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서울 제대로 도서전 2026’ 포스터. 광고 백창화 | 괴산 숲속작은책방 대표광고 책방을 시작하고 기쁨으로 가득한 순간들이 몇번 있었다. 물론 대개의 시간이 고군분투 끝에 평온하고 행복하였으나 그런 중에도 유독 반짝반짝 빛나던 순간들. 그해 도서전이 그랬다. ‘서울국제도서전’이라고 이름은 붙였으나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해 주춤거리던 2017년, 대한출판문화협회는 독립 서점들을 끌어들여 변신을 꾀했다. 행사장 한 편에 ‘서점의 시대’라고 이름 붙이고 당시 막 붐을 일으키고 있던 서점 스무곳을 초청해 자리를 내주었다. 숲속작은책방도 자리 하나를 차지했다. 시골 서점은 임시 휴업을 한 채 행사 기간 내내 부스를 지켰다. 괴산으로 귀촌한 뒤 만나기 어려웠던 지인들, 책방을 응원하는 독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5일 동안 천권이 넘는 책을 팔았다. 시골 책방 한달 매출과 맞먹는 숫자였다.광고광고 책을 많이 팔고 돈을 벌어서 반짝반짝 빛났던 순간으로 남은 건 아니다. 그해 도서전은 독자의 발견이었고, 소통과 교류의 기쁨이었고, 동네 책방에 대한 응원과 지지였다. 책과 책방을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과의 만남, ‘좋아한다’는 것은 어떤 불편에도 불구하고 만나러 온다는 것이고, 응원한다는 것은 흔쾌히 지갑을 열어주는 것임을 깨달았던 순간. 나의 일과 삶이 다른 이에게 공감과 희망이 된다는 것을 알았던 그해, 2017년의 ‘서울국제도서전’은 시골 책방지기에게 힘이고 기쁨이었다.‘2026 서울국제도서전’의 A1502 부스에서 만나는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 포스터. 올해도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린다. 온라인 예매 티켓은 오픈과 동시에 마감되었고 표를 구하지 못해 오지 못하는 이들의 아우성이 넘친다.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는 협소하나마 자리 하나를 맡아 20여개 책방들과 부스를 꾸린다. 운이 좋았다. 전국의 독자들이 몰려드는 이 행사장에 구석진 자리 하나를 맡지 못해 실망한 출판사들이 많다. 출판업계 관련 행사로 독보적이며 대표성을 가진 이 자리를 몇몇 개인이 독차지하고 사유화한다는 비판 아래, 도서전에 참여하게 된 우리도, 밀려나게 된 누군가도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다. 다만 독자를, 이제 더 이상 내 책방에 가만히 앉아서는 만날 수 없게 된 ‘독자’라는 존재를, 표를 구하지 못해 입장하지 못할 만큼 갈망이 남아있는 그 독자를 만나고 싶을 뿐인데 이 작은 소망이 무참하게 무너지는 일이 왜 해마다 되풀이되어야 하는 것일까.광고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이들이, 스스로 독자들을 찾아 나서는 또 하나의 행사를 마련했다. 이른바 ‘서울 제대로 도서전’. 약 50여개 출판사들이 자본과 규모에 따라 차별받는 서울국제도서전의 현장을 떠나 서울 노들섬에서 새로운 잔치를 꾸린다. 진짜 도서전의 의미가 무엇인지, 독자를 만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한다. 이들 행사를 응원하기 위해 시골 책방은 독서모임 식구들과 노들섬 나들이를 계획했다. 시골에서 ‘책 쫌 읽는’ 우리들은 ‘심고 거두고 먹고 읽는 맛’이 무엇인지 보여주기 위해 이른 새벽 갓 수확한 괴산 대학찰옥수수를 한 보따리 짊어지고 서울로 갈 예정이다. 인구가 줄고, 독서 인구는 그보다 더 가파르게 줄고, 도서관과 책방은 늘었지만 좀처럼 독자는 늘지 않는 척박한 시대. 그래도 책과 저자, 텍스트와 굿즈와 한줌 남은 인문의 향연을 만나기 위해 줄을 서는 이 풍경이 오래도록 우리 가슴에 반짝반짝 빛나는 명장면으로 남을 수 있도록 서울국제도서전이 제자리를 찾기를 바라본다. 6월2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과 노들섬에서 열리는 ‘서울 제대로 도서전’, 그리고 또 이런 거대한 책 축제가 열리는 주간이면 있던 손님마저 떨어져 나가 더욱 마음이 쓸쓸한, 행사에 참가하지 않는 전국 동네책방들에 특별한 관심과 발길을 이어주시길 빈다.
‘제대로’ 책을 만나는 도서전 [서울 말고]
백창화 | 괴산 숲속작은책방 대표 책방을 시작하고 기쁨으로 가득한 순간들이 몇번 있었다. 물론 대개의 시간이 고군분투 끝에 평온하고 행복하였으나 그런 중에도 유독 반짝반짝 빛나던 순간들. 그해 도서전이 그랬다. ‘서울국제도서전’이라고 이름은 붙였으나 독자의 마음을 사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