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19일 워싱턴 백악관 내 새 무도회장 건설 공사를 둘러보면서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광고중간선거가 다가오는 미국 의회에서 집단 은퇴와 ‘숙청’이 이어지고 있다. 2026년 미국 중간선거는 어느 당이 의회를 차지하느냐의 싸움을 넘어, 극단적으로 분열된 미국 정치 현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의 브레이크 없는 독주를 놔둘 것인가, 아니면 강력한 제동장치를 걸 것인가를 결정하는 미국 정치사의 분수령이다. 하원 435석, 상원 35석을 두고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미국 정치 현실의 심각한 모순과 변화를 투영하고 있기도 하다.지금 예상대로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독단적 조치들, 이민·관세 정책, 미국-이란 전쟁을 비롯한 외교 정책에 대한 의회 청문회와 국정조사가 쏟아질 전망이다. 헌법을 무시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한 권력 행사를 임기 내에 단죄할 가능성마저 예견된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2년 뒤 치러질 2028년 미국 대선의 방향을 가늠하는 풍향계 역할도 한다. 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 이후 공화당의 차기 대권 주자 구도와 민주당의 당내 권력 지형이 완전히 재편될 수 있다. 기술혁명의 대전환기에 미국 정치권이 겪고 있는 극심한 혼란이 정상으로 회복하는 방향을 잡을 수 있을지 역시 큰 관심사다.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70명 안팎의 상·하원 의원이 사퇴를 선언한 것이 매우 독특한 현상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사퇴 이유는 ‘의회가 입법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당파적 양극화가 극에 달해 상대와의 타협은 ‘배신’으로 낙인찍히고 당내 강경파의 득세로 의장 축출 사태 등 극심한 내홍을 겪으면서 온건파 중진 의원들이 깊은 환멸을 느낀 채 정계를 떠나고 있다. 정치적 극단화는 의원 개인과 가족에 대한 폭력적 위협, 테러 공포로 이어졌다. 의원들은 더 이상 의정 활동에 보람을 찾기 어렵고 신변의 위협까지 무릅쓸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하고 있다.광고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민주당)을 비롯해 수십년 동안 워싱턴 정치를 좌우했던 80대 안팎의 베테랑 정치인들이 한꺼번에 퇴진하면서,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한 당내 포스트 권력 투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도 이번 중간선거의 특징이다. 미 의회 역사에서 이 정도 규모로 의원 교체, 세대교체가 벌어지는 것은 1992년 이후 처음이다.또 하나의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요한 당내 ‘숙청’이다. 이란과의 전쟁과 종전 협상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생명과 남은 임기 동력을 지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예비선거전에서 자신에게 비협조적이거나 정책 기조에 반대했던 공화당 내부 인사들을 겨냥해 강력한 저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디애나주에서 선거구 조정을 반대했던 공화당 주 상원의원들을 향해 트럼프가 직접 도전자를 지지하고 후원해 경선에서 반대파를 대거 낙선시키는 위력을 과시했다. 텍사스의 존 코닌 상원의원, 루이지애나의 빌 캐시디 상원의원, 켄터키의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 조지아의 브래드 래펀스퍼거 주무장관 등 당내 중진 및 비판론자들도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가 지원한 강경파 후보들을 상대로 탈락했다.광고광고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 뉴저지, 아이오와 등 주요 격전지주의 경선 후보들에 대한 공식 지지 선언을 쏟아내며 자기 세력을 하원에 심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공화당 내 자신을 배신한 사람들에게는 복수하고 있다. 공화당이 자신의 지지층을 중심으로 결집하도록 하려는 전략이다.최근 트럼프의 선거운동 방식을 보면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이겨 워싱턴을 장악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공화당을 장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하면서부터 가장 신경을 쓴 것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였다. 집권하자마자 공화당의 상·하원 핵심 의원들을 모아놓고 선거법을 개정할 것을 명령했다. 시민권자임을 문서로 증명해야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America Save Act)을 상정해서 통과시키도록 했다. 이미 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해 시행되면 현재 민주당 유권자 가운데 15% 이상이 투표하기 어려워진다.광고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11일 국가경찰주간을 맞아 행정부와 법집행단체 지도부를 위해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개최한 저녁 행사에 도착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트럼프는 또 공화당이 장악한 주 정부와 주 의회에 ‘선거구 지도를 공화당에 유리하게 다시 그리라’며 게리맨더링을 독촉했다. 이를 통해 텍사스,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최대 14석을 추가 확보하려는 것이다. 지난 1월에도 공화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패배해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든 구실을 만들어 나를 탄핵할 것이므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그가 제시한 중간선거 전략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이겨야 한다”였다. 이기는 선거가 아니면 선거를 치를 이유가 없다고까지 트럼프가 말했다는 것이 참석자의 전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중간선거에서 패배해 두차례나 탄핵안이 가결된 것을 언급하며 의원들에게 선거 승리에 사활을 걸 것을 주문했다.하지만 중간선거는 늘 여당의 무덤이었고 패배의 폭은 대통령의 지지율에 비례했다. 선거를 5개월 앞둔 6월 현재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할 확률을 이코노미스트는 85%로 예측하고, 정치전문 예측 사이트인 ‘레이스 투 더 화이트하우스’는 73.4%로 점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견제 심리와 정권 심판 여론이 워낙 거세어 하원을 민주당이 탈환할 것으로 보인다.상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될 확률은 각종 여론조사 기관의 평균치가 43%다. 공화당의 상원 수성 확률은 54%로 나오고 있다. 상원은 현재 공화당 53석 대 민주당 47석으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려면 최소 4석을 공화당으로부터 빼앗아 와야 한다. 이번에 선거를 치르는 35개 상원 의석 중 22석이 공화당 의원 지역구다. 공화당이 방어해야 할 곳이 많아 민주당에 유리해 보이지만 이 중 대부분이 텍사스, 앨라배마, 미시시피 등 공화당 강세가 견고한 레드 스테이트다. 공화당은 2석을 잃어도 51 대 49로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한다. 그러나 틈새가 보이는 오하이오주(제이디 밴스 부통령의 사임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와 알래스카주 그리고 2024년에 카멀라 해리스에게 트럼프가 패배한 메인주 등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기회가 있다.워싱턴의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이란 전쟁을 결정한 이유가 중간선거 승리를 위한 최후의 방책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중간선거 역사상 여당이 승리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트럼프는 이란과 전쟁 중이거나 전쟁에서 대승을 거둘 경우 중간선거 승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계산했을 것이다. 올해 초 베네수엘라에서 거둔 신속한 승리에 도취되어 이란에 대해 세밀한 계획과 준비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미군 조종사들이 전투기를 타고 신속하게 작전에 성공하고 승리 퍼레이드에 맞춰 귀환하는 것을 상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폐쇄와 그로 인한 유가 급등이라는 위험 가능성을 예상하지 못했다. 오히려 지금은 중간선거를 위해 하루라도 빨리 전쟁을 끝내야 할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논의하다가 트럼프가 “중간선거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한 것은 중간선거를 망쳐놓고 무능함을 영웅담으로 둔갑시키려는 발언일 뿐이다.광고시간이 흐를수록 중간선거는 트럼프가 이길 수 없는 선거가 되어가고 있다. 트럼프는 하원이 민주당에 넘어가게 된 상황에서 자신이 살아남을 방도는 공화당을 확고하게 움켜쥐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는 공화당이 워싱턴을 장악하는 것보다 자신이 공화당을 장악하는 일이 더 중요하고 우선이라고 생각하며 움직이고 있다. 지금 트럼프는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기는 것보다 공화당원들이 자신을 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더 커 보인다.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
‘여당의 무덤’ 중간선거…트럼프 “공화당을 충성파로” 승부수
중간선거가 다가오는 미국 의회에서 집단 은퇴와 ‘숙청’이 이어지고 있다. 2026년 미국 중간선거는 어느 당이 의회를 차지하느냐의 싸움을 넘어, 극단적으로 분열된 미국 정치 현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의 브레이크 없는 독주를 놔둘 것인가, 아니면 강력한 제동장치를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