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에스케이하이닉스 이천공장광고정부가 호남·충청·영남권에 1600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히면서 국가 전력계획이 전면 수정될 전망이다. 새로 필요한 전력만 최신 대형원전(1.4GW) 18기에 해당하는 25기가와트(GW) 규모로, 기존 전력 수요 전망을 크게 뛰어넘는다. 정부가 이에 따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전력수요 전망과 발전원 구성을 다시 검토하기로 하면서 원전과 액화천연가스(LNG)발전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지난 29일 정부는 2035년까지 호남과 영남권 등에 총 18.4GW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6.3GW의 반도체 팹 4기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두 사업에 필요한 전력 설비량은 모두 24.7GW에 달한다.이는 기존 전력수요 전망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4월 공개된 12차 전기본(2026~2040년)의 최대 전력수요 잠정치는 2040년 131.8~138.2GW였는데,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 전력수요를 11차보다 2.2GW 늘어나는 것으로 반영했다. 한데 이번 발표는 그보다 20GW 이상 많은 신규 전력 수요를 추가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제12차 전기본의 최대전력 전망과 발전설비 확충 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모든 설비를 최대전력(피크) 수요에 그대로 반영할지, 실제 피크 수요를 얼마나 반영할지와 연중·시간대별 전력 사용 패턴 등을 분석해야 한다”며 “수급계획 시뮬레이션이 필요해 제12차 전기본 수립 일정도 수개월가량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광고문제는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어떤 발전원으로 공급하느냐다. 정부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계속운전을 추진 중인 원전 9기를 활용하는 등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원칙만 제시했을 뿐, 발전원별 공급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12차 전기본에 원전이 포함될 예정이며 엘엔지, 수소, 모든 다양한 재생에너지가 전기본에 들어갈 것”이라며 원전과 가스발전, 재생에너지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2023년 각각 17.1%·30.0%·27.1%였던 원전과 가스, 석탄의 발전 비중은 11차 전기본(2038년)에서 13.7%·26.1%·8.4%로 낮아진 바 있다.특히 완공을 당기기로 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15GW 규모) 공급 방안을 둘러싼 우려도 크다. 정부는 강원 동해안과 충남 서해안에 집중된 발전원을 활용하겠다고 했는데, 이들 지역에 국내 주요 석탄발전소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대통령 공약인 ‘2040년 탈석탄’을 추진하면서도, 단기적으론 기존 화력발전에 의존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동·서해안에서 수도권으로 대규모 전력을 보내기 위해서는 초고압 송전망 확충이 불가피한데, 송전선로가 지나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사업이 지연되는 등 사회적 갈등도 이어질 수 있다.광고광고대규모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온실가스 배출을 늘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녹색전환연구소와 참여연대 등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곧장 착공해 2029년까지 8.4GW 규모로 가동될 경우, 2035년까지 추가로 누적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8500만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11차 전기본의 2030년 각 발전원 비율을 적용해 산정한 결과로, 우리나라 연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2%에 해당하는 규모다.이는 정부의 기후목표와도 어긋난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하겠다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국제사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단지의 막대한 전력수요를 원전과 가스, 석탄발전으로 충당하는 경우 전력부문의 탈탄소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광고기후·환경단체들은 특히 정부가 산업 육성 계획만 내놓고 기후 대응 전략은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면 최소한 재생에너지 기반의 ‘그린 데이터센터’ 가 돼야 하는데 정부는 전력원이 무엇인지보다 데이터센터 유치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도 “정부는 그동안 알이(RE)100을 강조해왔지만, 석탄발전과 원전에 기반을 둔 전력공급은 알이100의 취지와 거리가 있다”며 “재생에너지 전환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신규 전력 수요부터 제시한 것은 앞뒤가 바뀐 정책”이라고 비판했다.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