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영화 ‘백룸’.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광고지금 북미 극장가는 20대 감독이 일으킨 흥행 돌풍이 문화적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다.지난달 29일 북미 개봉해 불과 2주 만에 제작비의 20배 수익을 올린 영화 ‘백룸’과 같은 달 15일 개봉해 강력한 역주행을 통해 75만달러(약 11억원)의 초저예산으로 전세계에서 2억달러가 넘는 기록적인 매출을 올린 ‘옵세션’이 그 주인공이다.두 영화는 호러라는 장르적 공통점 외에 20대인 유튜버 출신 감독의 연출작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달 말 개봉해 누적 관객수 100만명을 목전에 둔 ‘백룸’의 감독은 2005년 6월생의 만 스무살, 케인 파슨스다. ‘백룸’은 그의 첫 연출작이다. 제작비 1천만달러로 제작된 ‘백룸’은 북미 개봉 첫날 제작비의 3배를 회수하며 ‘만달로리안과 그로구’를 꺾고 흥행 1위에 올랐다. 파슨스는 미국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최연소 감독이 됐다.광고‘백룸’은 파슨스가 10대 시절 유튜브에 만들어 올린 ‘백룸스’ 시리즈를 영화로 옮긴 것이다. 파슨스는 16살 때인 2022년부터 케인 픽셀스라는 유튜브 채널에 인터넷 밈으로 떠돌던 ‘백룸’의 사진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올렸다. 첫 영상부터 폭발적인 조회수를 올리자 미국 유명 독립영화 제작사 에이(A)24한테 연락을 받았고 17살의 나이에 감독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영화 ‘백룸’은 1991년 찍힌 영상이라는 가짜 다큐멘터리 형식, 끝없이 이어진 노란 방에 갇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에게 쫓기는 주인공이라는 시리즈의 설정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았으며 이미 영화 속편도 준비되고 있다.미국의 공포영화 전문 제작사 블룸하우스가 제작한 ‘옵세션’은 올해 만 26살의 코미디언 겸 유튜버 커리 바커의 두번째 연출작이다. 짝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신비로운 장난감에 소원을 빌었다가 벌어지는 참사를 그린 심리호러물이다. 개봉 당시에는 너무 작은 영화라 큰 관심을 못 끌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개봉 4주차에 이르러 흥행 1위에 오르는 놀라운 역주행으로 올해 최고 호러 흥행작을 이미 예약했다. 한국에서는 8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광고광고두 영화의 성공은 전문적인 영화 연출 훈련을 받지 않은 젊은 유튜버를 에이24, 블룸하우스라는 노련한 제작자가 발굴해 감독 세대교체의 포문을 연 상징적 사건으로 읽힌다. ‘백룸’의 제작에 참여한 제임스 완 감독은 파슨스에 대해 “너무 젊고 새로워서 상업영화의 관행에 물들지 않았고, 오프닝 주말 성적이나 스튜디오의 일반적인 간섭에 신경 쓰지 않는다”며 “영화 자체와 팬들의 기대에만 집중해서 팬들이 몰려왔다”고 분석했다.영화 ‘살목지’. 쇼박스 제공최근 30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한 공포영화 ‘살목지’도 비슷한 성공의 경로를 걸었다. 새 얼굴을 찾기 힘들어진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이 영화로 장편 데뷔를 한 이상민 감독은 1995년생, 만 서른살로 43살에 이르는 요즘 장편 데뷔 평균 연령보다 훨씬 젊다. 이 감독은 동국대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했지만 이른바 연출부 생활을 하지 않았다. 대학 졸업작품인 단편 ‘돌림총’이 2021년 충무로영화제에 초청받았을 때 영화제 심사위원이었던 제작사 더 램프 박은경 대표에게 장편영화 연출을 제안받았다. 이후 공포 단편 ‘함진아비’와 ‘고성행’을 연출하면서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살목지 괴담을 소재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광고단편 작업들과 ‘살목지’에 이어 차기작도 공포 장르로 준비하고 있는 이 감독의 궤적은 오컬트 호러만 파고들어 천만 영화 ‘파묘’를 탄생시킨 장재현 감독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장 감독이 입봉 전 ‘특수본’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의 연출부 생활을 한 데 비해 이 감독은 상업영화 연출 데뷔에 필수로 여겨졌던 이른바 충무로 경험이 전무한 셈이다. 이 감독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재단이나 영화 기관, 영화제의 공모전 기회를 뚫으며 단편 영화를 만들어왔다”며 “주변에도 상업영화 연출부 생활을 선택하는 대신 공모전 기회를 잡아 단편을 연출하면서 장편 데뷔를 준비하는 동료들이 적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