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제79회 칸국제영화제 상영작 ‘호프’.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광고제75회 칸국제영화제 마켓에서 최고 대어 중 하나로 꼽혔던 박찬욱 감독의 신작 ‘래틀크릭의 강도들’의 판매가 성사됐다. 치열한 물밑 경쟁 끝에 북미 판권을 가져간 곳은 워너브러더스 계열의 새 레이블 클락워크로 알려졌다. 클락워크가 낙찰받은 가격은 1500만달러(약 225억원)가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감독이 오랫동안 공들여온 이 작품은 매슈 매커너히, 페드로 파스칼, 오스틴 버틀러 등 할리우드 특급 캐스팅으로 주목받은 서부극이다. 폭풍우를 틈타 소도시 주민들을 강탈하고 공포에 빠뜨린 무법자 일당에게 보안관과 의사가 복수를 펼치는 이야기다. 제작비는 6000만달러(약 900억원)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유독 경쟁 부문의 화제작이 부족했던 올해 칸영화제의 최고 화제작이자 마켓의 빅뉴스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나왔다. 미국의 게이 코미디언 조던 퍼스트먼의 첫 연출작이자 주연작 ‘클럽 키드’는 대책 없는 파티광 게이가 존재조차 몰랐던 아들을 부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할리우드 주요 배급사들이 모두 붙은 치열한 경쟁 끝에 이 초저예산 데뷔작을 에이(A)24가 무려 1700만달러(약 255억원)에 전세계 판권을 사갔다.제79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상영작 ‘클럽 키드’. ©Adam Nweport-Berra한국 영화 ‘군체’와 ‘호프’ 역시 마켓에서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군체’는 칸 공개 이전에 120여개국 선판매 소식을 전했고, ‘호프’는 지난해 주요 국가에 모두 팔리는 ‘완판’을 기록했던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처럼 칸영화제 현장에서 ‘완판’ 소식을 알렸다.광고한편, 영화제가 반환점을 돌아 폐막까지 단 사흘을 남긴 시점에서 어떤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거머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쟁작 22편 가운데 20일(현지시각)까지 공개된 16편에 대한 영국 매체 스크린데일리의 별점을 보면, 폴란드 감독 파베우 파블로코프스키의 ‘파더랜드’가 3.3점(4점 만점)으로 1위에 올랐고, 프랑스로 망명한 러시아 감독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의 ‘미노타우르스’가 3.2점, 일본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의 ‘올 오브 어 서든’이 3.1점으로 뒤를 이었다.‘이다’ ‘콜드 워’를 만든 파블로코프스키 감독의 ‘파더랜드’는 냉전시대에 미국에 살던 작가 토마스 만이 서독과 동독에서 각각 상을 받기 위해 딸 에리카 만(산드라 휠러)과 함께 프랑크푸르트에서 바이마르까지 여행하며 겪는 체제와 인간에 관한 이야기다. 시종 건조하게 진행되다 감정이 휘몰아치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다. ‘미노타우르스’는 할리우드 리메이크 ‘언페이스풀’로도 잘 알려진 클로드 샤브롤의 1969년 작 ‘부정한 여인’의 리메이크작으로, 러시아 특권층의 불륜 사건을 배경으로 현대 러시아 사회의 부패와 윤리적 파산을 비판하는 영화다. 러시아에 대한 비판적 주제의식 덕에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올 어브 어 서든’은 두 여성의 편지 교환 에세이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을 픽션으로 다시 쓴 작품이다. 프랑스와 일본에서 촬영된 합작 영화로, 하마구치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바통을 이어받은 일본 거장 중 하나임을 확인시켜준다.광고광고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상영작 ‘파더랜드’. ©Agata Grzybowska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2.8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호프’는 칸 경쟁 부문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르 상업영화여서 예술영화를 선호하는 평론가들에게 인색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의외로 호평이 많았다. “나홍진 감독은 보는 이의 숨을 멎게 만드는 대담하고 독창적인 영화를 완성했다. 칸의 전형적인 문법을 파괴하는 시각적 충격을 선사하며 장르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르몽드), “최고 수준의 오락적 가치를 선사하며, 전세계의 케이(K)열풍을 한층 더 가열시킬 것이 틀림없다”(가디언), “올해 칸영화제를 뒤흔든 지진 같은 작품” 등 호평이 프랑스와 영미권에서 두루 이어졌다. 많은 경쟁작들이 어중간한 예술영화로 판명되면서 애매한 예술성 대신 화끈한 장르적 쾌감을 선사한 ‘호프’에 대한 지지가 훨씬 커진 것이다.작품성이 뛰어난 화제작은 부족한 대신 퀴어 영화는 전체 경쟁작 가운데 8편으로 유독 많았다. 영화인들이 모이면 “올해는 황금종려상보다 퀴어황금종려상 경쟁이 더 치열하다”는 농담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광고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 수상작은 폐막식이 열리는 23일 저녁 팔레드페스티벌의 뤼미에르대극장에서 공개된다.칸/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