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기억의 미로를 걷는 사람들 l 다샤 키퍼 지음, 노승영 옮김, 문학동네(2026) 광고김명남의 과학책 읽기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 수는 100만명을 육박한다. 그중 절반이 1인 가구라지만, 어떤 형태로든 그들을 돌보는 사람이 있을 테니 치매 환자 보호자도 100만명은 있으리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돌봄을 나눠 맡는 가족과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까지 다 합하면 몇명이 될지 알 수 없다. 임상심리학자 다샤 키퍼의 일은 그 보호자들을 돕는 것이다. 그는 알츠하이머 환자 보호자를 위한 자조 모임을 운영하고, 일대일로 상담하고, 상담사를 양성한다. 신경학적 손상으로 인지 구조가 왜곡된 사람을 가리켜 “상상을 뛰어넘는 나라를 여행한 사람들”이라고 말한 것은 이 분야의 선구적 저자이자 의사였던 올리버 색스였다. 거기에 대고 키퍼는 “그들과 함께 여행해야 하는 보호자들도 잊지 말자고요” 하고 말한다.광고 `기억의 미로를 걷는 사람들'은 그가 접했던 인상적인 상담 사례 11건을 소개한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내 아이다를 돌보는 헨리에게 최대 고충은 외로움이다. 아이다의 특이 증상은 2차원 인간과 대화한다는 것. 처음엔 사진 속 친지들과 수다를 떨더니, 나중엔 책 표지에 실린 저자 사진과 대화한다. 어느 날 아이다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어제의 세계'를 식탁에 두고 츠바이크와 대화하면서 헨리에게 “손님에게 롤빵 좀 드려” 하고 지시하자, 헨리는 폭발한다. “그건 사진이야! 사진은 못 먹는다고!” 헨리는 키퍼에게 아내가 자신을 무시하면서 사진들에게만 다정한 것이 서러워서 츠바이크에게 질투가 났다고 고백한다. 종일 수발을 들면서도 아내와 연결되지 못하는 처지가 외롭다고 고백한다. 헨리의 처지는 특수하면서도 보편적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보호자들은 모두 그처럼 환자에게 화내거나 입씨름하는 게 소용없단 걸 알면서도 종종 그렇게 해서 역효과를 낸다. 왜곡된 정신이 문제임을 알면서도 환자의 거짓말과 폭언에 깊이 상처받고 환자의 의도를 의심한다. 그러다가 죄책감을 느끼고, 자신이 더 잘 돌보면 환자가 안 그러겠지 하고 자책하며 자신을 더 다그친다. 결과는 악순환이다.광고광고 키퍼는 보호자들의 이런 비합리적인 마음과 행동을 심리학으로 분석한다. 결론은 한마디로 ‘우리의 “건강한” 뇌는 치매 장애를 다루도록 진화하지 않았다’는 것. 가령 우리가 환자의 폭언에 상처받지 않으려면 환자에게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믿어야 하는데, 타인의 의도를 자동적으로 읽는 것이 생존 기술로 진화하다 못해 무생물에게서도 의도를 읽어내는 사회적 인간에게 그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환자에게 가끔 분통을 터뜨리는 것을 자신의 성격 결함으로 느끼고 괴로워하는 것도 대개 헛수고다. 진짜 문제는 건강한 뇌도 자제력에 생리적 한계가 있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키퍼는 아픈 뇌뿐 아니라 건강한 뇌에게도 한계와 맹점이 있음을 상기시킨다. 따라서 보호자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 질책이 아니라 자기 마음의 자연스러운 작동 방식에 대한 이해다. 그리고 환자를 용서하듯이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돌봄을 맡은 가족들에게 가장 나빠진 점을 물었을 때 개중 50%가 정신건강을 꼽았다. 모든 보호자에게 키퍼 같은 상담자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게 어렵더라도, 모든 보호자와 그 주변인이 이 책이 주는 도움말을 기억할 수는 있을 것이다.광고 과학책 번역가
치매 환자 보호자들이 자책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txt]
김명남의 과학책 읽기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 수는 100만명을 육박한다. 그중 절반이 1인 가구라지만, 어떤 형태로든 그들을 돌보는 사람이 있을 테니 치매 환자 보호자도 100만명은 있으리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돌봄을 나눠 맡는 가족과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까지 다 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