 있으면 생각보다 쓱싹쓱싹 잘 지워진다. 책 속의 친구들은 저마다의 삶을 통해 같이 걷자고, 걷다가 길을 잃어도 괜찮다고 말해준다. 친절하고 다정한 마음만 놓지 않는다면 어디든 괜찮다. 그런 의미에서 상호인 경계선의 ‘선’은 ‘선함’을 뜻하기도 한다.광고 이런 설립 취지에는 책방지기의 삶이 녹아 있다. 여러 나라와 도시를 오가며 자라고 공부해왔다. 직업적으로도 변화가 많았다. 미국 변호사, 국제기구 직원, 비영리 활동가, 환경 컨설턴트, 연구원, 교수 등으로 일하며 다양한 조직을 거쳤다. 갑자기 음악을 하고 싶어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그러다 책방을 하고 싶어 자영업이라는 전혀 모르는 영역까지 뛰어들게 된 것이다. 경계를 넘는 데엔 혹독한 대가가 따르기도 했다. 자기소개를 해야 할 때면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두서없이 말하게 되는 것, 한 직장에서 경력을 오래 쌓은 것이 아니어서 남들에게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 이방인으로서 느끼는 외로움, 도전 후의 실패와 후회.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표류하는 듯한 느낌…. 나와 비슷한 시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응원의 손길을 내밀고 싶었다. 결국 우리는 모두 어떤 의미에서 이방인이니까.광고광고 경계선은 송파, 위례, 하남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거여·마천동은 1970년대 전후 서울 도심 개발 당시 쫓겨난 사람들이 정착한 마을로, 오랫동안 서울 내 대표적인 노후 지역으로 인식돼왔다. 책방이 위치한 좁은 골목 일대는 붉은 벽돌 빌라가 가득하고 재개발 조합들의 펼침막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그러나 건널목 하나만 건너면 새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곧 재개발이 시작되면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할 이곳에서 서울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본다. 노스탤지어와 욕망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서점의 역할은 무엇일지 고민하게 된다. 자본주의에서 한걸음 벗어나 존재하는 것, 고요하게 현재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어떤 의미가 된다고 믿고 싶다. 오프라인 서점은 사양 산업이다. 대형 서점이 아닌 독립서점엔 더욱 그렇다. 한때 친환경 붐을 타고 우후죽순 늘었던 제로 웨이스트 숍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소위 ‘핫플레이스’에 있지도 않은 우리 책방에는 손님이 가물에 콩 나듯 온다. 그러나 가끔 오는 손님이기에 더욱 반갑고 고맙다. 그리고 그들이 이 공간에서 얻어가는 쉼과 영감은 책방을 운영할, 넘치게 충분한 이유가 된다.광고 글·사진 엄예은 경계선 대표책방경계선 주소 서울 송파구 성내천로42길 15 1층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eon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