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2022년 1월18일 밤 울산시 울주군 반구대병원 폐쇄병동에서 지적 장애인 김도진(가명)씨가 한 환자의 손에 이끌려 방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씨는 이후 다른 환자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탈출을 시도했으나 목이 졸린 채 안으로 밀려들어 간 뒤 살해됐다. 이 상황에서 의료진들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CCTV 갈무리 광고반복된 환자 사망 끝에 긴급 폐원을 결정한 뒤 환자 후속 조처를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는 울산의 정신의료기관 반구대병원이 전체 환자의 56%인 103명이 지적장애인이라는 보고서를 울산시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들 장애인을 폐기된 개념인 ‘정신지체’로 기재하는 등 진단명의 신뢰성이 떨어져 환자에 대한 재분류 및 입원 필요성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울산시가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반구대병원 자료를 보면, 8월5일 기준 이 병원 입원환자는 184명이며, 이중 지적장애인 비중이 103명으로 55.97%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폐로 분류된 5명을 더하면 발달장애인 수는 108명으로 58%다. 나머지는 조현병 32명, 알코올 의존성 증후군 23명, 우울증 9명, 충동장애 3명, 치매와 수면장애 각각 1명, 기타(증상 기재 안됨) 7명이었다. 연령대별로는 1960년대생이 41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1990년대생 39명, 1980년대생 35명, 1970년대생 32명, 1950년대생 17명, 2000년대생 15명, 1940년대생 3명, 2010년대생 2명이었다. 최연장자는 1941년생이었고, 최연소자는 2012년생이었다. 주소지는 울산이 109명(울주군 77명)으로 절반이 넘고, 부산 20명, 경남 15명, 경북 14명, 대구 8명, 경기 7명, 서울·인천·대전 각 3명, 전북 2명으로 나타났다. 급여 유형으로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수급자가 141명, 비수급이 43명이었다. 입원유형 가운데 자의입원은 47명에 그쳤고, 보호입원이 90명, 행정입원 43명, 동의입원 4명 순이었다. 대부분이 스스로 의지와 무관하게 입원한 상태인 셈이다.광고 반구대병원이 제출한 자료에는 장애에 대한 기본 이해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한 대목도 드러난다. 지적장애인 103명 중 98명을 이미 폐기된 용어인 ‘정신지체'로 기재한 점이 대표적이다. ‘정신지체’는 ‘정신박약’의 대체어로 등장했으나 당사자와 가족에게 수치심을 유발할 뿐 아니라 ‘정신장애’와도 혼동된다는 이유로 2007년 장애인복지법 개정과 함께 ‘지적장애’로 바뀌었다. 장애인복지법은 지적장애인을 “정신 발육이 항구적으로 지체되어 지적 능력의 발달이 불충분하거나 불완전하고 자신의 일을 처리하는 것과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상당히 곤란한 사람”으로 규정한다.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지적장애인과 자폐성 장애인을 묶어 ‘발달장애인'으로 이른다. 이 병원은 또 제출자료에서 정신지체와 별도로 지적장애(3명), 중증정신발육지원(지연의 오기로 보임, 2명)이라는 용어도 사용했다. 자폐로 분류되는 전반발달장애(4명)도 별도 기재했다. 중증정신발육지연과 전반발달장애 역시 공식 용어에서 퇴출당한 과거 개념인데, 정신지체와 어떻게 구분된다는 것인지, 지적장애를 왜 별도로 적었는지도 알 수 없다. 광고광고 김예지 의원은 한겨레에 “반구대병원 환자 기록에서는 현행 기준에 맞지 않거나 부적절한 표현들이 다수 확인됐다”며 “병원이 발달장애인의 권리와 특성을 올바르게 인지하고 이에 부합하는 정당한 편의와 보호를 제공했는지 의문이다. 장애 특성에 대한 이해 부족이 정당한 지원의 부재로 이어져 당사자들을 심각한 인권침해 위험에 노출시키고 비극적인 사건을 초래한 것은 아닌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본인 의사에 반하는 비자의 입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단순히 병원 폐원을 이유로 당사자들을 타 정신의료기관으로 일괄 전원 조치하는 것은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므로 울산시와 울주군보건소는 무조건적인 전원 조치를 지양하고, 개개인의 입원 필요성을 재검토함과 동시에 조속한 자립지원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광고 반구대병원은 현재 이들 입원환자 184명에 대해 9월3일까지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인데, 보건복지부가 여기에 동의하고 후속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정신의료계 안팎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30여개 시민단체의 연대체인 울산반구대정신병원공동대책위원회는 11일 국가인권위원회에 “폐원에 대비한 민관합동 비상대책위원회를 즉각 구성해 결정할 수 있도록 개입하라”는 긴급구제를 신청한 바 있다. 부산의 사회복지법인 동향원이 운영하는 반구대병원은 잇단 환자 사망사고로 인권위와 보건복지부의 조사 및 경찰 수사를 받아오다 지난 2일 또 병동 내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이튿날 폐원을 긴급결정한 바 있다. 다른 병원에서 받아주지 않는 중증 발달장애인들을 받아준다 하여 ‘끝병원’으로 불리는 이 병원은 “입원환자 안전 확보를 위한 관리·감독이 현저히 미흡한 상태에서 사망사건이 발생했다”는 정황이 나와 병원장과 행정원장이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